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김대중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철도 구조조정 방안을 수정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민영화 계획을 철회하는 대신 철도의 공사화 방안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철도산업의 구조조정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데에는 새 정부도 인식을 같이하는 것 같다. 철도청이 해마다 수천억원씩의 운영적자를 내고 있고, 오는 12월부터 운행을 시작할 서울~대전 경부고속철도의 운영부문도 누가 맡을지 빨리 정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내세운다.
아직 새 정부의 공사화 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사유화의 중간단계이거나 노선별 민간위탁, 유지보수의 외주하청화 등 간접적 사유화쪽으로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는 결국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한 공사화라기보다는, ‘무늬만 공사’이지 실제로는 ‘상업적 이윤공사’일 뿐이다.
논의의 초점은 철도산업의 올바른 발전 방향이어야 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인수위가 발표한 철도발전 방안 역시 우려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철도는 기본적으로 시설의 보편성, 요금의 형평성 등 공적요소를 갖춰야 하는 산업이다. 철도를 단지 상업적 목적으로만 운영하게 되면, 적자노선의 폐지로 철도교통이 생업과 일상활동의 손발인 특정지역 주민들에게는 생활수단을 잃게 한다. 또한 철도네트워크의 전국망이 이가 빠지듯 훼손되어 철도교통의 연계성이 약화될 게 뻔하다. 요금체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하층계층이나 학생, 군인 등에 대한 요금할인 등 공공적 요금체계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익창출이 지상명령인 상업적 기업에게는 이런 요금체계가 통할 수 없다. 이익을 내는 가장 손쉬운 카드로 요금인상을 추진해 장기적으로 철도요금은 오르게된다.
철도산업을 공공적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개혁하려면, 먼저 지금의 국유체제를 한국방송공사와 같은 공적소유 형태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지배구조도 정부와, 수요자 대표로서 시민단체, 종업원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참여시켜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도록 짜야 한다. 경쟁을 통한 효율화는 사업본부제를 도입해 내부운영회계를 분리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철도시설은 필수 사회간접자본이며 사회적 자산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철도산업의 진정한 개혁방안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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