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는 통칭 ‘전사적인적자원관리시스템’이다. 디지털(Digital) 기술의 발전으로 신자유주의 기업경영의 핵심기법으로 자리 잡은 ERP는 인터넷의 발전과 더불어 끊임없는 이윤추구와 현장의 노동과정을 직접적으로 통제하고자 하는 자본의 열망에서 발현된 신경영기법의 핵심이다. 영업에서부터 생산, 구매, 인사 등 회사 내의 모든 업무를 정보기술을 이용하여 직접, 통제 관리함으로 이윤의 극대화를 꾀하고, 정보통신 시스템으로 전 노동과정을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통합 정보 시스템이다.
ERP는 어떻게 철도노동자를 옥죄고 통제할까?
■ 조기 퇴직으로 인한 인력의 감축과 노동강도의 강화
중간관리자가 했던 현장 관리와 작업지시, 물품의 관리 등이 컴퓨터에 의해서 가능함으로 이 업무를 담당했던 중관관리자나 말단의 스텝이 가장 구조조정 당하기 쉬운 직책이다. 또한 이 업무를 현업의 직원이 직접적으로 담당하기 때문에 시스템의 도입에 의한 노동 강화뿐만 아니라 인력의 감축, 그 외의 추가 업무까지 담당하는 2중 3중의 노동 강도 강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 시스템이 도입 안착되면 노동 강도가 130% - 150%의 증가 효과가 있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과로사,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동료, 나의 이야기가 된다.
■ 상층과 하층, 핵심과 비 핵심, 주 업무와 주변업무의 구분이 명확해진다.
모든 업무의 정량화, 지표화가 가능하며, 핵심과 비 핵심의 명확한 구분으로 자신이 비 핵심으로 분류되거나 주변업무로 전락할 경우 인간적인 자존심의 상처를 받는 것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인간적 모멸감에 의한 자발적 퇴직의 증가가 이루어진다. 또한 주변업무나 비 핵심 업무는 외주화, 비정규직화하여 전반적인 고용불안의 가중으로 나타난다. 사측은 노동조합의 조직력이 약한 곳을 우선하여 외주화하여, 조합원의 고용에 대한 불안을 더욱 증폭시킴으로 노동조합의 내부 조직력을 약화시키는 기제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이것을 통한 노동자의 개별적 통제가 가능하도록 만든다.
■ 컴퓨터가 조합원의 뒤통수를 노리고 있다.
첨단의 시스템으로 1년 열두 달 연중 감시당하는 노동자를 상상하라. PDA에 내장된 GPS(위성 위치추적 시스템)는 현업노동자의 업무시간과 위치이동 추적은 물론 일상 활동까지도 감시가 가능하다. 이는 사측의 노동통제를 강화하여 노동강도 강화로 귀결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인터넷으로 인한 정보 유출이 심심치 않게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나의 정보는 확실하게 안전한 것인가?
■ ERP는 철도의 현실에 전혀 맞지 않는 시스템
내 일터는 누가 보장해 주는가? 4월 8일 MBC뉴스에서 병원의 일회용품 재사용을 특집 기획 기사로 만들어 방영하였다. 그런데 일회용품의 재사용 이유는 물류비용의 절감이란다. 환자의 건강은 효율성과 이윤에 의해 침해 받는다. 신성한 생명을 다루는 병원에서 조차 이윤추구를 최고 목표로 하고 공공성은 처참하게 훼손당한다.
돈만 벌면 장땡? 안전은 고객이 책임져야 하고, 노동자는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는 시스템이다. ERP구축의 핵심내용은 '원가분석'을 토대로 한 재무-구매-인사-현업-영업 관리에 있다. 하지만 철도는 제조업 공장처럼 생산수량을 빼내는 업무가 아니다. 개인의 업무능력보다는 '협업체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도 ERP에서 행해지고 있는 원가분석 즉, 단가산정은 처음부터 잘못된 기형적인 내용이고, 협업적 조직체계인 철도의 현실에 전혀 맞지 않는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철도공사가 ERP시스템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ERP를 도입하여 전체 조합원을 개별 통제 관리하여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고 철도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여 결국에는 철도를 사유화하려는 것이다.
철도 노동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우리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동료가 경쟁의 상대가 아니라 다 함께 우리의 일터를 지키고 함께 살맛나는 일터를 만들어 가는 동지로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직종을 분리하지 말고 전체 철도노동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며, 이것을 기반으로 철도공사가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분리하려는 의도를 분쇄하기 위해 현장의 주도권을 노동자가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의 시작이 현재 전체 철도의 구조조정을 막아내기 위한 투쟁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