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관광열차도 외주화…철도노조, 17개 역 앞에서 천막농성 시작
한국철도공사의 브레이크 없는 외주화·구조조정 계획에 전국철도노조 운수분야 노동자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새로 개통되는 역은 안전요원 하나 없이 외주를 줘서 운영하고 관광열차에 열차 차장을 없애는 대신 관광가이드를 배치하겠다는 공사의 정책에 반기를 든 것이다.
철도노조 운수지부장들이 7일부터 17개 지사관리 역 앞에 천막을 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공사가 조직운영 혁신방안 연구용역에 나온 것처럼 구도를 그리고 구조조정을 실제로 진행하려는 것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노조는 △신규사업 외주화 철회, 공사 직영역 전환 △ 신규사업 개통 때 정원확보 △비정규직 및 무자격자 운전취급 금지 △출장(기동)입환 계획 철회 △수익성 논리에 의한 역폐지 및 무인역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신규사업은 외주화…안전 무방비
신규사업을 외주위탁으로 돌리겠다는 철도공사의 계획은 지난해부터 공식화됐다. 청량리-덕소 구간 개통에 따른 소요인력을 전부 외주·계약직화하겠다고 결정한 것. 철도공사는 이 계획에 대해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자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정규직을 일부 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역무총괄과 안전관리를 위해 10명의 정규직 직원이 신설된 역에 배치됐다.
지난 4월에는 이들을 철수시키면서 대신 830명의 관리인력을 배치할 때 다시 논의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배치 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새로 개통되는 진위, 지제역에 12명을 배치한다고 밝히고 청량리-덕소, 천안-병점 구간은 배제된 것. 지난달 28일에는 중앙노사협의회에서 인력배치에 대해 다시 논의했지만 회사가 12명을 분산배치하고 일부는 위탁역으로 하자고 주장하면서 교섭이 아예 결렬됐다.
노조는 “수차례 방화미수 사건이 터지는 등 수도권 전철의 여객사고가 급증하고 있다”며 “역 관리를 단순히 매표업무에만 한정하고 전기와 시설관리를 외주화하는 계획은 애초부터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광, 군수송열차는 차장 없어도 돼?
또 철도공사는 관광열차와 군 수송열차에 열차 차장을 없애고 그 역할을 관광가이드와 군 호송관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는 이를 노조에 공문을 통해 알려왔다. 급기야 지난달 5일 열린 실무교섭에서 여객사업본부장이 이를 확정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지난달 28일에는 이를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8량이 넘는 열차의 안전을 자격도 없는 사람 한 두명으로 담당하게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공사가 비용절감만 강조하고 승객의 안전은 뒷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노조는 운수분야 전반의 업무를 비핵심 업무로 분류하여 승무자회사 등의 형식을 빌어 외주화 하려는 계획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계희 기자 gh1216@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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