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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세계]고 김주익 열사에 이어 세원태크 이해남 지회장 분신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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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24일 12시 38분 26초
노동과 세계

[2신 대체-23일 오후 11시15분] 금속노조 세원테크 이해남 지회장이 분신해 위독한 상태다.
노조에 따르면 이해남 지회장은 10월23일 밤 8시50분께 대구 세원정공(세원테크 본사) 정문을 피해 관리자들 출입을 위해 담을 허물어 만든 임시 쪽문을 통해 공장 안으로 진입한 뒤 관리동 앞에서 분신했다. 관리동은 회사 간부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현재 세원정공엔 경찰이 출동해 조합원들의 정문진입을 막고 있다.
회사 관리자의 신고로 출동한 119 대원이 소화기로 진화하고 이 지회장을 대구 동산의료원으로 후송했으나 전신 2-3도 화상(95%)에 호흡곤란을 겪고 있어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산병원에는 밤11시 현재 경찰병력이 집결하고 있으며 대구지역
조합원들도 속속 병원으로 모여들고 있다.
이 지회장은 한진중공업 고 김주익 지회장 자살소식이 알려진 지난 10월17일 지회 홈페이지에 '나그네'란 아이디로 글을 올려 '중대결심'을 내비쳤다.
이 지회장은 이 글에서 "이번엔 내 차례가 될 것 같다"면서 "혼자 죽는다고 해서 우리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기에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회장은 또 이글에서 회사 간부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나의 가족에게 너무나도 미안하고 죄송하지만 노동탄압하는 기업의 종말이 어떠한지를 보여줘야 겠다"고 썼다.
이 지회장은 또 "저 한사람의 희생으로 이 썩어빠진 세상이 조금이라도 바뀔 수만 있다면 기어이 그렇게 하겠다"면서 조합원과 함께 연대투쟁했던 동지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대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지회장은 이어 분신 두 시간 전인 23일 오후 7시께 지회 홈페이지에 '철의 노동자'란 아이디로 또다시 글을 작성하며 절박한 심경을 밝혔다.
이 지회장은 "노조파괴자들이 또 한명의 노동자를 죽인다"면서 "소중한 일터, 그리고 동지들,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 아쉽지만 뒤로하고 해방된 세상에서 동지들의 투쟁을 지켜보겠다"고 썼다. 이 지회장은 마지막으로 "끈질기게 싸워 이기자"며 글을 마무리했다.
세원테크지회는 노동탄압 중단과 이현중 열사 사망사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지난 9월1일부터 대구 세원정공 앞에서 천막노성을 벌여왔다. 세원테크는 노조 파업을 이유로 무더기 고소고발과 9억8천만원의 임금가압류, 2억원의 재산가압류를 가하고 노조파괴 문건 작성, 구사대 용역깡패 투입 등 탄압을 가해왔다.


[1신-23일 10시20분]노동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한진중공업 김주익 지회장이 목을 매 숨진 지 채 일주일도 안 돼 이번에는 금속노조 이해남 세원테크 지회장이 분신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해남 지회장은 오늘(23일) 밤 9시께 그 동안 고 이현중 조합원 사망사건과 관련해 항의농성을 펼쳐오던 대구 세원정공 앞에서 분신을 감행, 동산병원으로 옮겨 응급처지를 받고 있으나 전신 2,3도 화상에 호흡까지 곤란헤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서Ⅰ

아산경찰서 민원사건 처리결과 통지문 뒤에 쓴 글

2003년 10월 17일 이 해 남

노동자가 가진 것 없고 배운 것도 없어 몸 하나에 인생을 의지하고 살면서
정말로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법에서도 보장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그런데,
우리도 인간답게 살려고 나름대로 열심히 투쟁했고 투쟁한 댓가로 구속도
되었고 해고도 되었다. 노동자가 법에서도 보장된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한가지 이유만으로 구속되고, 수배되고, 해고되는 정말로 웃기는 나라에서 더
이상은 살아갈 희망을 갖지 못할 것 같다.

노동조합이 결성 된지 엊그제로 만 2년이 지났다.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한
이래 투쟁조끼를 벗어본 적이 없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조합원들 모두가
정말로 힘들고 어렵게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투쟁해 왔다. 그리고 조합원들은
고 이현중 열사의 한을 풀고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지금 이 시간까지도 죽을
각오로 투쟁하고 있다.

경찰에 의해 수배 생활을 한 지가 달포가 넘어가지만 내가 이현중 열사와
고생하는 조합원 동지들께 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도 미약하다.

그동안 어찌됐든 2년여를 노동조합을 이끌어 왔지만 지금 같이 힘들고
괴롭지는 않았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투쟁하고
계신 조합원 동지들께 정말로 미안하고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도 나로 인해
너무나 마음 고생이 많았던 것,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가족들에게 아무 것도
해 준 게 없어 가슴이 아프다. 마지막 바램이 있다면, 내 한 몸 희생으로
노동탄압, 구속, 수배, 해고, 가압류라는 것들은 정말 없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사랑하는 조합원 동지들!

