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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철도, 일손 부족에 지하철 연장 덮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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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1월 06일 09시 47분 14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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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손 부족 엎친데 지하철 연장 덮쳐"
지하철 연장운행 요구에 고달픈 노동자
하얀 눈발이 날리는 지난 3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
10여 가닥으로 갈라진 선로를 따라 서울과 수원, 인천을 오가는 전동차들이 굉음과 찬 바람을 일으키며 지나는 사이에, 철도청 시설관리원 4명이 선로 주변의 자갈을 고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안전장치라고는 점퍼 위에 걸친 주황색 형광조끼와 안전모뿐, 옆 선로를 쌩쌩 지나는 열차를 지켜볼 열차감시원도 부족하다. 시설관리원 생활 10년째인 이아무개(42)씨는 “10년 전에는 14명이 한 조였는데 지금은 4명으로 줄었다”며 “그만큼 일도 많아졌고, 한시라도 위험하지 않은 순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 일행은 새해를 맞은 사람들답지 않게 표정들이 어둡다. 근무에 나서기 직전 동료의 죽음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동료 시설관리원인 현창호(35)씨가 지난 2일 충남 성환역에서 레일 교환작업 도중 열차에 치여 숨졌다. 2001년 34명, 2002년 20명에 이어 올해 첫 철도노동자 사망사고다.
철도노동자는 인력감축이 본격화된 1996년 이후 지난해까지 7739명이 줄었다. 하지만 이들의 업무량은 일 산선 전철구간 개통, 안산선 연장운행, 경인선 복복선 개통, 고속전철 공사 등으로 되레 꾸준히 늘었다. 격무 속에서 안전도 그만큼 위협받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서울시가 주도한 ‘수도권 지하철 1시간 연장운행’에 서울~수원·인천과 분당·안산·일산선 등 177.8㎞ 철도구간까지 포함되면 철도노동자의 근무조건은 더 나빠진다. 철도노조는 수도권 지하철 연장운행에 참여하려면 승무원 40명, 시설관리원 141명 등 256명의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철도청도 노조쪽의 이런 주장에 공감한다지만 행정자치부의 ‘공무원 총정원제’를 내세워 ‘어쩔 수 없지 않으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철도청의 경우 이미 정원을 500여명 초과해, 신규채용은커녕 정년퇴임 등에 따른 자연해소를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철도청 관계자는 “행자부에 192명 증원 요인이 있다고 비공식적으로 요청하긴 했지만,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실제로 증원 필요가 있고 철도청에서 공식적인 요청을 해오면 공무원 총정원제와 관계 없이 증원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이런 결정은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 백성곤 교육선전실장은 “철도청이 시민편의를 감안해 적극적으로 정부에 증원을 요구해야 하는데도 지레 포기하는 것이나, 행자부가 철도노동자들의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증원을 미루는 것은 모두 행정편의주의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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