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만 ‘무기계약’이지 언제든 해고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무기계약으로 전환되어도 기간제와 동일하게 업무수행능력 부족, 업무태만, 고의·중과실로 공사에 손해 초래, 7일 이상 계속 무단결근, 사업축소·폐지·도급시행·예산감축 등을 근거로 언제든지 해고가 가능하다. 또한 근무성적에 순위를 매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최하위’ 점수가 되면 해고되기 때문에 상시적 고용불안은 여전히 지속된다.
당연히 정규직을 대상으로 한 취업규칙에는 이러한 해고 요건이 없다. 이것만 보아도 무기계약이 정규직이며 고용을 안정시키리라는 정부의 선전은 거짓이다.
□ ‘무기계약’은 정규직의 노동조건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무기계약’이 제도화되면 철도공사에는 세 가지 직접고용형태가 생기게 된다. 일례로 동일한 매표업무에 정규직·무기계약·기간제가 같이 일을 하기 때문에 각각의 직(업)무 분리가 뒤따라야 한다. 따라서 비정규직 직(업)무 분리는 비단 비정규직에게만 해당되는 사안이 아니다. 비정규직 직무분리에 따른 전환배치는 정규직의 노동조건과 노동강도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비정규직 법이 시행되면 정규직과 비교하여 차별들이 시정되어야 하고 이를 회피하기 위해 업무를 분리하게 되면 정규직 매표업무가 사라지거나 정규직만이 매표업무를 담당해야 한다. 이도저도 택하지 못하여 혼재된 경우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업무범위와 책임이 다르게 설정된다. 일부에선 정규직 업무강도가 더 늘어나거나 전환배치되는 등 노동조건이 변화될 것이 뻔하다.
□ 무기계약의 최종 목적은 외주화입니다.
무기계약을 위한 직무 분리로 비정규직의 업무가 독립되면 외주화는 한결 쉬워진다. 이를 반영하듯 정부는 핵심(고유)업무에 대한 판단을 각 기관(철도공사)에 맡김으로써 모든 업무를 언제든 외주 위탁할 수 있게 길을 터주고 있다. 이것만 보아도 누구를 위해 무기계약이 필요한지 분명해진다. 무기계약은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공사를 위해 무기계약이 필요한 것이다.
언제든 노동조합이 무력화되면 철도공사 자의적으로 핵심·비핵심 업무를 분리하고 비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무기계약·기간제 비정규직의 업무를 몽땅 외주화하겠다는 것, 그것이 정부와 철도공사가 세운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정규직의 업무가 줄어들고 비정규직의 업무가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몇 년이 흐르게 되면 정규직의 고용조차 보장받기 어려워질 것이다.
□ 무기계약이 제도화되면 정규직 정원이 감축될 것입니다.
무기계약이 제도화되면 이제 정규직이라는 말조차 점차적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값싸고 쉽게 해고할 수 있는 무기계약이 있는데 뭣 하러 정규직을 고용하겠는가. 우선 기간제로 고용하고 근무평정 결과에 따라 2년 후 정규직화 대신에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면 아무런 법적인 책임도 없다. 정규직 정원은 지속적으로 줄이고 언제든 해고하거나 외주화가 가능한 무기계약을 늘려나가면 된다. 이 얼마나 좋은 제도인가?
정부는 무기계약을 철도공사 정원에 반영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철도공사에는 정원이 두 종류로 분리될 것이다. 정규직 정원과 무기계약 정원으로 이원 운영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규직 정원은 감축될 것이고, 그만큼 무기계약 정원이 합법적으로 늘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올해 철도공사가 정규직 정원 980명을 감축하겠다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노동조합이 무력화되면 총 정원에서 무기계약 정원을 늘리고 정규직 정원을 줄이자고 할 것이다.
이택진 / 철도노조 미비조직국장
※ 톺아보기는 ‘샅샅이 더듬어 가면서 살핌’을 말하는 순우리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