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등급 이하 장애인 할인혜택 20% 줄여 … "공기업 책임 외면" 비난 거세
한국 철도공사가 올해부터 철도를 이용하는 장애인의 할인율을 대폭 축소해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무를 저버린 것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 2005년 공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난 한국 철도공사.
철도공사는 지난 2005년까지 열차를 이용하는 모든 장애인에게 50%씩 요금 할인 혜택을 줘 왔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할인율을 대폭 축소해 새마을호와 KTX를 이용하는 장애 등급 4에서 6등급인 장애인들에게는 30%만 할인해 주고 있다.
특히 토,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전혀 할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전국의 장애인 160만여명 가운데 53%인 4에서 6등급 장애인 85만여명이 철도를 이용할 경우 기존의 50% 할인율을 적용받지 못하고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에 장애인 이동권 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와 철도공사 노조는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 연대측은 장애등급에 따라 할인율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적 권리로서의 교통권 보장에 있어 심각한 불평등을 초래하고 사회 양극화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철도공사 노조도 지난 2005년 공기업으로 탈바꿈한 철도공사가 기업 논리에 사로잡혀 수익 창출에 대한 욕심이 지나쳐 공공성을 상실한 것 아니냐며 단체 협약을 통해 이 문제를 집중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철도공사가 고속철도 개통 등으로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장애인의 할인율을 축소해 수익을 올리려고 한 것은 결국 소탐대실(小貪大失)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함께 철도공사의 장애인 할인율 축소는 노인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할인율 축소의 신호탄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민간 항공사들은 국내선을 이용하는 모든 장애인에게 장애 등급에 관계없이 50퍼센트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어 철도공사의 할인율 축소와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은 장애인을 포함한 저소득층의 경우 생계비 중 교통비 지출 비중이 큰 만큼 철도요금 할인율 축소는 저소득층의 생활에 더욱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정부도 확고한 의지를 갖고 예산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의원은 또 장애인과 노인 등에 대한 공공할인제도를 축소 또는 폐지할 수 없도록 사회적 약자에 대한 철도요금 할인제도를 명시한 철도사업법 개정안을 지난 2005년 국회에 제출했으나 상임위에 계류중이라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회적 약자의 공공이용요금 할인율이 보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철도공사측은 상대적으로 장애등급이 낮은 장애인들의 경우 이동하는데 불편이 덜한데다 지난해부터 공기업으로 출범하면서 정부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장애인에 대한 철도요금 할인율을 축소한 것은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철도공사는 노인들을 상대로 해왔던 경로할인도 내년부터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여론의 비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