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민영화 공청회"에 대한 우리의 입장
우리 '전국철도노동조합'과 '고속철도건설공단노동조합'은 열악한 근무조건에도 불구하고 철도산업의 발전과 철도의 공공성을 지켜내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 일해 왔다. 그리고 정부의 일방적인 '철도민영화정책'에 대해서도 공공철도의 발전을 위하여 여러 차례 그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그간 우리는 철도 산업의 올바른 발전을 위하여 정부가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 전문가들과 진지하게 논의할 것을 요구해 왔으며, 11월 7일 건설교통부, 철도청, 고속철도건설공단 주최로 개최될 예정인 공청회도 그러한 공론의 장이 되기를 기대하였다. 그래서 비록 '들러리 공청회'가 아닌가 하는 우려속에도 우리는 철도서비스를 생산하는 노동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견지하기 위하여 정부가 요청한 공청회에 참여하기로 정한바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정부가 이 공청회를 철도의 올바른 발전을 위한 장으로 진행하려는 것이 아니라 법안상정을 위한 요식 행위로 삼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공청회'는 말 그대로 다수의 의견을 청취하여 정책 결정에 반영하기 위한 장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는 정부가 애초에 노동조합의 의견을 진지하게 수용할 것이라는 약속과는 달리 일방적인 법률안 통과 일정에 따라 공청회를 진행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11월 1일 건설교통부장관은 철도노조 위원장과의 면담과정에서 '철도민영화를 강행하겠다'는 정부 방침만을 일관되게 전달하였다. 우리는 건설교통부장관의 이러한 발언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우리가 아무리 공청회장에서 진솔하게 의견을 전달하여도 소리 없는 메아리가 될 것이며, 오히려 공청회가 정부의 방침을 합리화시키는 요식 행위로 이용될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준 것에 다름 아니다.
건설교통부장관이 스스로 공청회의 의미를 부정함으로써 이번 공청회의 정당성은 사라지고 말았다. 나아가 공청회를 통해 철도 발전을 위한 진지한 논의를 갈망했던 우리의 가슴은 또다시 무너져 내렸다. 정부는 언제까지 공공의 철도, 국민의 철도라는 모두의 바램을 외면할 것인가?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들러리 역할을 할 수 없다.
따라서 11월 7일로 예정된 공청회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그 공청회는 원천무효임을 천명하는 바이다. 또한 공청회의 의미를 사전에 부정한 것에 대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이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이는 실추된 상호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이다.
철도는 이 나라의 기간산업이며 온 국민이 이용하는 필수서비스이다. 우리는 국민의 의견을 구하지 않는 일방적인 철도 정책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 또한 우리는 '일방적인 철도민영화 일정'에 따른 요식 행위가 아니라 진정으로 열린 공간에서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철도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는 공청회가 열리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만일 정부가 이러한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또 다시 무시하고 일방적인 철도민영화 일정을 강행한다면 철도를 사랑하는 온 국민과 함께 혼신을 다해 저항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공청회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1. 우리는 일방적 철도민영화의 요식 행위로 예정된 공청회는 참가할 수 없다.
1. 공청회의 의미를 부정한 건설교통부장관은 사과하라.
1. 정부는 무리한 철도 민영화 방침을 철회하고 실질적인 논의의 장을 구성하라.
2001. 11. 6
전국철도노동조합
고속철도건설공단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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