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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4월 23일 16시 16분 44초
[사설] 없던 일 돼버린 철도 민영화
작 성 자 한국일보 ( date : 2003/04/22 )

철도 노사분규가 타결되어 국민의 불편과 혼란을 막은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합의사항 가운데 철도 민영화를 포기한다는 조항은 과거 20여년간 추진되어 온 철도사업 효율화를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를 바 없다. 지금 추진 중인 공공부문 개혁에도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너무 유감스런 일이다.
지난주 말 발표된 합의사항 가운데 철도 민영화 방침 철회가 명문화되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안(案)으로 보도되었던 운영부분 공사화 방침도 사라지고, “차후 대안을 모색한다”는 모호한 표현으로 바꾸었다. 중간단계로 거쳐 가자는 대안으로 논의되던 부분 공사화 문안이 사라짐으로써, 철도 민영화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었다. 전력 가스 등 다른 공공부문 민영화도 그렇게 된다면 개혁이니 구조 조정이니 하는 말들은 구두선(口頭禪)이 되고 말 것이다.

국가가 경영하는 철도산업은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인해 적자와 서비스 정체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세계 모든 나라가 앞 다투어 민영이나 공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은 더 이상 적자를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시설과 서비스를 개선함으로써 안전하고 편리한 대량교통 수단을 만들려는 새로운 대중교통 시스템 개발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 인도 스리랑카 등 6개국만이 국영철도로 남아 있을 뿐, 세계 대다수 나라 철도가 민영화 공기업화되었다.

철도 종사원의 감소를 우려한 철도노조의 반발은 그렇다 해도, 정부가 하루 아침에 민영화 철회 요구를 덜컥 수용한 이유는 아무래도 납득하기 어렵다. 선거를 의식해 법안처리를 미루어 온 정치권의 책임은 더욱 크다. 개혁의 상징인 철도 민영화를 제외하고는 어떤 공기업 개혁도 무의미하다는 것을 관련 당사자들은 인식하기 바란다.



[사설] 성숙한 노사협력 확산 기대
작 성 자 파이낸셜 ( date : 2003/04/22 )

철도노사가 파업시한을 앞두고 밤샘 교섭을 벌인 끝에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한 것은 파업으로 인한 국민의 불편을 감안할 때 퍽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대화와 타협의 노사협력 관계가 앞으로 협상이 예정돼 있는 다른 많은 기업에도 확산돼 산업평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다만 이번 철도 노사협상에서 가장 큰 핵심사안인 철도운영체제에 관해 철도청측이 공사화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반면, 노조측은 이를 부인하면서 노사가 공동으로 대안을 모색키로 했다고 설명하는 등 이견의 완전해소가 안 된 것은 유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철도 노사협상의 쟁점은 철도사업의 민영화와 차량 검수업무의 외부 용역제 도입, 기관차 1인 승무, 해직자 복직문제, 과거의 파업피해에 따른 노조간부들의 임금압류 조치 해제 등 크게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철도 민영화와 차량 검수업무의 외부 용역제 도입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문제들은 사실 협상 이전에도 어느 정도 합의점에 도달돼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철도 민영화의 경우 시설은 국가가 관리하되 운영체제만 공사화하는 데도 노조가 파업으로 이를 반대하고 나서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다. 철도사업은 현재 매년 6000억∼7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보이고 있고 오는 2020년에는 모두 50조원의 재정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국민이 떠안아야 할 짐이다. 철도사업의 적자탈출을 위한 구조조정은 그래서 반드시 필요하다. 차량 검수업무의 외부용역제 도입도 같은 이유로 정부는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정부가 지난 19일 불법 과격파업 주요 관련자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사법처리하겠다는 강경처리 방침까지 정한 것은 모두 이 때문이었다.

노조도 이러한 우리 철도산업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운영체제개선 등 구조조정 작업에 적극 협조하리라고 기대한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노사협상시 머리에 붉은 띠를 동여맨 투쟁적인 모습도 이제 청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다 경영에 적극 협조하는 성숙한 노사협력을 기하고 외국 투자가들의 노조에 대한 두려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이는 필요하다.




