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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해투성명] 중앙노동위 판결연기에 따른 철도해고자의 입장
철해투

2005년 02월 05일 5427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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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해고자원직복직투쟁위원회 성명서]

 

 

중노위 판결연기에 따른 철도해고자의 입장

 

 

지난 2.4. 중노위에서 개최된 철도노조의 해고자 61명을 포함한 211명 징계사건 관련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건에 대한 중노위 공익위원들의 판결이 위원들간의 의견불일치로 연기되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우리 철도해고자는 아래와 같이 입장을 밝히면서, 공익위원들의 현명한 판단이 있기를 진심으로 호소한다.

 

 

1. 무릇 분쟁을 다루는데 있어서 결과에 대한 판단도 중요하지만, 그 원인과 과정에 대한 판단이 어쩌면 더 중요하다고 본다.

 

- 지난 심리과정과 각종 근거자료에서 드러났듯이 본 건은 정부와 철도노조가 맺은 노사합의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파기함으로써 발생한 사태이며, 이는 노사간 혹은 노정간 신의칙이 파기된 대표적 사례이고 그 자체 위법한 부당노동행위이다.

- “철도의 공공성을 감안하여 기존 민영화방침을 철회하고, 향후 철도개혁은 철도노조 등 이해당사자와의 충분한 논의와 공청회 등 사회적 합의를 거처 추진”한다는 이른바 ‘정부의 약속’이 단 2개월의 일방적 입법이라면 이는 상식수준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 그래서 입법을 주도한 열린우리당의 이호웅의원이 철도노조에게 “충분히 협의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던 것이며,

- 그래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철도노조가 총파업이라는 극한적인 수단에 호소하게 된 것은 합의절차를 실질적이고 충실하게 거치지 아니한 채 입법절차를 강행한 정부에게 60%의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던 것이다.

- 본 건 철도파업의 절차와 목적의 정당성,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시비를 다투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통상 분쟁을 다루는 또 다른 중요한 목적이 제2, 제3의 소모적인 분쟁유발을 예방하는 차원도 있음을 고려한다면, 철도파업에 이르기까지의 원인과 과정에 대한 판단이야말로 보다 핵심적인 판단기준이 되어야 하리라 판단한다.

 

 

2. 본 건 심리과정에서 피신청인들이 한 진술내용은 본 건 해고 및 징계가 형평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며, 노동조합활동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수준의 불이익처분이라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 피신청인의 주장 요지는 “원래는 8천명 이상을 모두 중징계 조치해야 하지만 업무의 차질을 고려하여, 파업 참여율 및 적극성 여부를 고려하였다”는 것이다.

- 바로 이러한 피신청인의 주장이야말로 노동조합할동을 지배 개입한 것을 스스로 시인하는 대목이다. 징계사유가 ‘파업에 참여하였다는 이유’로 똑 같은데, 누구는 징계하고 누구는 징계를 하지 않는다는 기준이 무엇인가? ‘파업참여율과 적극성 여부’란 도대체 무엇인가? 공무원신분임을 강조하는 피신청인이라면, 그 자체로 사법적 효력을 갖는 공무원조직의 징계권행사에서 객관성과 합리성, 균형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잘 알고 있을 터이다. 그럼에도 피신청인의 징계내용 및 진술내용 그 어디에도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감과 신중함을 찾아볼 수 없다. 단지 객관성을 상실한 피신청인의 마음속에만 있는 어떤 자의적 기준일 따름이다.

- 이런 식이라면 조합원들이 조합원 총투표라는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결정한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에 다름 아니며, 노동조합의 헌법인 규약에 따른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에 비추어 보건대 이는 노동조합활동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자는 것이며, 징계를 무기로 노동조합활동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실제로 본 건 대량징계의 여파로 현재 철도노조 본부 및 지방본부 간부의 절반 이상이 해고자로 채워져 있으며, 100-300단위의 상당수 현장 지부들은 집행간부조차 제대로 선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본 건 무차별 대량징계가 노동조합활동을 어떻게 침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3. 권한과 책임을 갖고 노동관련 사안을 다루는 지위에 있는 노동위원회에게 있어서, 철도노동자들이 지난 50년이상 위헌적이고 탈법적인 노동권의 사각지대에서 노동권이 박탈되는 불이익을 받아온 사실은 단순히 지난 일로 치부할 수 없는 중대 사안으로 받아들여져야 함이 마땅하다고 본다.

 

- 헌법과 법률로 보장한 노동3권이 아무렇지도 않게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왔다면, 과연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한단 말인가? 그 누가 철도노동자의 한과 눈물을 닦아줄 것인가?

- 이와 관련하여 노사관계에서 상대적 약자인 노동자의 처지를 반영한 노동법을 조직운영의 지배원리로 삼고 있는 노동위원회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노동계에서 요구하는 ‘노동법원’이 없다. 심지어 쌍방 대등의 원리로 진행하는 민사소송에서조차 피신청인들에게 60%의 책임을 물은 바 있기도 하다.

 

 

4. 명실상부한 노동분쟁 전문기관으로 불리는 노동위원회의 역할과 존재이유를 신중히 제고해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 본 건과 관련하여 ‘부당해고’건이 아니라 ‘부당노동행위’건이라는 부분과 관련된 쟁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지금까지 노동위원회 판결 예로 볼 때 ‘부당노동행위’건이 부당해고 건에 비해 구제되는 경우가 극히 저조했다는 통계적 사실 등이 판단의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다.

- 하지만 철도노동자들은 ‘부당해고구제신청’ 자체가 배제되어 왔던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철도해고자들의 부노 건에는 부해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또한 부노 관련 법률 81조 1내지 5항에 근거하여서도 얼마든지 구제가 가능하다고 본다. 부당노동행위 건은 노동조합활동 보장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다. 본 건에서 피신청인이 노동조합활동을 현저히 침해한 정황은 충분히 확인될 수 있으며, 아울러 노동위원회 심판에서 부당노동행위 사건의 구제율이 현저히 낮은 부분은 새로운 과제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 노동위원회는 갈등과 대립이 상존하는 노동문제에 있어서 공정한 중재자 및 심판자의 역할을 본연의 임무로 한다. 따라서 노동위원회는 정부방침이나 사법부의 판단과는 별도로 전문성에 근거한 독립적이고 공정한 심판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오히려 정부방침이나 사법부의 판단을 선도할 책무가 있다.

- 통상 사법부가 하는 판결의 경우처럼, 불합리한 제도개선은 문제의식을 담은 새로운 판단으로부터 시작된다. 마찬가지로 노동관련 사안에서 전문성과 합리적 판단을 모토로 하는 노동위원회의 문제의식을 담은 선도적인 판단이야말로 제도개선의 실마리를 푸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믿는다.

 

 

우리 철도해고자들의 요구는 무리한 것이 아니다. 50년 넘게 배제되어왔던 노동권에 대해, 마지막 기회인 이번에 만이라도 박탈된 권리회복을 해달라는 것이다. 공공부문 유사 사업장 유사 파업사례에 견주어 형평성이라도 유지해달라는 것이다.

 

부디 공익위원들이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을 통해 한 맺힌 철도노동자의 눈물을 닦아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아울러 명실상부한 노동분쟁 전문기관으로서의 본연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 새로운 계기로 삼을 것을 기대한다.

 

 

 

2005.2.5.

민주노총/공공연맹/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해고자원직복직투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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