지금 철도공사는 이성을 잃고 감정에 사로 잡혀 있다.
철도노동자의 투쟁을 어떻게든 잠재우려는 조급증이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는 것이다. 단협을 위반하면서까지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비연고지 전출’은 왕조시대에나 있었던 악습으로 이미 유령이 된지 오래다. 그러나 공사는 유령이 된 ‘비연고지 전출’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이철 사장이다. 이철 사장은 모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비연고지 전출 규정’의 필요성을 강변했다. 이철 사장은 ‘비연고지 전출’이 불러올 심각성을 알고 있는 것일까!
어느 날 갑자기 서울에서 일하던 사람을 강원도 산간 오지로 발령 내 사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곳으로 유배하는 것이 ‘비연고지 전출’이다. 또 가정과 생이별시켜 철도판 강제 이산가족을 만들고, 혹여 가족이 찾아가려 해도 꼬박 하루가 걸려 만나기조차 힘든 곳으로 보내는 것이 ‘비연고지 전출’이다. 또 ‘비연고지 전출’은 자신이 해오던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직종으로 보내 평생 배운 업무를 사장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그동안 과거 철도청은 노조탄압의 수단으로 ‘비연고지 전출’을 사용해 왔다. 당사자들은 가족과 생이별하거나 장거리 출퇴근의 고통을 감수해야 했으며, 떠나간 자식을 그리며 밤새 울어야 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었다.
그리고 지난 2000년 고 조항민 동지가 자살하면서 ‘비연고지 전출’은 인간성을 파괴하는 반인륜적 행위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고 조항민 동지는 당시 ‘차축발열’이 열차탈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언론사에 제보했다는 이유로 용산에서 동해로 전출됐었다.
철도노사는 지난 2003년 4월 20일 체결한 단체협약에서 ‘비연고지 전출’을 폐지시켰다. 철도노사 단체협약 제 32조에는 ‘금품, 향응수수, 공금횡령, 유용 등의 징계처분 자를 제외하고 본인의 동의 없이 비연고지나 타 직종으로 전보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당시 단체협약을 갱신하면서 노사는 모두 ‘비연고지 전출’이 가족을 해체하고 인간성을 파괴하는 반인륜적 행위라는데 인식을 함께 했었다.
철도노동자는 3년이 지난 지금 ‘비연고지 전출’의 부활을 꿈꾸는 이철 사장을 이해할 수 없다. 특히 노조탄압과 무력화의 의도로 ‘비연고지 전출’을 부활하려는 철도공사에 심각한 우려를 보낸다. 철도노동자는 고 조항민 동지의 죽음을 불러온 ‘비연고지 전출’의 부활 시도를 반인륜적 행위로 규정하며 강력히 대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