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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세상을 바꾸는 힘, 운수노동자들이 뭉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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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7월 05일 11시 14분 40초

































세상을 바꾸는 힘, 운수노동자들이 뭉친다 ①
혼자 싸우다 패한 쓰라린 경험, 뭉치지 않을 수 없다
“운수가 멈추면 세상이 멈추고, 세상이 멈추면 세상이 바뀐다”
 
지난 5월26일 준비위 딱지를 떼고 운수노조연대회의(상임의장 김연환)가 출범했다. 그동안 각 조직의 파업에서 파괴력이 입증된 운수연대는 ‘무조건 하나가 돼 세상을 바꿀 것’을 선언했다. 민주노총이 2006년 3월 전 조직 산별전환 투표를 설정하고 있는 가운데 운수조직의 단일노조 구성 여부가 가장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운수연대 및 운수산별이 추진된 배경과 과제 등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기획 연재 순서
① 혼자 싸우다 패한 쓰라린 경험, 뭉치지 않을 수 없다
② 가깝고도 먼 그들, 하나가 될 수 있나
③ 운수를 멈추기엔 2% 부족하다
④ 정부와 자본도 움직인다




“우리 차량은 다 멈추었는데 경인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운송하역노조 소속 정규직들이 컨테이너를 장비로 들어서 열차에 싣더라. 열차가 빵빵거리면서 컨테이너를 싣고 나갈 때는 가슴 아팠다. 달리는 열차를 세울 수도 없고. 정규직과 철도만 멈췄어도 일이 쉽게 풀렸을 거다. 그렇다고 철도노조를 원망하겠나. 어쩌겠나.”

지난 2003년 5월2일, 8월21일 두차례의 파업에 나섰던 오윤석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장은 패배의 쓴잔을 마신 2차 파업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철도노조와 민주택시연맹과 공동투쟁을 결의했던 지난해 9월 화물통합노조준비위 대의원대회에서 한 대의원은 “철도노조가 파업 안 하면 나도 안 한다. 철도가 다 실어 나르는데 우리만 파업하면 뭐하냐”고 말했다.











 <자료사진=매일노동뉴스>

이런 경험은 철도노조 조합원들도 마찬가지. 2003년 6월28일 철도공사법 저지를 위한 파업에 나섰다가 해고된 기관사 출신의 김철규 운수연대 사무국장.

“2003년도 화물연대 파업을 앞두고 화물열차 수십대가 증편되더라. 반면 지난해 말 철도노조 특단협 투쟁을 앞두고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겨울에는 쉬는 열차가 많았지만 임시열차까지 증편돼 운영됐다. 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를 대비해 물량을 확보한 다음에 화물트럭들을 투입하기 위해서였다.”

김철규 사무국장은 “그때 기관사 조합원들은 ‘우리끼리만 파업해도 소용없다’고 입을 모았다”고 말했다.

입증된 파괴력, 그러나 많지 않은 승리의 역사

지난 5월26일, 운수노조연대회의(상임의장 김연환)가 출범했다. ‘혼자 싸웠다가 실패한 쓰라린 경험’이 운수노동자들을 한 곳으로 불러 모으고 있는 것이다…

10만여명에 이르는 각 조직의 파괴력은 그동안 각자의 파업을 통해 이미 입증돼 왔다. 이들 조직이 파업에 돌입하기 며칠 전부터 언론은 ‘운수대란, 물류대란, 교통대란, 항공대란’을 보도하면서 호들갑을 떨고 정부가 ‘엄정대처 및 긴급대책’을 지시하는 게, 역설적으로 이 파업의 파급력을 증명한다. 그러나 운수연대 각 조직의 투쟁에서 ‘승리의 역사’는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혼자 싸우다가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게 2003년 일어난 철도노조와 화물연대 파업이다. 두 조직은 각각 두 차례 파업을 연이어 벌이면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철도노조는 2003년 4월20일 철도청의 공사화를 주내용으로 하는 철도산업구조개혁법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 돌입 6시간만에 민영화 철회 및 인력충원 등에 정부와 합의했다. 하지만 국회가 철도산업구조개혁법 입법을 강행하자 6월28일부터 나흘간 파업을 벌였다. 그 결과는 75억원 손배가압류 및 조합원 15명 구속과 68명 해고.











 <자료사진=매일노동뉴스>

화물연대는 같은 해 5월2일부터 유류세 인상 반대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가 15일만에 노정합의를 이끌어낸다. 이어 8월21일 노정합의 이행을 요구하면서 2차 파업에 돌입했지만 아무런 합의를 하지 못한 채 16일만에 파업에 철회했다. 역시 30여명 구속과 1,500명 위수탁계약 해지라는 대규모 출혈을 감당해야 했다.

1차 파업은 이겼지만 1차 파업 때의 노정합의 이행을 요구하면서 진행된 2차 파업은 정부의 치밀한 사전 준비 앞에서 각 조직에게 극복하기 힘든 상처를 남기면서 패한 게 두 조직이 벌인 두 차례 파업의 공통점이다.

