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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노]현장탐방, 하반기 공공부문노조투쟁의주력, 철도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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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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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1월 27일 13시 12분 58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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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하반기 공공부문노조투쟁의주력, 철도노조
"민영화 중단할 때까지, 우리는 멈출 수 없습니다"
송은정 기자

△ "더이상 죽을 수 없다"
철도노조는 지난 7월 29일 서울역 광장에서 철도산재희생자 위령제를 가졌다.
사진은 조합원들이 산재노동자들의 이름이 적힌 영정을 들고 들어오는 모습.
지난 25일 오후 철도노조는 철도민영화 중단 등을 요구하며 3주 연속 일요일 대규모 집회와 도심행진을 하고 있었다.
이날 1만여명의 국가기간산업 노동자들이 청량리에서 동대문으로 행진을 하던중 신설동쯤 되는 한 조그만 가게에서 철도노조 조끼를 입은 나이 50대의 철도노동자가 뭔가를 사 갖고 나가며 역시 50대쯤 돼보이는 가게 주인에게 어리숙한 말투로 말하고 있었다.
"철도민영화 막을려고 하는 거예요. 잘 봐주세요."
그 나이든 노동자의 말속에는 진지함이 뭍어났다.
■ 집회에 참여한 아버지, 격려차 따라온 아들
철도노조 조합원들은 최근 3주 연속 몇천명씩 거리로 나와 집회를 열고 있다. 그동안 투쟁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조합원들이 어떻게 투쟁에 나서게 된 것일까. 영주지방본부의 김제홍 교선국장은 3주 연속 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은 수두룩하며, 아이러니하게도 24시간 맞교대를 하는 철도노동자의 근무체계 때문에 비번인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3주 연속 집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것보다는 철도민영화 정책에 대한 반대와 고용불안이 높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 집행부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도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날 철도노조는 가족들도 함께 참여한다고 밝혔었는데, 그래서인지 유모차를 끌거나 아이를 목마 태우고 행진을 하는 조합원들도 많이 보였다. 동대문을 다 왔을 때쯤 대전지방본부 박태만 위원장이 인도로 나와 머리를 노랗게 물든 한 청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조합원이 아닌 듯 해 누군지 물어보니 바로 중앙대 1학년에 재학중인 박위원장의 아들이라고 한다. 학생신분으로 참가해 뒤쪽에서 행진하다 지방에서 올라오신 아버지 얼굴도 볼겸 음료수도 건네드릴 겸 앞으로 나온 모양이었다. 아버지의 큰 목소리와 달리 조용조용하게 말하는 박위원장의 아들은 아버지의 지금 모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간단명료하게 "좋아요"라고 말한다.
요즘 집회에는 전 집행부쪽 지부장들도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조합원들이 이번 특별단체교섭 투쟁에 대한 지지가 높아 지부장들이 나서지 않으면 눈총을 받을 게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각 지방본부의 지부장들은 너나 없이 민영화 저지 서명용지를 들고 역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한다.
■ 밤낮없이 뛰는 현장 노조간부들
조합원들에 비해 노조 간부들은 이제 지칠만도 할 것 같다. 지난 5월 당선된 이후 집행부 업무를 다 익힐 틈도 없이 철도청에서 산재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야 했고, 분당선 1인승무를 강행하는 철도청과 맞서야 했다. 그러나 철도노조 사무실에 들르면 항상 '긴장속의 여유감' 같은걸 느끼게 된다. 철도노조 간부들은 보통 저녁 8시나 돼야 퇴근을 시작하는 사람이 한둘 생길 정도며, 그간 당직근무를 통해 24시간 철도노조 사무실을 지켜왔다. 특히 직종별로 정책생산과 조직을 담당하고 있는 분과국장들은 지방출장이 잦아 며칠씩 집에 못들어가기 일쑤다.
제천시설관리지부 소속으로 혼자 서울에 올라와 일하고 있는 서재열 시설분과국장은 벌써 몇주째 집에 내려가질 못했다. 가장 가슴 아플 땐 주말에 아이들이 전화해 "이번주는 집에 오는거죠?"하고 물을 때. 서국장에게도 어떻게 버틸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빠르게 답변이 돌아왔다. "파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서국장은 "지난 94년는 변형근로제 때문에 파업했습니다. 올해 민영화 법안이 상정되지 않는다해도 철도 상황은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아직 미혼인 조연호 쟁의국장(36)은 집이 서울인데도, 미혼이라는 이유로 매일 밤샘을 자청하고 있다. 그러나 조국장은 잘 생각해봐도 힘든 것은 없단다. 철도노조에선 또 김미양 기획국장과 단체교섭 기간동안 실무요원으로 망우제어지부에서 파견나와있는 홍영희씨도 주위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중의 하나다. 김국장은 임신 8개월의 몸으로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으며, 임신 2개월의 홍씨는 입덧으로 밥을 굶으면서도 밤샘작업을 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매일노동뉴스 홈페이지 독자제보란에는 얼마전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다.
"박인철 조합원은 너무나 힘든 개인적 사항에서도 전 조합원과 동료, 국민의 철도를 지켜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하루 하루 열심히 투쟁의 현장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투쟁하고 있습니다. 여건이 되신다면 철도청 분당선 분당사무소에서 땀흘리며 현장에서 동료들과 열심히 근무하시고 있는 박인철 동지를 취재하여 우리 노동자의 표본으로 널리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철도노조에 알아보니 박인철씨(31세)는 분당차량지부 부지부장. 분당선 1인승무를 반대하기 위한 투쟁에서 그가 얼마나 열심히 했으면 누군가 이런 글까지 올렸을까 짐작이 됐다. 분당차량지부 김용욱 지부장은 "우리 지부에선 지난번 조합비 인상투표 때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95.4% 찬성이 나왔다"며 조합원들이 이번 투쟁에 적극적이라고 칭찬이 대단했다.
철도노조에서 '현장'이라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또 '철도해고노동자회'다. 철도노조 특단협 3대 요구안에는 해고자복직도 포함돼 있다. 김재길 집행부가 탄생하던 그날 철도해고자 한 명은 "이젠 해고자가 아니라, 대기발령자"라고 기대를 표현하기도 했다. 철도해고노동자 10여명은 항상 철도노조 집회 때마다 참석해 정연한 모습으로 '민영화 저지 ·근로조건 개선·해고자 복직'의 구호를 외친다.
끝으로 이종렬 홍보국장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멈출 수 없는건 지난 10년간 철도노조 민주화투쟁과 직선제 투쟁, 선거기간 때 조합원들에게 약속한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약속들은 이번 특별단체교섭 요구안에 녹아있다. 그러나 26일 오전 예정돼 있던 1차 특별단체교섭 과정에서 철도청쪽이 교섭을 거부하며 문까지 걸어잠그고 있어 노사간에 충돌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철도청은 이제 몇천의 철도노동자들이 왜 자꾸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매일노동뉴스
01-11-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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