[사설] 물건너간 철도산업 구조개혁
작 성 자 서울경제 ( date : 2003/04/22 )

철도청의 노사분규가 벼랑 끝에서 타결돼 철도운행 중단이라는 고비를 가까스로 넘겼다. 철도청은 지난 일요일(20일) 노조와의 마지막 협상에서 노조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는 선에서 최악의 사태를 극복, 일단은 `총파업`이라는 최대의 위기를 수습했다. 철도청이 이번에 `탈선 위기`를 무사히 넘어섰다고는 하지만 수습과정에서 노조에 지나치게 끌려간 부분이 하나 둘 아니어서 앞으로 철도산업은 물론, 공기업의 구조개혁에 적지않은 후우증을 남길 전망이다.

철도노조는 올 `춘투`(春鬪)에서 철도청의 민영화반대촵해고자 45명 복 직 및 신규인력 충원촵조합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취하 등을 내걸고 이를 받아 들이지 않을 경우 총 파업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고건 총리 주재로 노동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철도파업 때는 주동자와 가담자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사법처리 하겠다”는 대(對)국민 담화문까지 발표했었다. 그런데 협상 막판에 정부 입장이 뒤집혀 버린 것이다. 이제가지의 강경 입장은 사라지고 노조의 요구를 거의 수용하는 선에서 싱겁게 끝나버린 것이다.

철도청이 정부산하기관 가운데서도 문제가 많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공기업 중 대표적인 부실기업이라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지난해만도 8,27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최근 5년간(1998~2002년)의 누적 영업적자만도 무려 3조3,58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영업수지는 전혀 개선될 가망이 없는 데다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문제가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정부는 철도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이를 보전하고 있으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

정부는 철도청의 이 같은 만성적인 적자해소를 위해 유일한 해결책인 민영화를 전제로 하는 `철도산업의 구조조정 특별법` 등 3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민영화 반대는 물론, 오히려 인원증원을 내세우고 이번에 총 파업이라는 강수를 들고 나 온 것이다. 정부 정책과의 한판 대결이나 다름 없다. 그런데 정부가 노조의 요구에 양보한 버린 것이다.

정부로서는 이번 협상에 대해 노사평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개혁을 포기했다는 느낌을 지을 수가 없다. 벌써부터 다른 공기업의 노사협상에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재계의 반응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이번 철도노조의 주장은 `지나친 집단 이기주의`다. 여기에 정부가 쉽게 밀려 난 것은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앞선 것이다.



[사설] 철도 대타협 새 노사관계 전기로
작 성 자 대한매일 ( date : 2003/04/22 )

철도청 노사가 어제 철도 구조개혁과 인력 충원, 해고자 복직 등 미타결 쟁점에 대해 상호 양보하는 방식으로 막판 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철도 대란’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모면했다. 지난달 민간부문의 악성 분규인 두산중공업 사태에 이어 공공부문에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함에 따라 새로운 노사문화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과거 문민정부나 국민의 정부가 출범 초기에 노사분규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해 노동계와 불필요한 긴장관계를 지속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철도 노사 대타협은 다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합의 내용에 대해 일각에서는 ‘노조 편향적’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하지만 해고자 복직이나 가압류·손배소 철회 등은 새 정부가 추진하기로 약속한 사안인 만큼 과거의 잣대로 재단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철도 노사는 지금부터 장기간 교섭과정에서 생긴 앙금을 씻고 내년 4월부터 개통되는 고속철도를 정상화시키는 일에 매달려야 한다. 또 철도 구조개혁 방식에 대해 노사의 해석이 다소 엇갈리고 있으나 매년 1조원 이상의 국민 부담을 안기는 현행 운영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에 노사 모두가 공감했다. 공사화 방식이든, 제3의 방식이든 하루빨리 결론을 내려 철도 운영의 부실이 고속철까지 이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올해에는 주5일 근무제, 외국인노동자 고용허가제, 비정규직 차별 철폐, 퇴직연금제 등 노사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현안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이나 철도 노사협상에서 확인했듯이 노동계나 재계, 정부가 한발씩만 양보한다면 얼마든지 접점을 찾을 수 있다. 정부는 특히 새 노동시책이 단위사업장 교섭과정에서도 뿌리내릴 수 있게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사설] 공기업 민영화 물 건너가나
작 성 자 매일경제 ( date : 2003/04/22 )

