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참사는 처음부터 방화로 일어난 ‘인재’이지만 초기에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는데도 어처구니 없이 사고가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지하철공사의 안전수칙마저 무시한 운행관리가 속속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인명 피해자 대부분이 처음 불이 난 전동차보다 나중에 불길이 옮겨붙은 열차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지하철공사 종합사령실과 기관사의 허술한 대응으로 숱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게 분명해졌다. 불이 났을 때 역으로 들어오는 열차는 무조건 통과시키도록 한 수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역에 정차해서도 7분동안 승객들을 ‘방치’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기관사는 지하철에 전기가 끊어질 때 출입문을 열고 닫는데 필수적인 ‘마스콘 키’를 뽑고 현장을 벗어났다. 결국 관계자들이 허둥지둥 하는 사이에 전동차에 불이 옮겨붙고 출입문도 열리지 않아 시민들은 비참한 최후를 당해야 했다.
사령실과 기관사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이유는 앞으로 비슷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 당시 근무하던 특정 개개인의 책임 못지않게 구조적 요인에도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선 기관사들이 제기하고 있는 ‘1인 승무제’가 사태 악화에 얼마나 큰 요인이었는지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기관사 1명이 더 있었다면 상황대처가 빨랐으리라는 분석이 현장 조사과정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본디 2인 승무제였던 지하철은 지난 1998년부터 ‘경영 합리화’를 이유로 1인제로 바뀌어 가고 있는 중이다. 대구지하철공사 종합사령실장 스스로 “30개 역 상·하행 60개 열차의 진출입 상황을 20개의 모니터로 감시하지만 직원 3명이 이를 다 볼 수가 없다”고 밝힌 데서도 인원감축의 문제점은 거듭 확인된다.
허술한 대응으로 숱한 사람이 비명에 숨진 것이 분명해진 이상 참사가 커진 근본원인에 대해 차분하게 분석하고 과학적인 대책을 세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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