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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세계]'기업도산 파업책임' 보도는 거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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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1월 10일 10시 12분 30초
'기업도산 파업책임' 보도는 거짓이었다


[언론테러 보고서12] 지난해 '파업손실일수' 98년 이후 최저수준




노동과세계 제273호



이정호








지난해 우리 신문들이 집요하게 파업망국론을 폈지만 파업 관련 통계치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11월9일 노동자대회 시위양상을 보도하면서 다음날 사설에서 "민노총은 나라를 거덜낼 셈인가" 하는 극언까지 동원했다. 이들 신문은 한결같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주장했지만 파업 노동자를 매국노로 낙인찍는 상징어가 됐다.



많은 신문이 파업 때문에 나라가 망할 지경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파업 때문에 기업이 다 중국으로 빠져나가고, 파업 때문에 외국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파업 때문에 강남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파업 때문에 이민 열풍이 불고, 파업 때문에 나라 교육이 엉망이라고 강변했다.



그런데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파업 건수는 2002년과 비슷했고, 파업 강도를 나타내는 '근로손실일'은 IMF이후 평균치보다 낮았다. 2003년 근로손실일은 1,298,663일이었지만 2002년엔 이보다 훨씬 많은 1,579,678일, 2000년엔 더 많은 1,893,563일이었다. 1998년 이후 6년 동안 2003년보다 적었던 해는 2001년 한 해뿐이다. 지난해 기업이 파업으로 입은 피해는 매우 낮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파업 때문에 기업이 망한다'는 주장은 어느 나라 통계자료를 근거로 삼았는지 궁금하다.



그런데 한국일보 등 몇몇 신문만이 2003년 통계수치를 1월3일자로 보도했다. 한국일보 기사(8면)에서 노동부 노사조정과장은 "지난해 철도, 조흥은행 등 대규모 노조의 파업이 단기간에 끝났기 때문에 근로손실일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우리 신문들의 귀에는 노동 관련 실무담당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중앙일보는 '신년사'에서 "노사분규와 집단투쟁 때문에 우리 경제가 회생 기미조차 없었다"고 주장했고, 동아일보는 1일치 사설에서 "노조는 내몫만을 위한 투쟁과 노동운동의 정치화를 자제해야 한다"고 신년화두를 던졌다. 한겨레 역시 '신년사'에서 "노사대립의 격화와 8%에 이르는 청년 실업률 (때문에) 한국사외의 기반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말해 마치 노동자의 파업이 청년실업의 원인인양 썼다.



이정호/ 언론노조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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