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해서 우리 아이 학원 보내야죠"
두산전자 해고노동자 김정배 씨
김재홍
"올해는 복직해서 우리 아이 학원이라도 보내야죠."
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처럼 금속노조 두산전자 김천공장 지회장 김정배(31)씨도 아이 걱정부터 앞선다. 김씨의 하나뿐인 아들 진옥이는 올해 다섯 살이다. 어린이집도 가고 학원도 다녀야 할 나이가 됐지만 아버지는 해고자다. 벌써 8개월째 공장 앞에 천막을 치고 복직 농성을 하고 있다.
아내가 아이를 두고 아르바이트 다니는 것도 못내 안쓰럽다. 적은 월급 속에서도 내일에 대한 희망으로 부어오던 적금들은 진작에 해약됐다. 워낙 가진 것 없는 노동자 살림은 해고 8개월만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김씨는 지난 3월 복수노조 결성 등을 이유로 보름만인 4월 10일 해고됐다. 교섭이나 파업은커녕 노조활동 한번 제대로 못해 봤다. 이후 기나긴 복직투쟁만이 이어졌다. 산별노조이기 때문에 기업별노조와는 복수노조가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정부와 사용자는 요지부동이었다.
해고자에게 새해 소망을 묻는 것만큼 부질없는 짓이 있을까? 그의 소망도 다시 작업복을 입고 출근해 아내와 아들 어깨를 펴주는 것이다. 또 하나. "새 대통령이 잘해서 노조활동 맘놓고 하고 노동자들 기펴고 살 수 있는 세상 만들어 주길 바랄 뿐입니다."
김재홍 기자(jaehong@labornews.co.kr)
매일노동뉴스
03-01-0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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