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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65호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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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해고동지]
복직하면 견습은 내가했으면 한다

전준홍 || VIEW : 1956/284
 
송병경 / 철해투(영주기관차)
송병경, 아마 형을 가까이서 알게 된 것은 88년 기관사 파업을 거치면서였다. 89년 강원도 철암분소로 발령이 날 무렵 병경이 형은 동료들을 잘 챙겨 주고 힘든 일을 도맡아 했다. 참 부지런 했다.
우리는 병경이 형과 참 많이도 몰려다녔다. 봄이면 두릅을 꺾고 여름이면 삼겹살 사들고 형수들과 계곡에서 피서를 즐기고 가을되면 더덕을 캐고 겨울이 되면 지렛대 메고 계곡으로 가서 개구리를 한 자루를 잡아 잔치를 했었다. 동료들과 족구를 하면 펄펄 날던 형이었다.
그런 그가 지금은 지병으로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가 되었다. 무엇으로 형을 위로해야 해야 할지 마음만 아플 뿐이다. 철암에서 2년을 보내고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당시의 인연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병경이 형은 지난 1994년 6·23파업이후 모두가 숨죽이고 있을 때 해고된 선배를 위해 앞장서서 일일 찻집을 열고 구호금을 모았다. 지금이야 세월이 좋다지만 당시만 해도 이런 행동은 징계 깜이었다.
공투본 시절 직선지부장에 당선되고 영지본 위원장 직대를 맡았을 때 난 위원장 출마만은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며 말리고 싶었다. 88년과 94년의 힘든 상황을 보고 느낀 나로서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형의 성격에 그 자리가 얼마나 힘든 자리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때문이다.
영지본 위원장에 당선되고 민주철노 건설을 위해 밤, 낮 없는 현장 순회 그리고 두세 번의 파업. 형은 민주노조를 건설하고 조합원의 동력을 하나로 묶어 내는 데는 성공 했다. 그러나 대가는 실로 크다. 이젠 약을 달고 살아야 하는 신세다.
해고된 건 조합원의 힘으로 복직하면 되고 하루아침에 날려 보낸 27년의 연금은 아껴 쓰면 되겠지만 건강은 되찾을 수 없으니 마음만 아플 뿐이다. 형수님도 이런 현실을 알까!

나는 10월 단풍이 곱게 물든 승부~석포구간에서 형에게 견습을 탔었다. 이제 형이 복직하면 올 겨울 하얗게 눈 덮인 영동선 철길의 견습은 내가 시켰으면 한다.
형은 올 한여름을 부산에서 서울까지 걸으며 원직복직과 원상회복을 위해 보냈다. 지병으로 손발이 퉁퉁 부어올라 고통이 심했지만 형은 40일 동안의 대장정을 훌륭히 끝마쳤다. 그리고 이글을 쓰는 지금은 대전청사앞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형과 해고동지들에게 건강한 몸이 함께하고 복직의 기쁨이 함께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 또 투쟁도 좋고 민주철노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그 무엇도 필요 없다는 걸 알고 제발 건강도 챙겼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노사 모두 지혜를 모아 올해만큼은 해고자 없는 철도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고동지들 모두 건승하시길 바라며...


전준홍 / 영주기관차 지부장

제 581-2호
2007년10월26일 16: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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