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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 대국민 담화문] 새로운 시작을 기약하며
중앙쟁대위

2003년 07월 10일 4569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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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철도노조 위원장 천환규입니다.

먼저, 그 동안 저희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인하여 국민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철도노동조합에서 좀 더 정부를 이해시키고, 국민여러분의 동의를 구하고, 파업을 피해 갈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지 못한 점은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저희들이 파업을 피해갈 수 없도록 하였으며 국민여러분의 불편을 무릅쓰고라도 저희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하여 파업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비록 저희들의 요구는 관철되지 않았으나 국민여러분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파업을 스스로 철회하였으며 다시 정든 일터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파업기간 동안 저희를 지지하고 성원해 주신 국민여러분과 민주노총을 비롯한 여러 노동, 시민단체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국민여러분,
이번 저희들의 파업을 언론에서는 불법적이고 집단 이기주의적이라고 매도하였습니다.
그들은 철도노조의 파업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노동자 파업에는 항상 이런 말들로 신문지면을 도배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철도노동자들은 철도노조원들의 신분전환의 문제, 공사화시의 연금 불이익의 문제 등 철도노동자들의 이해관계가 담긴 문제만을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언론은 이것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저희들을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하였지만 이것이 이번 파업의 핵심적인 요구사항은 아닙니다.

철도는 개혁을 요구합니다. 철도노동조합은 철도개혁을 절실히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의 철도는 남북을 가로질러 유럽까지 가는 길을 열어 줄 것이며, 나라의 평화통일에 기여할 것이며, 우리 나라를 동북아시아의 중심국가로 세워 줄 것이며, 아시아와 태평양을 잇는 다리가 될 것입니다. 이런 철도를 개혁하는 데는 정부와 여당, 이해당사자인 철도노동자는 물론이며 사회적 합의를 거쳐 온 국민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그러나, 지난 4월 20일의 노정합의에서 철도개혁은, 철도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철도노동자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하기로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은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저희들의 요구는 철도개혁에 대해 철도노동자들과 합의하기로한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었습니다. 일방적으로, 졸속으로, 향후 100년 철도의 기틀이 될 법안을 국회법까지 어겨가며 한 달만에 날치기로 통과시키지 말라는 요구였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철도노동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철도노조가 철도개혁의 일정을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6월 30일 철도관련 2개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고 말았습니다.

철도노동자들은 진정으로 철도의 개혁을 바랍니다.
일 년 내내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일하는, 일제시대부터 아직 이어오고 있는 철야 맞교대 근무를 개혁하기를 바랍니다. 산업재해로 일 년에 30여명 이상의 동료가 죽어나가는 현장을 개혁하기를 바랍니다. 공무원 박봉에 시달리지만 그래도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바랍니다. 최소한 공무원 신분을 포기하더라도 노후생활만은 보장될 수 있는 일터로 바뀌기를 바랍니다.
뿐만 아니라 빈부의 격차 없이 전 국민이 평등하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기를 바라며, 돈이 되지 않는다고 시골 서민들의 발인 철길을 걷어내지 않기를 바라며, 철도의 부채 때문에 철도요금을 올리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또한 지난 100년 철도가 그랬듯이 향후 철도가 평범한 국민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철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 7월 1일, 철도노조는 철도관련 2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시점에서 더 이상 국민들에게 불편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파업을 스스로 철회했습니다. 그러나, '선복귀 후대화'를 주장했던 정부는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고 고소고발과 징계 등의 탄압만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시민단체와 여론의 일각에서 보도되고 있는 것처럼 참여정부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도 없었던 사상초유의 노조탄압을 자행하며 철도노동조합을 뿌리 채 걷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성도, 대화와 설득도, 참여도 바랄 수 없는 '참여정부'일지도 모르지만 철도노동조합은 정부와 여당에게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1. 정부는 즉각 고소고발, 징계 등의 노동조합 탄압을 중단해야 할 것이며, '선복귀, 후대화'를 공언했던 만큼 즉각 철도노동조합과 대화의 자리에 나서야 할 것이다.
2. 철도노조의 6·28파업은 정부가 지난 4월 20일 노정합의를 지키지 않아서 비롯된 것이므로 정부는 4·20합의를 성실히 수행하고 이해당사자인 철도노조와의 협의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철도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간 저희 지도부는 조합원들의 현장복귀 이후에도 정부의 무지막지한 철도노동자 탄압에 맞서 민주노조와 4·20합의를 사수하고 철도조합원의 고소고발과 징계를 최소화하기 위한 투쟁을 벌여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2만 2천 조합원의 구심을 새롭게 세워 그 벅찬 임무를 넘겨 드리려 합니다. 이제 철도노동조합은 새로운 지도력을 중심으로 다시 불사조처럼 부활할 것이며 국민을 위한 철도를 건설하는 역사적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투쟁의 길로 다시 나설 것입니다.

이번 파업에서 철도노조를 지지, 성원해 주신 국민여러분들과 힘을 모아 주셨던 모든 단체의 동지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03년 7월 10일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천 환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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