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勞법안 ‘표류’ 反勞법안 ‘순항’
노동자들이 찬성하는 노동관계법안은 표류하는 반면 노동계가 반대하는 법안은 입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에 따라 노·정간 불신이 확산되고 노동계 강경투쟁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연내입법 불가능해진 친노동관계법=참여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비정규직 근로자의 보호를 위해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9월 ‘노사관계 개혁방안’을 발표하면서 파견근로 업종을 확대하고,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에 대한 사유도 제한하지 않은 채 계약기한을 2년으로 연장하면서 노동계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노동부 송영중 근로기준국장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법적 보호를 위해 정부 부처간에 이견을 조율하고 있지만 경제부처와의 시각차가 너무 크다”고 밝혀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한 입법이 연내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노조법안 역시 연내 입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법안은 1998년 공무원노조를 단계적으로 보장한다는 노·사·정 합의에 따라 지난 6월 입법예고된 바 있다. 하지만 노동부 관계자는 “‘공무원노조가 입법을 그다지 반기지 않고 여론도 좋지 않은 법안을 강행할 필요가 있느냐’는 대통령의 법안제출 보류 지시도 있어 의견수렴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해 입법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퇴직연금제 관련 법안도 입법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 노동부는 지난 9월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안의 세부 내용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10월 중순 입법예고가 끝나는 대로 규제심사를 거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산업자원부 등 부처간의 이견이 노출되는 등 걸림돌이 생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지 못한 상황이다.
◇노동계 반대 법안은 순항=노동계가 입법에 반대하고 있는 철도공사법안과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안은 올해안에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임인배 의원(한나라당)은 “두 법안에 대해 의원들의 반대 여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위를 통과하는 대로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철도노조는 “철도청이 공사로 전환되면 퇴직금이 최고 1억원까지 줄어들게 된다”며 철도공사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지난 24일 화물연대와 공동투쟁을 선언하면서 물류대란 발생을 경고하기도 했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안에 대해 화물연대는 “정부가 법을 고쳐 업무복귀명령제를 도입할 근거를 만들고 있다”며 총파업 재개를 경고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물류대란 발생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꼭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비정규직보호법 등은 정부 초기의 입법취지가 퇴색하고 있는 반면 정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법안은 노동자들을 배제한 채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의형기자ehs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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