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보상휴가제의 악용과 문제점
1917년, 구소련은 1일 8시간 근로제를 세계 최초로 도입하였다. 그 후 1일 8시간 근로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되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란 이름으로 이러한 8시간 근로원칙은 변형화의 길을 걷고 있다. 즉 8시간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시간외근로에 대해서 할증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시간외근로제도와는 달리 변형근로시간제는 단적으로 근로시간에 대한 법적규제를 유연화 해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선택적 보상휴가제 도입 이후
1996년 변형(탄력적) 근로시간제가 우리 근로기준법에 도입되면서 시작된 이러한 변형은 소위 선택적 보상휴가제의 도입으로 더더욱 변형의 변형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주 40시간 근로원칙이 법정화 되던 시기에 신설된 선택적 보상휴가제(제55조의2)에 대해서 우리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에 따라 제55조(가산임금)의 규정에 의한 연장근로·야간근로 및 휴일근로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에 갈음하여 휴가를 부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부는 동 제도의 취지에 대해서 근로자와 사용자의 임금과 휴가에 대한 선택의 폭을 확대한 것이라고 하고 있으나, 노동현실에서 동 제도는 악용의 소지가 높은 대단히 위험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있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55조는 가산임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가산임금제도는 사용자에게 가중된 금전적 부담을 가함으로써 사전적으로는 연장·야간·휴일의 근로를 억제하고, 사후적으로는 그러한 근로가 현실적으로 행해진 경우에 근로자의 건강과 생활상의 불이익에 대하여 금전적으로 보상하려는 것이다.
임금삭감이나 근로조건 저하 우려
선택적 보상휴가제는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있는 경우 발생한 가산임금을 휴가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때 휴가로 대신 부여할 수 있는 임금의 범위에 대해서 노동계는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만을 의미한다고 보는데 반해 노동부는 근로에 대한 대가와 가산임금 전체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연장근로를 2시간 한 경우 가산임금을 포함하여 총 3시간분의 임금이 지급되어야 하는데 이때 2시간은 근로에 대한 대가이므로 해당 월에 임금으로 지급되고 가산임금에 해당하는 1시간만큼의 휴가가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노동계의 견해이고, 이에 반해 노동부는 총 3시간분의 임금에 대한 3시간만큼의 휴가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동 제도는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이나 노사간 힘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업장에서 근로자들의 요구와는 달리 오히려 임금이 삭감되고 근로자가 원하지 않는 휴가를 사용하게 만들어 근로조건을 떨어뜨리고 일할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아주 높다. 사용자들에겐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지급의무가 면제되어 금전적 부담을 덜기 때문에 사용자의 필요나 편의에 따라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이루어지기 쉽다.
변형근로제 더욱 심화시킬 수 있어
따라서 동 제도는 변형 근로시간제를 더더욱 심화시킬 수 있어 근로자들에게 매우 불이익한 것이라고 밖에 보여 지지 않는다. 물론 근로자가 자유로운 의사에 기해 가산임금에 대신하여 휴가를 선호하는 경우까지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저임금에 고용형태가 불안한 비정규근로자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동 제도가 과연 어떠한 의미로 활용될 수 있을 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상담문의 : 철도노조 법규국 02)3780-5904, laborv@empal.com
김태영 철도노조 법규전문위원(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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