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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정부 '노사관계 개선'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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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9월 02일 11시 45분 06초
정부 ‘노사관계 개선’ 속앓이


선진화안 충돌조짐 보이자 큰부담
‘빅딜’ 표기 쉬운것부터 추진 검토

참여정부가 출범 뒤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이 노·사·정 사이 갈등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와 정부는 ‘뜨거운 감자’로 돌변해버린 이 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오는 4일 노사정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1일 오전 발표했다가 오후 들어 참석하기로 방침을 바꿈으로써 고민이 적지 않음을 드러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애초 “이번에 올라오는 안은 노사관계 선진화 기획단에서 만든 것으로, 대통령이 참석하면 마치 정부의 안인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대통령 불참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윤 대변인은 오후 들어 “대통령의 불참 뜻이 알려진 뒤 노동부와 노사정위원회에서 ‘꼭 참석해달라’고 요청해와 대통령이 뜻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의 실무부서인 노동부 역시 이 안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기색이 뚜렷했다. 권기홍 노동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마련된 안은 정부안이 아니라 선진화연구위 안으로, 노사정위원회에서 노·사·정 의견 수렴을 거친 뒤에야 정부안이 나올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렇듯 청와대와 정부가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에 대해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이 안이 기존 노사관계의 틀을 전면적으로 바꿔놓아 사회적 혼란과 후유증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설 경우 이런 책임을 모두 떠맡을 수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은 애초 노사문제에 대한 참여정부의 자신감과 공신력에서 출발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부터 “노사관계 개선안을 패키지로 내놓아 노사가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을 받는 대타협을 통한 ‘빅딜’을 통해 국제수준(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노사관계를 재정립하자”고 밝혀왔다.

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 일련의 파업사태를 거치며 노사정 사이 불신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타협을 통한 빅딜은 고사하고 ‘대갈등으로 인한 파국’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 일각에서는 노사관계 개선안 일괄패키지를 제시해 빅딜을 추구하는 방식보다는 쉬운 사안부터 합의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윤태영 대변인은 지난 28일 “노사 양쪽이 합의하기 쉬운 내용 중심으로 정부의 노사관계 개혁방안을 부분적으로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노 대통령이 밝혀왔던 ‘일괄패키지 제시 뒤 대타협을 통한 빅딜’과는 다른 절차를 시사했다.

타협의 장이 되는 노사정위도 일괄타결 방식에 회의적이다. 민주노총이 불참한 상황인데다 주5일 근무제, 외국인 고용 허가제 등 노사 갈등을 빚은 사안에 대해 노사정위가 큰 구실을 못했기 때문이다. 김금수 노사정위원장은 “애초 노사정위원안은 내년 4월 초까지 내놓기로 했는데, 4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혀 의견수렴 과정에서 일괄타결이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한 노동전문가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내년 4월까지 노사정의 신뢰를 쌓는 작업부터 해야 할 것”이라며 “노동운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논의부터 진지하게 하고 난 뒤에 제도를 바꾸는 것도 늦지 않다”고 충고했다.

정의길 박창식 정혁준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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