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간의 첫 만남의 자리에서 상대방에 대한 호감이나 비 호감, 또는 매력적인가 그렇지 못한가에 대한 판단은 채 1분도 안 되는 짧은 순간에 결정되어 진다고 합니다. 인호를 처음 본 순간 내가 느낀 첫인상은 약간은 기운이 없는 듯 의욕적이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사람을 만났을 때의 첫 느낌이 전부라면 그 사람은 매력적이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대화를 나눌수록 그 지친 모습 속에서 그의 차분함과 신중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나친 열정으로 흥분을 해 일을 그르치지 않고 차분함 속에서 이성을 잃지 않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현명한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2003년 6ㆍ28 파업 이후 4년여 동안 같이 근무를 하지 못하고 야인생활을 하고 있는 인호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그 당시에는 동기들 모두가 밥 당번과 잔심부름을 하던 시절이었으나, 이제는 모두 기관사가 되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 동기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부럽기도 하고 현재 자신의 처지가 안타까울 것입니다. 세상 모든 것은 자기 자리에 있어야 가장 빛나는 것이고 인호 또한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울 것입니다. 2003년 당시에는 지겹도록 착선대와 수많은 야간열차 운행을 했었지만, 인호와 해고동지들의 노력과 투쟁의 결실로 인해 전보다 좋아진 근무 환경을 느껴가며 인호가 하루 빨리 현장으로 돌아와 우리와 함께 근무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해고동지들은 무엇을 하면서 지낼까?” 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었습니다. 큰 집회가 있을 때 잠깐 참석하고 평상시엔 여유롭게 지낼 것 같은 제 생각은 큰 착각이었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복직을 위한 투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작년에 인호는 집에서 잔 날이 200일도 안되고 나머진 천막농성과 KTX여승무원 등과 함께 지냈다고 합니다. 어서 빨리 복직이 되어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근무하기를 바라고 그토록 바라는 2세도 갖기를 바랍니다.
이봉준 / 청량리기관차승무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