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태극기를 함께 찾겠습니다'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바라보며 가슴 위에 작고 흰 손을 올려 국민의례를 올렸을 두 여중생이 미군의 장갑차에 깔려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두 여중생의 정지 당한 청춘에 대해 아무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 철도노동자들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두 여중생 사망 전후 상황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못하며, 또한 철도노동자들의 희생과 너무도 닮은꼴인 죽음 앞에 애통함을 표합니다.
1. 살인미군은 한국 법정에서 재판 받아야 합니다
한솥밥을 먹던 동료 미군 장교들이 배심원이 돼 '무죄평결'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살인미군들은 부리나케 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짜고 치는 고스톱 마냥 미선, 효순양의 목숨을 두고 자기들끼리 죄를 사해준 '무죄평결'은 전면 무효입니다. 살인미군들은 한국 법정에서 엄격히 심판 받아야 합니다.
2.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한국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합니다
미국 대통령이 아무리 높은 자리라 한들 우리 민족의 자존보다 높을 수 없습니다.
작년, 미군이 성폭행을 저지르자 일본에 공식 사과하고 가해 미군의 재판권을 일본에 넘겼던 부시 대통령의 한국 국민을 향한 오만한 '사과 전달'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직접 두 딸과 한국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합니다.
3. SOFA는 전면 개정돼야 합니다
미군이 사람을 죽여도 재판권조차 없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10년 전인 92년, 기지촌 여성 윤금이씨가 처참히 살해 당했을 때도 우리 국민은 케네스 마클 이병을 재판하지 못했습니다. 10년이 지나 강산은 변했으나 한미관계는 여전합니다. 불평등한 SOFA(한국주둔군지위협정)는 전면 개정해야 하며 재판권은 조속히 한국에 이양돼야 합니다.
4. 한국 정부는 한국인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무죄평결에 동의하는 법무부장관, 항의시위 대학생들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재판부, 한미동맹관계가 저해될 것부터 걱정하는 대통령.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정부는 실종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한국인으로 돌아와 온 국민의 분노를 대표해 한미 평등 관계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5. 언론은 양심을 찾아야 합니다
대학생들의 미군 반대 시위를 보고 '부끄럽다'고 말하는 것이 현 언론의 모습입니다.
언론은 '진실보도'와 '양심보도'의 윤리강령을 지켜 국민 여론을 더 이상 왜곡해서는 안됩니다.
미군 장갑차에 깔린 미선, 효순양의 죽음 앞에서 우리 철도노동자들은 기차에 깔려 죽은 우리 동료들의 모습을 봅니다.
시위 대열 맨 앞에 선 미선, 효순양의 부모님 모습에서 우리 철도노동자들은 동료 가족들의 오열하는 모습을 봅니다.
미국의 대변자 역할을 하는 정부를 보며 우리들은, 한해 34명이 죽고 일주일 새 3명이 죽는 와중에도 그 죽음에서 흠집을 잡으려 덤벼들고 '정신차려' 통보를 날리는 철도청의 모습을 봅니다.
우리 철도노동자들도 미선, 효순양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민족의 자존과 국민의 분노까지 장갑차로 깔아뭉갤 수 없음을 보여주겠습니다.
철도노동자들은 매주 금요일 광화문 앞 촛불 시위에 깃발을 들고 함께 할 것이며, 이 땅 곳곳에 미선, 효순양의 죽음에 대한 분노를 실어 나를 것입니다.
미선, 효순양과 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진심으로 전하며, 범죄의 역사를 쌓아 온 주한미군이 이 땅에서 나가고 한국이 미국 앞에 당당히 주권을 행사하는 그날까지 철도노동자들도 함께 하겠습니다.
2002. 12. 3.
전국철도노동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