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협에 의거 ERP를 중단하고 노사협의 후 시행’ 요구 또한 한 치의 의견접근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노사협의 결과와 무관하게, 철도노조 조합원들은 조합지침에 따라 세 달 가까이 지속된 기재거부투쟁을 흔들림 없이 진행하고 있다. 사업소장 등 관리자들의 입력으로 인해 공사에 당장 눈에 보이는 물리적 타격을 준 것은 없지만, 2단계 ERP 구축을 완료하고 ERP를 정상 가동시키기 위해 조급한 철도에게 대다수 조합원들의 참여 자체가 대단히 위협적인 것이다.
![]() |
내가입력한 데이터가 나를 묶는다 |
7월 13일 임시대의원 대회에서는 ‘ERP폐기’를 특단협 요구로 확정했다. 공사가 단협을 무시하고 계속적으로 ERP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 더 이상 ‘중단하고 노사협의하자’라는 애매한 태도는 무의미 하다. 또한 조합원들의 위력적인 기재거부투쟁으로 ERP가 사실상 무력화 되고 있어 2단계 투쟁은 폐기투쟁으로 가야하고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ESS는 사용하고 원가분석만 하지 않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수정하는 투쟁목표가 맞지 않은가?” 이처럼 여전히 ERP폐기 투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시는 동지들이 있다.
하지만 ESS는 완성된 프로그램이 아니다. 조합원들이 편리하게 사용하는 각종 증명서 발급과 확인은 ESS의 본질이 아니다. 현재 철도 ERP는 인사제도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 왜냐하면 직무를 분리하여 전환배치가 가능하고, 경쟁체계를 도입하는 신인사제도가 노조투쟁으로 확정되어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사의 ERP 추진계획을 보면 신인사제도가 확정되는 대로 인사관련해서도 ERP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어 있다. 증명서 발급 문제는 행정처리 문제로 ERP와 분리하여 사고해야 한다.
“1400여억 원을 투자한 철도공사가 ERP 사업을 포기하겠는가?”
철도노동자 단결투쟁으로 포기시키면 된다.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자. 5000억 예산투자, 복수노조로 인한 내부갈등, 정부정책 등 우리보다도 더 열악한 상황임에도 전교조 동지들은 정부와 한판승부를 하여 NEIS를 무력화시키지 않았는가? 게다가 ERP사업의 기본은 현장노동자들의 참여다. 지금처럼 ERP를 거부한다면 최소한 철도공사가 의도한대로 ERP는 작동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투쟁목표는 ERP 폐기이다. ERP는 노동착취 기구이지 생산수단이나 정보화시스템이 아니다. ERP는 저지 대상이지, 노동자가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6월 11일 공사는 노동조합이 모르게 ‘철도경영혁신 ERP사업 완료보고회’를 진행했다. 여기서 이철 사장은 “철도운영기관의 업무 전반을 성공적으로 ERP로 구축한 첫 사례로 꼽힌다는 점에서 세계 유수의 철도회사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했는데, 과연 그렇게 될지 두고 보자.
홍영희 / 철도노조 전기국장



내가입력한 데이터가 나를 묶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