파업 직전까지 몰렸던 철도청의 노사분규가 일단락된 것은 다행이라 고 말할 수 있겠지만 뒷맛은 결코 개운치 않다.
이미 철도 파업이 예 고될 때부터 그 정당성이 의문시되던 노조 요구사항들이 결국 대부분 받아들여짐으로써 철도개혁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게 우리의 판단 이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노동장관회의를 열어 노조의 불법 파업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는 정부 발표 또한 잉크가 마르기 도 전에 허언(虛言)이 되고 말았다.
정부가 앞으로 국민 앞에 무슨 정책을 내놓든지 그것이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정권 초기부터 이렇게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다면 실로 앞날이 걱정되 지 않을 수 없다.
더 큰 걱정은 정부가 추진중인 공기업 민영화 작업이 제대로 되겠는 가 하는 점이다.
특히 이번 철도분규 사례를 보면 그렇다.
정부는 철도 시설과 운영을 분리하고 운영은 민영화를 전제로 공사화하도록 합의했다고 말하지만 노조는 그게 아니라는 점만 보아도 민영화의 앞날을 점치기 어렵게 됐다.
90년대부터 10년 이상 끌어온 철도 민영화가 이 정도인데 다른 사례도 결코 순탄한 진행을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미 추진중인 민영화 작업이 지연될수록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돌아간다.
민영화는 주로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추진되는 것이 다.
매년 운영적자가 늘어나 재정에 부담을 전가하는 것을 막자는 경우로 철도청이 그에 해당된다.
매년 거의 1조원에 가까운 철도 운영 손실 은 결국 재정지원으로 해결되는 셈이다.
철도청의 누적 부채 또한 내년에 개통하는 고속철도 부채까지 합치면 10조원이 넘는다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6~7년 동안 연구 끝에 결론을 내린 민영화를 놔두고 또다시 노사공동으로 대안을 모색한다는 것은 몇 년 간 더 누적 적자 를 키우겠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적자 운영인 공기업의 민영화까지 재검토된다면 그렇지 않은 공기업 민영화도 영향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정부 지분 소유 은행이 나 가스, 발전 공기업의 민영화를 말한다.
적자가 나지 않는 데도 재 정수입 증대를 위해 추진하겠다는 민영화가 내부 노조의 어떤 반발을 불러올지 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의 민영화 의지를 다시 촉구하면서 민영화가 지연될수록 국민 부 담만 늘어나게 됨을 재삼 강조한다.



[사설] 정부의 노조편향정책 곤란하다
작 성 자 세계일보 ( date : 2003/04/22 )

철도파업 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정부의 협상태도가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한마디로 지나치게 '노조편향적'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불법 파업과 부당한 요구에 대해선 강경 대처하겠다고 밝혔지만 협상결과는 일방적으로 노조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는 것으로 귀결됐다. 이 때문에 정부가 '백기'를 들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아울러 노무현 정권의 노동정책 방향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협상결과를 지켜보면서 두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노동정책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무노동무임금(無勞動無賃金) 원칙이라든가 불법파업으로 인한 시설파괴 및 영업손실에 따른 민-형사책임 문제 등 그동안 자리잡았던 노사분규 협상의 원칙(노조의 책무)이 무시됨에 따라 자칫 파업만능주의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둘째,개혁정책이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만성적 적자구조 해소를 위해 추진해온 철도민영화 방침을 이번 협상을 통해 공식 포기했다. 대신 철도의 운영부문을 공사화할 방침이나 노사합의문에는 노조측의 반대로 '공사화'라는 말 대신 '철도구조개혁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애매한 표현을 사용, 향후 철도개혁 추진과정에서 논란과 갈등의 여지를 남겼다.

두산중공업 사태와 철도 분규에서의 정부의 협상태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노동정책은 노사중 어느 한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어서는 안된다. 잇따른 '노조요구 전폭수용'정책이 앞으로의 분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된다. 당장의 파업을 막자고 협상원칙을 무시하면 지나친 요구와 이에 따른 기업경쟁력 약화 등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음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사설] 철도 노사분규 타결, 得보다 失이 크다
작 성 자 조선일보 ( date : 2003/04/22)

철도청 노사분규가 파업으로 가지 않고 협상을 통해 해결됐는데도 다행스럽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 것이 이번 사태다. 득(得)보다 실(失)이 너무 큰 듯해서다. 정부 스스로 정책원칙을 무너뜨리면서까지 일방적으로 노조에 힘을 실어준 결과다. 파업은 막았다지만 앞날의 건전한 노사관계에 뒤탈거리만 남겨놓은 셈이다.

