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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의 이야기 이지만 적어도 1998년까지는, 고용불안이란 말은 남의 이야기였습니다. 고달프고 박봉인 철도노동자들이었지만 인간미는 넘쳤다고나 할까요? 아픈 사람도, 좀 부족한 사람도 그럭저럭 직장에 다니던 시절이었죠. 아픈 사람은 창고나 정문 같은 곳에서 벌어먹을 수 있었습니다. 철도 건널목, 서무, 식당관리, 숙사관리같은 일을 하며 “왜 현장인력을 엉뚱한 곳에 쓰느냐?”는 불만이 제기되었죠. 아픈 사람도 그럭저럭 정년하고, 능력이 좀 부족한 사람도 일할 곳이 있었습니다.
일용직으로 들어왔다가 고용직이 되고 드디어 기능직 공무원이 되어 집안잔치를 하는 일도 흔했죠. 지금은 어떻습니까? 직장이 살벌해져서 지금은 “능력없는 당신, 철도를 떠나라” 분위기가 이렇게 되었습니다. 경영진은 물론이고 노동조합 홈페이지에도 이런 글이 버젓이 올라오곤 합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998년 외환위기는 한국경제가 신자유주의 흐름의 한가운데로 휩쓸려 들어간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대규모 정리해고가 사회를 휩쓸고 명예퇴직, 희망퇴직으로 사오정이니 비정규직이니 하는 살벌한 단어가 노동현장에 떠돌게 되었습니다. 대규모 실업이 발생하고 사회분위기가 살벌해져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당신은 경쟁력이 있습니까?” 식의 적자생존 논리가 판을 치게 되었죠.
인기 빵점이던 철도도 98년 IMF 이후 정규직 일자리를 얻으려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였습니다. 2003년 6.28파업이 실패한 뒤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이 대규모로 늘어났습니다. 직접고용 계약직은 물론 외주노동자도 획기적으로 늘어났죠. 일용직이나 도급용역 노동자들은 통계조차 정확하게 잡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경쟁이냐, 연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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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경쟁을 선택하겠습니까? 아니면 연대와 단결을 선택하시겠습니까? |
사회 분위기가 살벌해지고,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니 노동자들은 스스로 동료를 경쟁자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연대의식은 점점 사라져 노동운동에도 연대투쟁이니 연대파업이니 하는 단어가 점점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서글픈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정규직이니 비정규직이니 하는 단어조차 무의미하던 철도가 어느새 생존경쟁의 각축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노동조합과 노동자 의식
한국사회를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완전히 파괴되어 무력화된 사업장일수록 고용불안이 심합니다. 따라서 노동자들의 연대의식도 희박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 경쟁의식이 극단화된 곳은 연봉제를 실시합니다. 몇몇 사람에게는 획기적인 연봉을 제시하고 전체적으로는 하향평준화되는 연봉제, 이것앞에서 노동조합은 그대로 고사하게 됩니다.
철도는 격변기의 한가운데 노동자들은 구조조정과 감원, 비정규직 확대라는 태풍의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연대와 단결을 강화하여 함께 대응하느냐, 노동조합이라는 방파제가 떠내려간 격류속에서 자신의 능력으로 살아남느냐, 이런 선택이 철도 노동자들 앞에 가로 놓여 있는 셈입니다. 과연 우리는 어느 길로 걸어가야 할까요?
이철의 / 미조직비정규특별위원회 대표



당신은 경쟁을 선택하겠습니까? 아니면 연대와 단결을 선택하시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