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가 꿩을 사냥하는데 이 날짐승이 좀 우습다. 사냥개에 쫓기다 지치면 가시덤불에 머리를 박고 아예 외면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냥개나 포수가 꿩을 포기할리도 없지만 애써 외면하려는 태도가 가련하다.
지금 철도공사 경영진의 태도를 보면 어리석은 꿩이 생각난다. 상반기 내내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졌고 치열한 준법투쟁이 벌어졌다. 모두 공사가 단체협약을 위반했거나 구조조정 공격을 진행한 데서 비롯한 것이다. 철도공사는 “특단협은 노사분쟁을 유발하므로 정기단체협약 갱신 때 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이철 사장은 중앙노사협의회 때 교섭석상에 세 번 나타났다. 지루한 얼굴로 먼 산만 바라보더니 이제는 임금교섭을 피하려고 한다. 대표 교섭위원을 부사장에게 위임하고 자신은 구름위로 떠다니겠다고 한다. 철도의 날 행사, 남북 정상회담 수행 등 보기 좋고 이름 낼 일만 하겠다는 것이다. 철도는 봄부터 노사간 분쟁으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데 당사자는 늘 외면한다. 가끔 언론에 나오거나 지방신문에 기고해 “철도 구조개혁을 이뤄야 하는데 노동조합이 협조를 하지 않아서 참 걱정”이라는 것이다.
더욱 한심한 일은 특별단체교섭을 마냥 회피하는 것이다. 사장퇴진 투표 때는 “노동조합은 임금 및 복지에 주력해야 한다”고 엉뚱한 훈수를 늘어놓더니 정부에서 정한 2퍼센트 이상은 절대로 안 된다고 한다. 철도노조 단체협약에 따르면 한쪽이 단체교섭을 신청하면 무조건 응하도록 해야 한다. 노동조합이 신청한 특별단체협약 내용은 대부분 철도의 핵심 현안문제들인데 이것을 회피하면 노사간 분쟁이 사라질 것으로 판단하는 것일까?
철도공사의 이런 태도는 대화를 회피하는 것이다. 나쁜 뜻으로는 노동조합을 무시하는 것이고 구조조정을 노사간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러고도 올해 하반기 국면을 평화적으로 넘기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노동조합은 7월부터 두 달 이상 특별단체협약을 요청했다. 오고간 공문만 해도 십여 차례, 나중에 조정신청을 하면 철도공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은 불을 보듯 훤한 일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철도공사는 눈을 크게 뜨고 현실을 보기 바란다.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어떠한 구조조정 공격이나 계획도 노동조합은 틀어막을 것이다. 특별단체협약을 회피할수록 철도노동자들의 분노는 더 강해질 것이다. 구름 위를 떠다니는 이철 사장, 언제까지 철도현장을 외면하고 빛나는 곳만 찾아다닐 수 있겠는가? 사장은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 철도공사는 임금교섭 및 특별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 위험은 스스로 해결해야 하지 외면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