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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뜨겁던 불길 시들고 잊혀져가는 '전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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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1월 14일 14시 08분 42초
뜨겁던 불길 시들고 잊혀져가는 '전태일'

추도식 참여인원 줄고 기념동판 쓰레기 뒤덮여

한겨레


‘영원한 노동자의 벗’ 전태일 열사가 잊혀져 가고 있다.

전태일 열사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자신을 불사른 지 32주년이 되는 13일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서 그의 추도식이 열렸다. 여동생 순옥(48)씨 등 관계자 13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1995년부터 전태일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을 맡아온 이형숙(33)씨는 “80년대 후반까지 추도식 참배자들은 늘 500명을 넘었는데, 90년대 들어 300여명으로 줄더니 이젠 100명대”라며 “전태일의 인간사랑과 인간해방 정신마저도 잊혀지는 듯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업회는 지난 2000년 열사가 스러진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 횡단보도 옆에 가로 40cm, 세로 30cm 크기의 동판을 만들었다. 당시 사업회는 서울시에 표석을 세워줄 것을 요청했으나 “역사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당해 사업회가 직접 세운 것이다. 그러나 이 동판은 최근 쓰레기로 뒤덮힌 채 무심한 행인들의 발자국 흔적만 어지러웠다.

이날 이곳을 찾은 민주노동당원 20여명은 동판을 덮고 있던 쓰레기를 치우고 장미꽃 10송이를 옆 전봇대에 매달았다. 동판 옆에서 6년째 붕어빵 장사를 하고 있다는 변재동(47·서울 노원구 상계동)씨는 “얼마전만 해도 대학생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와 동판을 닦곤 했었는데 올해는 1년 내내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사업회 후원금도 줄고 있다. 지난 95년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제작 당시에는 후원회원 8천여명이 2억5천만원의 후원금을 모아줘 사업회는 다양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7년 뒤인 현재 3천원~1만원의 후원금을 꾸준히 보내오는 사람은 15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사업회는 전태일기념관 건립을 추진해왔지만, 매달 150만원 남짓의 후원금으로는 사무실 유지도 급급해 거의 포기한 상태다.

지난 88년부터 시상해온 전태일문학상 상금(500여만원)도 마련하지 못해 올해는 여동생 순옥씨가 사재를 털었다. 올 초 한양대 법대 총학생회는 전태일 열사 동상건립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켰으나, 건립기금 부족으로 조형물 건립으로 수정했고, 그나마도 답보 상태에 있다.

전태일 열사는 지난 1970년 11월13일 서울 평화시장에서 ‘근로기준법 준수’ 등을 외치며 분신했다. 22살이었다. 그의 마지막 절규는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였다.



양선아 기자


02-11-1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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