철도노조 6월28일 파업 당시 교선실장이었던 김용덕 운수연대 선전국장은 “불과 한두달을 사이에 두고 벌어졌던 두 조직의 파업은 함께 할 수 있었던 투쟁이었기 때문에 더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두 조직이 함께 투쟁했다면 국내 물류운송은 거의 마비가 됐을 것”이라며 “철도구조개혁법 저지가 쉽지는 않았지만 투쟁의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의 경험은 두 조직은 물론, 운수연대 각 조직들이 모이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고, 2004년 말 철도, 택시, 화물 공동투쟁으로 이어졌다. 김용덕 국장은 “지난해 말 철도노조와 화물연대가 서로의 투쟁을 앞두고서 연대 총파업과 대체수송 거부를 공식 발표하고 정부를 압박한 것도 무난히 노정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분석했다.

김재길 운수연대 집행위원장은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로 인한 궤도노조 파업, 철도노조와 화물연대의 두 차례 파업 등에서 정부는 각개격파를 시도했다”며 “이런 한계를 극복한다면 세상을 멈출 수 있다는 기대감과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쟁의 파괴력만큼 운수노동자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노동자적인 문제를 가지고 싸움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소설>-10만 운수연대, 공동투쟁에 나선다면
고무바퀴, 궤도, 항공 ‘올스톱’
00년 00월00일 새벽5시, 철도노조가 철도공사의 대대적인 적자노선 폐지 철회 및 인력충원을 요구하면서 총파업에 들어갔다. KTX를 비롯 새마을호, 무궁화 열차가 멈추었고 시멘트, 컨테이너 박스, 유류제품 등을 실어나르는 화물열차도 멈췄다. 천안과 청량리 사이를 오가는 수도권 1호선 전철과, 사당과 오이도를 오가는 4호선, 분당선도 운행이 중단됐다.


정부는 긴급대책 수립에 들어간다. 각종 화물운송은 화물운송업체에 의뢰했고 운송업체들은 위수탁계약을 맺은 대형화물차량 지입차주들에게 ‘오더’를 내린다. 전체 국내 화물운송비의 95% 가까이 차지하는 화물차량을 이용할 경우 화물운송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화물노조통합준비위는 철도공사가 의뢰한 대체운송 거부를 전 조합원에게 지침으로 내린다. 급기야 24시간 뒤 화물통합노조준비위도 유류세 인하, 노동3권 인정, 철도노조 탄압 중지 등을 요구하면서 총파업에 돌입한다.


국내 화물수송비의 96%를 차지하는 육상 수송이 모두 멈춘 것이다. 부산항에서 전국 각 지역으로 가야 할 수입품과 반대로 부산항으로 가야 할 수출품이 완전히 발이 묶였다. 컨테이너 물동량은 화물통준위 파업 돌입 이틀만에 평소의 10% 이하로 떨어졌다. 제철단지와 정유단지에서 각 공장으로 가는 원자재도 수송이 전면 중단됐다.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비축했던 원자재도 5일 뒤에는 바닥난다며 대책수립을 정부에 호소한다.


급기야 신선대, 감만부두 등 부산항에서 하역작업을 담당하던 장비기사들마저 일손을 놓으면서 해외에서 들어온 컨테이너도 하역이 중단된다. 광양항에 있는 컨테이너부두와 경기도 의왕내륙컨테이너터미널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소식이 들리면서 해외에서 상품을 실어다 주기 위해, 또는 싣기 위해 부산항으로 향하고 있던 선박들이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진다.


한편 국철 구간 일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던 수도권 전철 운행중단이 1~8호선에 걸쳐 발생했다. 철도노조 파업과 동시에 서울지하철노조와 도시철도노조도 민간위탁 철회 등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돌입한 것.


철도공사 및 각 지하철공사 퇴직자들과 군인들을 전철운행에 투입했지만 일천만 서울시민을 실어 나르기에는 역부족. 여객수송 분담율이 수도권 전철에 비해 떨어지지만 인천, 대구, 부산, 광주지하철도 동시에 운행을 멈췄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지 않은 버스와 택시, 자가용 등을 통해 시민들은 어렵사리 이동을 하지만 서울 시내는 교통지옥이라는 언론보도가 터져 나온다.












 <자료사진=매일노동뉴스>

그러나 아직 끝이 난 게 아니었다. 궤도노조와 화물통준위 파업에 대한 지지, 전액관리제강화와 버스 완전공영화 등을 요구하면서 파업에 돌입한 민주택시연맹과 민주버스노조가 차량 수백대를 광화문 네거리에 집결시켜 놓고 차량시위를 벌인 것. 4대문을 비롯해 서울시내는 삽시간에 '19세기'로 돌아갔다.


고속도로 사정도 마찬가지. 25톤 이상 화물 차량들은 시속 50킬로미터의 준법 저속운행을 시작해 경부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등은 평일인데도 차량정체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대한항공조종사노조와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도 곧 파업에 돌입할 것을 공식발표, 지난 2001년에 이어 두번째 항공대란을 예고하면서 주가는 요동을 치기 시작한다. 결국 철도와 화물 파업 나흘만에, 정부는 건교부-각 노조 대표들 간 노정교섭을 공식 제안한다.
 
김학태 기자 
tae@labortoday.co.kr



  
  


2005-07-04 오후 2:25:1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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