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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민영화·해외매각 만능주의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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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2월 12일 10시 36분 40초
[대선기획]③ 민영화·해외매각 만능주의 언제까지

한나라·민주 `신중' … 민영화 원칙 동의
민노·사회당 `반대' … 공공성 강화 우선


“시장경쟁을 통한 효율성 제고와 수익의 극대화인가, 아니면 공공성 강화를 통한 값싸고 질좋은 대국민 서비스 제공이 우선인가.” 이들 두 논리는 공공·금융부문의 민영화 찬·반론자들이 주장하는 핵심적인 논거다.
전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자는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의 입장이다. 그러나 공공부문 가운데서도 철도·전력·가스 등과 같은 국가 기간산업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한나라당 이회창후보와 민주당 노무현후보는 다소 차별성을 보여 주고 있다.
관련노조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이들을 제외한 정부투자·출연기관 등 공기업 민영화와 금융산업 민영화에 대해서는 보수정당의 두 후보 모두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에 반해 민주노동당과 사회당 등 진보정당들은 “국가기간산업은 물론 대국민 공공서비스를 생산하는 공공무문이 시장의 이윤논리에 종속될 경우 공공성이 크게 훼손되고 특정 독점자본이 이윤을 독식,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된다”며 민영화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해외매각 형태로 진행되는 금융·공공부문 민영화에 대해 진보정당들은 국부유출 문제를 제기하고 “무차별적인 민영화는 국민경제를 왜곡한다”며 즉각적인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편집자


국가기간산업을 포함, 금융·공기업 등 공공부문에 대한 민영화는 숱한 논란과 비판에도 김대중정부 5년내내 일관되게 추진됐다. 또 15대 대통령선거를 불과 일주일여을 앞둔 지금 차기대통령으로 유력시되는 보수정당의 대선후보들도 공공부문 민영화정책의 확대 또는 계승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어 차기 정권에서도 민영화 기조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 이후 한국통신, 담배인삼공사, 포항제철, 한국중공업 등 주요 공기업이 민영화됐음에도 정부가 민영화에 대한 논거로 제시했던 요금인하와 서비스질이 향상되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공공부문이 민영화될 경우 경쟁체제가 도입됨에 따라 생산성·효율성 증가와 함께 요금인하로 모든 국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민영화론자들의 주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민영화 반대론자들은 “공공부문의 민영화에 따른 혜택은 국민 전체가 아니라 독점기업을 인수한 소수 국내외 독점자본이 독식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반대론자들은 “민영화·경쟁을 통해 요금이 인하된다는 논리는 하나의 이론일 뿐 현실은 정반대로 움직인다”며 “이윤우선 논리에 따른 투자기피 등으로 공공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이미 외국사례에서 충분히 입증됐다”고 말한다.


◇이회창·노무현 후보의 입장

 먼저 한나라당의 이후보의 경우 이번 대선에서 국가기간산업 민영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공약은 제시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이 발간한 공약집 가운데 국가기간산업 민영화와 관련한 이후보의 정책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은 다음 두 구절이 전부다. “국토의 균형발전, 동북아 최고의 물류거점확보 방안으로 철도구조개혁은 철도 이해당사자와 국민적 이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추진하겠다.”

 “에너지산업 구조개편과 민영화는 심도있는 검토와 국민적 합의를 통해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실천방안을 수립·추진하겠다.” 이후보가 `국민적 이해·국민적 합의'를 전제한 철도구조개혁과 에너지산업 구조개편과 민영화를 주장하고 있음에도 이미 무게중심은 `민영화 추진'에 옮겨져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한나라당은 에너지 산업인 전력산업 민영화를 위해 지난 2000년 12월 민주당과 합의하에 전력산업구조개편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민영화 정책에 관한한 시장중심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민주당의 노후보는 대선공약집을 통해 “국가기간산업의 구조개편은 민영화, 수직·수평분할이라는 단일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민영화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후보는 또 “자연독점이라고 할 수 있는 송전·배전·가스파이프·철도 등은 민영화 하더라도 공공독점에서 민간독점으로 바뀔 뿐 경쟁체제가 될 수 없다”며 민영화에 따른 효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재검토'까지 나아가고 있다. 이외에도 노후보는 민영화에 앞서 “네트워크 산업의 (내부의) 비효율성을 제거하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개편이 선행돼야 한다”는 공약도 제시하고 있다. 두후보 모두 `민영화 추진'이란 대원칙에는 동의하고 있으되, 그 추진방식이나 속도에는 차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권영길·김영규 후보의 입장

