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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는 ERP 기재거부투쟁을 업무지시 위반행위라 협박하면서도, 예상보다 많은 조합원이 투쟁에 동참하자 ERP는 경영상의 필수시스템이라며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엔 ‘KOVIS 제대로 알기’라는 소책자(올 칼라에다 비싼 종이다. 이런데 쓸 돈이 있으면 현업 복지물품하나라도 더 사주면 좋겠다)를 발간해 조합원들에게 ERP기재를 호소하고 있다.
공사는 ERP 1단계 사업을 마치고 2단계 사업을 자신들의 일정대로 추진하고 있다. 한편 다양한 경로로 ERP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기재거부투쟁으로 ERP의 핵심인 원가계산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공사는 기재거부투쟁이 완강히 진행되자 수시로 대책회의를 열었다. 또한 원가계산이 불가능함에 따라 유지보수실적을 EXCEL파일로 원가시스템업로드 하여 처리토록 결정했다. ERP가 사실상 무력화 되고 있는 것이다.
ERP사업 성공 여부는 현업 직원들의 참여에 달렸다. 현업 직원이 프로그램에 따라 ERP에 작업실적을 기재하고, 이 데이터를 통해 원가계산을 하며 인건비와 자재비 절감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ERP의 핵심이다. 그런데 현장 조합원들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중간관리자들이 작업현황을 대신 기재하는 건 한계가 있다. 조합원들이 ERP를 거부하고 있는 이상 ERP는 제기능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현재 많은 공기업들이 정부 경영평가에 맞춰 ERP를 도입하고 있다. 공기업 노동조합들이 철도노동조합의 ERP기재거부투쟁을 모범적 사례로 평가하며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공공운수연맹에선 이런 노동조합들을 중심으로 연대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철도노동조합의 ERP폐기투쟁은 공사의 ERP를 무력화할 뿐만 아니라 다른 공기업 노동조합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장기간의 투쟁으로 현업에서 투쟁의 효과를 의심하고 흔들리는 사례가 종종 들려온다. 우리는 이제 ‘ERP폐기’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5부 능선을 막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가시적 성과가 없어 느슨해졌다면 투쟁의 고삐를 다시 한 번 바짝 쥐고 힘을 내어 보자.
중간관리자가 ERP기재를 강요한다면 우리는 자신 있게 말해야 한다. “ERP가 안정화되고 제기능을 발휘하면 바로 당신들 같은 중간관리자들이 1순위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다. 우리의 기재거부투쟁으로 당신들의 고용이 보장되고 있는 것이다. 나를 협박할 것이 아니라, 우리를 고마워하며 속으로라도 ERP투쟁이 이기기를 응원해야할 것이다.”
홍영희 / 철도노조 전기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