현중이의 한을 풀 때까지 저의 시신을 거두지 마세요.
현중이와 함께 노동해방 세상으로 가겠습니다.
경호야, 인호야! 그리고 정말로 사랑하는 나의 아내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민주노조 반드시 사수해서 노동해방 세상에서 만납시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세원테크지회 지회장 이 해 남 올림



유서Ⅱ

담배 한 대를 피워 물고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니 너무나도 숨가쁘게 살아온 것
같다.

뒤돌아 볼 겨를도, 여유도 없이 앞만 보며 살아온 날들이 삶의 가치를 느낀
적도 있었지만 나를 믿고 여지껏 살아온 나의 가족과 동지들에게 너무나 쓸모
없는 존재로 느껴진다.

인간답게 살자고 노동조합을 정말로 힘들게 결성했으나 악질 기업주 김문기
회장은 수억원을 들여 용역깡패를 이용해 우리 노동자들을 길바닥으로
내몰더니, 이번에는 아예 노조를 없애고자 수십억을 쳐들여 노조파괴
전문가들을 고용하고, 그것도 모자라 구사대, 공권력을 동원해 우리의
사랑하는 동지 이현중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고 이현중 열사의 한을 풀어
달라고 대구에 내려와 농성중인 조합원들을 공권력을 이용해 불법으로
연행하고 간부 3명을 구속까지 시켜 놓은 세원그룹 회장 김문기를 용서할 수가
없다.

법에도 보장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수십억원의 손배·가압류와 구속,
수배, 해고까지 당해야 하는 우리 노동자들의 삶이라면 차라리 이런
나라에서는 살아갈 가치를 느끼지 못해 옳지 않은 방법임을 알면서도 많은
동지들에게 욕을 먹을 각오로 죽음이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제발∼ 나 한 사람의 죽음으로 노동탄압 없는 세상.
노동자가 고통받는 지금의 세상이 바뀌어 지기를…

세원그룹 김문기 회장, 그리고 노조파괴 전문가 장현수 사장, 김성백 이사,
정상민 이사!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들, 그리고 차디찬 길바닥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현중이의 한을 풀기 위해 고생하는 조합원 동지들을 뒤로하고 이 세상을
떠나는 나의 심정을 알 리가 없겠지만 그래도 한 마디만 충고하겠소.

나 한 사람의 희생이 마지막이 되길 바랍니다. 더 이상 제2의, 제3의 희생은
막아야 합니다. 계속해서 노동자 죽이기로 일관 한다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조합원 동지들!
이 땅의 노동해방을 위해 자신들의 삶과 가정을 내팽개치면서도 악착같은
투혼으로 여기까지 달려온 동지들을 나 죽어서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와서 멈출 수는 없지 않습니까?

동지들!
끝까지 질기게 투쟁해서 저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반드시 승리하기
바랍니다.
동지들의 투쟁하는 모습은 배달호 열사, 이현중 열사, 김주익 열사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동지들!
힘들고 어렵지만 기필코 우리 노동자들의 꿈과 희망인 민주노조를 사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세원투쟁에 함께 하고 계신 대구본부, 대구지부 동지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조합원동지들! 저의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들 인호, 경호 부탁드립니다.
해방세상에서 만납시다.

이 해 남 올림.


유서Ⅲ

<사랑하는 가족에게>

여보!
가진 것 없고 배우지 못한 못난 남편 만나서 15년 동안 너무나도 힘겹게 살아
왔지요?
하루 한시도 가족들에게 가장다운 가장이 되지 못했고, 늘 있으나 마나 한
말로만 가장 이였던 게 사실이지요. 15년 살아 오면서 당신한테 너무 잘못한
일들이 많아 미안하다는 말로는 용서를 받지 못할 것 같구려.
그래도 용서해 주구려. 내가 죽어도 당신 남편, 인호 아빠, 경호 아빠로 남아
있을 테니까 말이오.

여보!
나중에 인호, 경호가 크면 이 아빠의 마음을 이해 할꺼야. 지금은 아직
어리니까 이 못난 아빠를 야속하게 생각하겠지. 힘들고 어렵더라도 두 아들이
있지 않소?
경호는 듬직하고 의젓해서 믿을 만 하고, 인호는 개구쟁이지만 손재주도 많고
영특해서 나중에 잘 될 것 같고.

여보! 나 없더라도 우리 조합원들이 잘 챙겨 줄 꺼야.
1주일에 한번쯤은 애들 목욕부탁도 하고…
인호야! 경호야!
정말 미안해… 못난 아빠 용서해 주렴.
그리고 모레가 인호 생일인데, 같이 못해 미안하다. 인호야.
아빠가 하늘 나라에서 너희들 자라는 모습 지켜볼께. 안녕.

