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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조합원들이 새 지도부를 뽑는다. 대중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지도부를 가진다고 하지만, 나는 기왕의 지도부의 수준이 철도노조 조합원들의 수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고 생각해 왔다.
먼저 조합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자세에 대해 말하고 싶다.
철도노동자들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동안 너무 힘들게 살아왔다. 생존을 위해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하는 어려운 일에 앞장서려면 자신과 가족의 희생이 불가피 했다. 하지만 그 눈물겨운 희생을 훈장으로 다는 순간 지난했던 헌신은 빛이 바래고 만다. 오만과 독선이 스스로와 운동을 망치게 된다. “내가 이렇게 고생하는데 조합원들이 몰라준다.”고 말하는 간부들을 볼 때마다 나는 망가지고 있는 아름다웠던 영혼을 본다.
조합원들이 투쟁해서 막은 민영화를 혹시 간부들이 훈장처럼 달고 다니지 않았나 반성해 보자. 조합원들이 위임한 권력에 안주해 정부와 사용자들이 퍼붓는 이데올로기 공세에 조합원들을 방치해오지 않았나 반성해 보자. 구조조정과 기득권을 맞바꾸는 투쟁의 결말이 기득권마저 앗아간다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도 짐짓 모르는 척 조합원들의 시야를 흐리지 않았나 반성해 보자.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동지를 미워하지 않았나 반성해 보자.
민주주의의 구현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다.
철도노조 조합원들은 오랜 투쟁을 통하여 조합민주주의를 신장시켜 왔다. 임원 선출권을 간부들에게서 찾아온 다음부터 노동조합은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한 번 더 간부들과 투쟁해야 한다. 조합원의 노동조건을 구체적으로 발현하는 단체협약의 체결권을 철도노조 조합원들은 간부들로부터 찾아와야 한다. 법적으로 단체협약의 효력을 발생시켜 놓고 조합원이 싫으면 내가 그만두면 된다는 간부들의 삼류코미디를 이제 조합원들이 종식시켜야 한다. 2․27합의 이후 노조 대의원들은 ‘단협 체결권을 조합원들이 갖는’ 안건을 부결시킨 바 있다. 전 세계 역사에서 대의기구가 권력을 대중에게 스스로 넘긴 예는 없다. 각 후보진영이 ‘단협 체결권을 조합원들이 갖는’ 것을 안건으로 하는 조합원총회 소집을 공약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조합원들이 요구하여야 한다. 지금 철도노조에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지 않으면 지금까지보다 더한 어려움이 다가올 것이다.
각 후보진영의 출사표가 반성으로 시작되기를 기대해 본다. 조합원들의 차가운 시선을 조합 활동가들만 모르고 있다. 겸허한 자세에서 비롯된 열정과 헌신만이 조합원들의 멀어진 마음을 되돌릴 것이다.
김명환 / 구로열차승무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