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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와 관련한 전국철도노동조합 입장
철노중앙쟁대위

2003년 02월 19일 2291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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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2. 19. (수) 보도자료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와 관련한 전국철도노동조합 입장


  전국철도노동조합은 18일 오전 대구지하철 중앙로역에서 발생한 방화사건으로 인해 참변을 당하신 승객들과 유가족 모두에게 철도종사자의 일원으로서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그리고 조속한 사고복구와 재발방지를 위해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1974년 서울지하철이 개통된 이래 최대의 참사인 이번 사건은 지하공간에서 발생한 방화사건이며, 정확한 조사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방화로 인해 정전, 운행정지 그리고 암흑천지에서 승객들이 신속하게 대피하지 못함으로써 유독가스와 화염으로 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사고의 원인과 향후 대책에 대해서 관계당국에서 근본적이고 전면적인 안전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은 동일한 업무를 하는 철도종사자로서 철도안전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마련에 함께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단정하지는 않지만, 우선 철도종사자로서 몇가지 문제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대구지하철은 차장이 승무하지 않고 기관사 1인이 열차의 유일한 승무원인 1인승무제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도권의 국철 분당선, 도시철도공사 5-8호선과 인천지하철 그리고 부산지하철과 대구지하철이 이러한 1인승무제로 운행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안전의 문제를 들어 차장승무 폐지를 반대해 왔으나 정부와 경영진은 인건비 등을 이유로 최소 수백명에서 출퇴근시간에는 천여명 이상이 이용하는 전동차에 차장이 없는 1인승무제를 도입했습니다.

  기관사가 열차의 운행정보교환과 운전을 책임지고 차장은 출입문개폐와 안내방송 등 승객에 대한 서비스를 분담하여 최전부와 최후부에서 열차의 안전의 마지막 보루로서 역할을 할 때만이 대구지하철 참사와 같은 대형사고를 초기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번 사고에서도 드러났듯이 열차 후부에서 인격장애자의 방화를 최전부에 있는 기관사가 초기에 인지하기도 어려울 뿐 만 아니라 반대방향에서 오는 열차에게도 이를 통보하거나 비상제동을 체결할 수 있도록 조치할 수는 더욱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엄청난 화재 앞에 수 백명의 승객을 유도하는 등 안전을 책임질 승무원이 기관사 혼자여서 그 일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최소한 차장만 있었다 하더라도 출입문의 수동개폐와 배터리 사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이번처럼 대형참사로 확대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차장이 있었으면 기관사 혼자서 운전사령과 교신하느라 승객이 죽어가는 상황이 방치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우리와 같은 1인 승무제도는 열차가 3량이하로 다니는 한산한 구간에 대해 그것도 출퇴근 시간에는 차장을 승무시키는 등 극히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대중이 이용하는 열차 안전에 대해서는 영업이익의 손익의 관점이 아닌 절대의 명제로 인식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렇듯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은 공공투자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이 공공투자는 두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나는 화재에 대비하여 지하구내 및 차량에 소화 및 제연설비를 완벽하게 구비하고, 차량제작에서 방염처리를 강화하는 등 선진국 수준의 시설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아무리 기계화, 자동화가 되고 경영합리화가 되더라도 다중이 이용하는 철도교통에서 기계의 오작동시나 이례상황에 대비해서 안전조치를 위한 최소한의 필수인력이 확보돼야 합니다. 지금 대부분의 지하철역은 매표원만 있고, 출입 승객의 이상유무를 점검하는 직원은 없습니다. 수백 수천명을 태운 전동차를 기관사 혼자서 몰고 있습니다. 이래가지고는 정신이상자의 홧김 방화에도 수백명이 참사를 당하는 후진국형 인재를 면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안전에 대한 구호를 남발한들 이를 뒷받침할만한 투자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오늘과 같은 예기치 않은 사고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이번 참사를 거울삼아 공공의 안전을 위해 당장의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강구되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도 심심한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또한 전국철도노동자들은 2월 한 달을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실천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2003. 2. 19.

전국철도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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