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가 동네북처럼 두들겨 맞고 있다. 10분 전에 승객을 태운 경의선 열차를 통과시키더니 4분 전에 회송열차를 보냈다는 것이다. 언론은 눈이 벌게서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고 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공사를 두들기는 내용들 일색이다.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개선책은 무엇인지 따지는 언론은 없다. 안타깝게도.
노동조합은 사고 즉시 조사반을 현장에 보내 여러 가지 사실을 확인했다. 대체로 언론보도가 사실과 부합된다는 점, 사고 한참 전부터 문제가 발생하여 현업에서 보완책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공사가 시설공단에 보완책을 요구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사고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철도시설공단에게 있다. 철도공사의 요청에 대하여 보완이나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임공방만으로 끝내기에는 너무 심각한 문제들을 확인한다. 시설공단은 왜 신속한 보완조치를 할 수 없었을까? 철도공사는 왜 시설공단에 요청만 하고 직접 현장 감시나 열차 운행중단 같은 조치를 할 수 없었을까? 우리는 한눈에 시설과 운영의 억지분리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점을 확인한다. 집행에 대한 요청과 묵살, 책임을 다했으니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불감증, 이점에 대하여 두 기관 모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껴야 할 것이다.
철도의 안전운행을 위해서 분리해서는 안 될 두 기관의 억지분리,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하여 근본적인 재검토를 해야 한다. 가좌역 사고를 돌이켜 보라. 사업소는 문제를 확인한다. 그리고 상위조직인 지사에 보고한다. 지사는 감리단과 시설공단에 공문으로 보완요청을 한다. 시설공단은 시공회사에 요구하고 감리단에 요청할 것이다. 그러나 도중에 공문이 잠자거나 바쁜 일로 인해 미뤄두면 어떻게 될까? 바로 가좌역과 같은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다.
시설과 운영은 통합해야 한다. 안전문제는 기관 사이에 공문을 주고받을 게 아니라 직접 출동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철도 안전문제는 그 어떤 것보다 최우선적으로 다뤄야 한다. 지금 정부에서 진행하는 구조조정 공격, 외주화, 감원 등은 즉시 철회해야 한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이철 철도공사 사장은 전시용으로 현장을 찾아다니며 ‘뿌리경영’을 할 게 아니라 안전문제는 현업에서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진정한 ‘뿌리경영’을 실행해야 한다. 가좌역 사고로 그동안 겉치레에 요란했던 공사 이미지는 땅에 떨어졌다. 코레일 그룹은 출발하자마자 스타일을 구기게 되었다. KTX나 새마을호 승무원은 안전과 관련 없다는 사장의 태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 |
이철의 / 철도노조 정책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