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의 뿌리
철도의 뿌리는 수많은 세월 동안 사시사철 밤낮없이 철도를 움직이는 철도노동자다. 이철 사장이 주창하는 ‘뿌리 경영’이 진실이 되기 위해서는 철도노동자 본위의 경영을 천명해야 할 것이다. 철도 산업을 움직이는 주역들은 노동조합이라는 결사체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뿌리경영이 진실성을 득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의 소리를 경영이념으로 삼아야 비로소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그가 말하는 뿌리경영 핵심 키워드
그는 철도의 뿌리를 철도직원으로 상정하고 있다. 바로 철도노동자다. 맞다. 철도의 뿌리는 철도를 움직이는 철도노동자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삼천포로 빠진다. 그는 ‘뿌리경영에서 집중해야 할 과제’를 나열한다. 그것은 “성과중심 경영체제 도입, 투명?윤리경영 토대마련, 수평적 조직구조 확립 등”이라고 당당히 내세운다.
‘성과중심 경영체제 도입’의 실체는?
2005년 억지 상하분리 이후, 이철 사장은 본사 개편을 단행했다. 시장별 사업부제와 팀제, 관리자를 중심으로 한 연봉제 도입과 현업에 대한 성과급제 확대시행이다. 다음으로 17개 지사와 3개 차량관리단의 경쟁체제 도입이다. 이는 한국철도를 공공철도로서의 정체성을 거세하고, 오직 경쟁적 상업주의를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사업구조로의 전환에 다름 아니다. 그 다음은 단계는 더욱 심각하다. 바로 현업에 대한 성과주의 체제를 안착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ERP구축과 신인사제도 도입이 요체다. 노동자를 이리저리 분할하여 제살 뜯어먹기식 경쟁체제로 몰아넣어 길들이고자 한다. 이는 상시적인 구조조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철도현장에 제도화하고자 함이다.
철도노동자들은 노동자를 제물삼아 이윤을 확대(비용절감)하려는 이러한 불순한 기도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것이다.
‘수평적 조직구조 확립’ 또 무엇?
‘수평적 조직구조 확립’이라는 실체를 들여다보면 더욱 소름이 돋는다. 이철 사장이 늘 “수평적 분사화”를 말한다. 모회사(원청)와 자회사(하청)는 수평적으로 평등하다는 끔찍한 거짓말을 한다. ‘단한명도 강제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하면서 ‘하청 자회사로의 배치전환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수평적 분사화란 말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불과 4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2003년 6월 28일 파업을 기억하는가? 왜 싸웠는가? 바로 ‘분사화=분할민영화’로 요약되는 ‘철도사업법’이라는 법안이 국회에 상정되었기 때문이다.
이철 사장은 ‘수평적’이란 개념을 결합시킨 ‘분사화’를 들고 나와 철도 노동자들에게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그 첫 모형이 승무업무를 ‘코레일 투어서비스’로 이관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기도에 맞서 철도노조와 승무원들의 완강한 투쟁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오는 10월에 발표될 용역보고서, 시설?전기 등 유지보수 업무의 외주화 계획이 여기에 속한다.
그의 뿌리경영의 주요한 부분인 ‘수평적 조직구조 확립’이란 이렇듯 무시무시한 구조조정 계획일 뿐이다. 이철 사장의 ‘뿌리경영’은 궁극적으로 사업별, 노선별 분할이라는 분할사유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그 사전 정지작업에 몰두하고 있을 뿐이다.
철도의 진정한 뿌리, 철도노동자의 소리를 들어라!
이철 사장의 양심에 호소한다. 평생 따라다닐 끔찍한 별칭을 훈장처럼 달고 다닐 것인가? 신자유주의적 상업화 전략을 집어치우고 공공의 이익에 복무하는 철도 건설에 나설 의향은 없는가? 일방적 구조조정 그만두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철도를 만들어 볼 생각은 없는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통에 눈감고 거리로 내모는 일을 중지하고, 진정한 차별 시정에 앞장설 용기는 없는가? 천민적 권력과 자본 앞에 비굴하지 말고 민초들의 존경 받으며 남은 삶에 웅지를 불태울 야망은 없는가?
이철 사장이 한 때 민주화 투사의 양심이 한 점이라도 남아 있다면, 용기백배하여 그 힘을 발휘하라.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철학을 폐기하고 진정한 ‘뿌리 경영’을 도모한다면 우리는 적극 협력할 용의가 있다.
그러나 우리 철도노동자(전국철도노동조합)는 노동자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유린하고 철도공공성을 파괴하는 구조조정 앞에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비인간적이고 일방적인 노동자 분할통제와 차별고착화 정책 앞에 단호하고도 지속적으로 투쟁해 나갈 것이다.
김형균 / 철도노조 교선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