이런 식의 분규 해결은 결국은 덧나게 마련이다. 장기적으로 노사관계를 더 꼬이게 하고, 기업활동을 위축시켜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현 정부 들어 노사문제를 다루는 법과 원칙이 흔들린 탓에 지금 기업 현장에서는 심상치 않은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의 해외 투자와 신제품 개발 계획까지 노조와 사전 협의할 것을 요구할 정도다.

이런 사태의 직접적 원인은 ‘노사간 사회적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겠다’는 현 정부의 노동정책이다.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대화와 타협’의 원칙은 어느새 사(使)측의 일방적인 양보를 의미하는 말로 변질됐다. 지난번 두산중공업 파업사태의 노동부 해법(解法)이 그러했고, 이번도 마찬가지다.

국가기관이 사실상 처음으로 해고자 복직 요구를 수용했고, 10여년간의 논의 끝에 확정했던 철도 민영화 정책마저 내던졌다. “불법 파업에는 엄정 대응하겠다”던 방침이 바로 이런 뜻이었나를 묻고 싶을 정도다.

밀어붙이는 노조와 노조의 등을 감싸는 정부 앞에서 기업들은 지금 속수무책이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무너지고, 불법 파업 주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도 정부의 ‘눈총’ 때문에 어디론가 자취를 감춰버렸다. 이 같은 노조 편향(偏向) 정책으로 노사관계를 안정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면, 그건 과거와 외국의 전례(前例)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증거다. 노동계의 기대심리만 잔뜩 높여놓았으니 앞으로의 분규 해결을 더 어렵게 할 것이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지 그것이 걱정될 뿐이다.



[사설] 공기업 개혁 좌절시킨 철도협상
작 성 자 중앙일보 ( date : 2003/04/22 )

철도 파업을 둘러싼 노사 교섭의 과정과 결과를 보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파업이란 극한 상황을 피한 것은 다행이지만, 정부는 스스로 법과 원칙을 어기는 바람에 몇가지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남겼다.

무엇보다 정부는 객관적 명분이나 설명없이 몇년간 추진되던 민영화 원칙을 바꿈으로써 신뢰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공기업 민영화는 오래 전에 내려진 방침으로 이미 KT 등 8군데는 민영화가 마무리됐다.

그런데 새 정부는 아무런 의견수렴 과정 없이 발전과 가스의 민영화를 슬며시 미룬 데 이어 이번에는 철도 운영 부문의 민영화 계획을 공식 철회했다.

철도는 현재 연 6천억~7천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으며, 대대적인 수술이 없을 경우 2020년 국민 부담이 50조원에 이른다는 예상이 나올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비효율과 문제를 그대로 두겠다는 것은 정부의 직무 유기다.

건설교통부장관은 민영화는 철회해도 철도부문 개혁은 계속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이미 원칙은 무너졌고 앞으로의 처리는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정부가 노조 압박을 견디지 못함으로써 '밀면 밀린다'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 이는 앞으로 민간기업 노사협상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됐다.

민영화의 철회를 명분으로 파업하겠다는 것은 현행 법상 불법으로 해석되며, 정부도" 명백한 불법"이라고 천명했다. 그런 정부가 정작 협상 테이블에서는 덜컥 이 요구를 수용해 버렸으니 스스로 법을 어긴 것이다.

최근 민간기업에서는 노조가 외자유치까지 개입할 정도로 지나친 행동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고 한다. 두산중공업 때는 노동부장관이 나서서 노조 손을 들어주더니 이번에는 정부가 앞장서 불법에 굴복함으로써 본격적인 춘투(春鬪)를 앞두고 재계가 더욱 설 땅이 없게 됐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국을 평가절하하는 요인은 정책의 일관성 없음과 노사 문제에 있다.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두가지 모두에서 더 큰 타격을 입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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