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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쟁의행위 까다롭다” 민변, 노동법 개정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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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2월 12일 09시 56분 43초
"쟁의행위 까다롭다” 민변, 노동법 개정나서


불법파업을 이유로 노동자를 상대로 한 사용자의 민·형사 소송이 늘고 있는 가운데 소송의 범위를 제한하고 노동쟁의의 개념을 확대하는 조항을 담은 노동관계법 개정초안이 나온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최병모)은 11일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과 가압류 소송, 업무방해 혐의 등 형사 고소·고발이 늘어나는 이유는 대부분 파업이 불법파업이 될 수밖에 없는 법제도의 현실에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노동관계법 개정초안을 마련해 입법청원 또는 의원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변의 이런 움직임은 두산중공업 노조원 배달호씨 분신사망사건이 한달이 지나도록 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건의 근본 원인인 거액의 손배·가압류를 양산하는 구조를 해결하지 않고는 이런 사건이 계속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민변의 조영선 변호사는 “현행 노조법은 쟁의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보고, 쟁의행위의 요건을 너무 까다롭게 규정해 사실상 노조가 법에 따른 파업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노동법은 임금과 근로조건, 해고 등의 문제를 벗어난 파업은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병원, 지하철 등 필수공익사업장의 파업은 직권중재를 통해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또 법원은 사용자가 가압류를 신청하면 피해액 산정의 적정성을 확인하거나 노조의 반론을 듣는 등의 절차도 없이 회사의 서면신청만으로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조합과 조합원에 대해 78억이 가압류된 두산중공업 노조의 김종환 전 지부장은 “아무 통보도 없다가 어느날 사무실로 가압류 통지서가 날아오면 끝이다. 한번도 변론을 할 기회가 없었고, 가압류 액수도 주문이 많은 성수기를 기준으로 해 턱없이 높게 책정됐었다”고 말했다.

또 법원이 가압류를 받아들이면 정식재판은 회사쪽이 손배소송(본안소송)을 제기해야 시작되는데 회사쪽이 노조를 압박하기 위해 본안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채 가압류 사건을 의도적으로 장기화시키는 사례도 없지 않다. 실제로 재능교육교사노조에 대한 가압류는 2001년 9월 시작됐지만 회사는 아직도 소송을 내지 않고 있다.

민변은 “개정안에 ‘쟁의행위가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지 않은 경우에 사용자는 쟁의행위로 인한 재산적 피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아 손배소와 가압류 범위를 좁히겠다”고 밝혔다.

박민희 류이근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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