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성과위주 구조조정이 대구참사 불렀다"
노동과 세계 제232호
1인승무제 등 마구잡이 인력감축으로 안전은 뒷전에
궤도부문 5개 노조, '기관사 희생양 만들기'에 항변
"눈앞의 성과에 급급한 구조조정이 결국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대구지하철 참사를 부른 꼴이 됐다."
궤도부문 5개 노조가 밝힌 재발방지 대책은 하루 평균 6백50만명이 이용하고 있는 공공교통이 사실상 위험에 그대로 방치돼 있음을 보여준다. 더구나 언론보도와 검찰수사가 사태의 원인을 '기관사의 잘못된 상황 판단' 등으로 몰아 수박 겉핥기식 대책마련에 그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서울과 부산, 인천 등 3개 지하철 운행에 관여하는 철도와 서울도시철도, 서울·부산·인천지하철 등 5개 노조는 "무분별한 인력감축"을 대구참사의 원인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최근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여파로 지하철 승무원이 2명에서 1명으로 줄어드는 추세인 데다가, 매표업무와 안전시설 관리 등의 업무도 점차 외주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기관이 '비용절감'과 '시민의 생명'을 맞바꾼 셈이다. 특히 1인 승무제도는 비상사태가 발행하면 신속한 대책마련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당장 폐기해야 할 정책으로 꼽히고 있다. 1인 승무제의 경우 기관사가 CCTV 모니터와 반사거울등을 통해서만 승객탑승 여부와 사고발생 등을 감지하기 때문에 차량 뒷부분은 사각지대로 남을 수밖에 없다. 특히 곡선 승강장의 경우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도 1인 승무제도는 이용이 적은 구간에 한해 제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또 3량 이상의 차량과 출퇴근 시간대에는 반드시 2인 승무를 실시토록 하고 있다.
대구지하철공사가 "6∼8량 열차에는 기관사 한 명으로 충분하다"고 말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하철과 철도의 특성상 통합적인 시스템 구성과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비용절감을 위한 외주용역화는 사고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2월 신태안역에서 철로보수 중이던 인부가 열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은 운행·시설부문 분리가 불러올 재앙을 알려준다.
이밖에 △차량내 소화기, 비상문 수동개폐장치 등을 승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위치 변경 △지나친 상업광고로 비상구 표시와 사고대처요령 등이 가려지지 않도록 제한 △대안마련을 위한 기구에 노동조합 참여 보장 등도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됐다. 또 각종 내장재를 불연제품으로 바꾸기 위한 계약과 구매단계에서부터 노조·시민단체의 감시를 도입해 운영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철도노조 조상수 정책실장은 "수사와 언론보도가 사태원인을 기관사 개인의 문제로 몰아가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기관사 잘못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내고 처벌해야 하지만, 기관사 한사람의 실수로 수백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구조 자체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인 구속 등으로 사건을 접을 것이 아니라 '이윤제일주의'에서 '공공성 우선'으로 정책방향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 동안 궤도노조들은 안전확보를 줄기차게 요구해왔으며 그 결과로 구속되고 해고돼 왔다.
조 실장은 이어 "언론에서는 시설물 안전확보를 위해 내장제를 모두 바꾸고 안전방재 시스템을 선진국 수준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면서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시장원리 아래에서 부채에 허덕이는 지자체가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 방안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 공공성 확보에 기반한 정부차원의 투자 없이는 모든 대안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승철 keeprun@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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