- 못난 아빠가 -


유서Ⅳ

동지들께

하루종일 대구시내를 돌아다니고
먼발치서 고생하는 조합원동지들을 보고 그래도 마음이 조금은 편하다.
이 추운 날씨에도 비닐 한 장에 의지한 채
꿋꿋하게 투쟁하는 조합원 동지들이 있어서
조금은 편히 떠날 수 있을 것 같은데…

더 이상 추워지기 전에 끝내야 할텐데, 걱정이다.
채 한 평도 되지 않는 독방에서 고생하고 있는
전영웅 부지회장, 권세 회계감사, 이용덕 대협부장
미안하오. 수배라는 이유로 면회 한 번 가지 못하고
동지들께 무거운 짐만 남기고 떠나는 못난 지회장을 용서하시오.

매사에 침착성을 잃지 않고 일처리를 하고 있는 구재보 사무장 동지!
정말 미안하오. 그런데 어쩔 수가 없었소.
사무장! 내 성격 잘 알지요?
나머지 몫은 동지들이 잘 할 것으로 믿고 편히 가겠소.
현중이의 장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나의 시신도 거두어서는 안됩니다.
절대로…

동지들! 사랑합니다. 나의 가족 부탁합니다.
- 2003. 10. 22
이 해 남 올림.


유서Ⅴ

노무현 대통령께

정말로 이 나라는 노동자들과 힘없는 사람들이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열심히 땀흘리며 살아가는 노동자들, 농민들,
영세상인들, 그리고 빈민들이 억압받고 핍박받으며 사는 나라, 대한민국 말고
또 어디 있습니까?

대한민국 헌법 1조에 이렇게 되어 있더군요. "법은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다"
정말로 웃기는 얘기 아닙니까?

돈 있고 빽 있는 놈들은 수천억을 해 쳐먹고도 검찰에 출두해서 몇 일 콩밥
먹고 나오면 그만이고, 가난하고 힘 없는 노동자들, 농민들, 빈민들은 생존권
사수를 위해 투쟁했다는 이유로 몇 년씩 구속되고, 수배되고, 가정까지
파탄되는 지금의 이 나라 현실이 아닙니까?

대통령께서 예전에 변호사 시절 우리 노동자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셨던
때도 있었지요?

저희 세원테크 사태와 관련하여 몇 차례 청와대 신문고에 진정을 했었지만
여지껏 묵묵부답이고요. 세원테크 불법폐기물 매립,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
세원그룹의 부당내부거래 등 수 많은 사측의 불법행위들에 대해 고발하고
진정을 해 봤지만, 역시 김문기 회장은 털끗 하나 다치지 않더군요.

그런데 저희들이 2년 전에 노동조합을 만든 이후 간부들 전체가 집행유예,
구속, 수배, 손배, 가압류를 당하지 않은 간부가 없으며, 구속 중에 있는
조합원을 해고시키고 또 해고시킨 뒤에 다시 구속시키는 정말로 기가 막힌
일들이 세원테크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발 바라옵건대,
이 나라의 법과 법을 집행하는 법원, 검찰, 경찰 등이 모든 국민 앞에
당당하고 공정하게 법을 집행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죽어야 이 나라의 노동정책이 바뀔 수 있겠습니까?
더 이상은 안됩니다.

제가 마지막 희생자가 돼야 합니다.
노동자들과 대화는 외면한 채 오로지 노동자 죽이기로 일관하고 있는 악질
기업주들에 대해서 반드시 정부 차원의 대응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만이 이
나라의 경제를 살리는 길이란 것을 아셔야 합니다.
내내 건강하십시오.

금속노조 세원테크지회 지회장 이 해 남 올림.

광목 천에 남긴 글

동지들이여!

2년여를 함께 했지만 남은 건 조합원들의 고통과 한숨뿐.
이제 나머지 짐을 동지들게 남기고 먼저 갑니다.
나 하나의 죽음으로 동지들의 염원인 민주노조 사수, 노동해방이 앞당겨
진다면
나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육신은 없어지지만 내 영혼만은 끝까지 동지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동지들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가자! 해방된 세상으로!

죽음을 생각하며...

물통 반말짜리 1개를 사고 3,000원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넣고 10,000원
성서병원 뒤로 돌아서 세원정공 뒷담으로
넘어가(몸에 기름을 붓고)
정문 옆으로 가서 가방을 조합원들 있는 곳에
던지고 바로 라이터를 켠다.

여기서 가는 차비 700원
물통 3,000원
기름 10,000원
----------------------------
13,700원

남은 돈으로 뭘 하지?
인호 케잌사서 부칠까? 낼 모레가 인호 생일인데.
어떻게?

- 인생무상 - 노동해방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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