보수정당과 달리 민주노동당과 사회당 등 진보정당은 공공부문 민영화 자체에 대한 반대입장 표명과 함께 오히려 공공성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권영길후보는 “철도·통신·전력·가스 등은 네트워크산업으로서 사회적 공공성을 지니며, 우리의 일상생활에 차지하는 비중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커져 있다”며 “공공부문은 지역과 계층을 넘어서서 누구에게나 언제나 공급돼야 하는 `집합적 생활수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권후보는 “국가기간산업은 국민의 것”이라며 “공공부문은 시장이윤에 종속되지 않고 공공성을 추구하는 `사회적 공공운영체제'로서의 위상을 가져야 한다”며 `노조와 사회구성원 모두의 경영 참여'를 제안했다.
사회당의 김영규 후보도 “정권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공공부문 사유화 정책은 국가기간산업을 소수의 자본에게 집중시키고자 하는 자본의 의도에서 출발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김후보는 “구조조정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대량 정리해고와 노동유연화 전략 또한 자본의 요구에서 비롯되고 있다”며 “자본의 이윤논리에 의해 다수의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와 노동유연화의 칼날에 고통받을 것”이라고 현재 추진되는 민영화에 따른 폐해도 지적했다.

아울러 “국가기간산업의 민영화는 필연적으로 주식시장 상장을 통한 자본집적을 유도하게 되는데, 이는 초국적 자본의 투기를 촉발시킨다”며 국부유출에 대한 우려도 지적했다. /박현진 기자 pphj@laborw.com



보수정당 두 후보는 …기간산업 제외한 공기업 민영화 적극 추진

국가기간산업 민영화에 대해서는 이후보와 노후보가 약간의 차별성을 보이는 것에 반해 정부산하기관, 출연기관 등 공기업 민영화에 대해서는 두후보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이후보의 경우 800개가 넘는 공기업 모두를 민영화와 경영혁신 대상으로 선정하고 “주식 매각외에 철저한 계획과 산업발전의 비전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후보는 “민영화를 찬성할만한 인센티브를 해당 기업 근로자들에게 주는 등의 해법을 일단 마련한 뒤에는 과감하게 민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민주당의 노후보도 “민영화가 공기업을 개혁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이미시장에서 경쟁상태에 있는 제조업·서비스 부문의 공기업은 민영화를 통해 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노후보는 또 “공기업개혁의 지배구조의 정상화는 정권의 낙하산 인사 중단과 관료들의 간섭과 차단 및 경영진의 자율성 부여를 통해 이루어진다”며 민영화와 병행하여 공기업 내부개혁도 주장하고 있다. / 박현진 기자 pphj@laborw.com



금융산업 구조조정은 어떻게?

이 “주인있는 책임경영” 노 “대형화로 금융강국”
권 “은행대형화 반대” 김 “투기자본 유입 안돼”

보수정당과 진보정당 모두 조흥은행의 일방적 매각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이후보와 민주당의 노후보는 은행의 대형화·겸업화를 추진하는 김대중정부의 금융정책에 동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흥은행 관련 언급은 다분히 선거를 의식한 발언이란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회창 후보는 금융구조조정과 관련, “은행도 민영화로 주인있는 경영체제를 확립하겠다”며 “투명한 원칙에 따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또 “금융 구조조정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와 공적자금 투입으로 관치금융은 오히려 심화됐다”며 “관치금융을 철폐하고 인사·경영 개입을 배제해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할 것”도 주장했다. 노무현 후보도 공약집을 통해 “우리나라 대형은행은 그 자산이 외국 대형은행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이라며 “세계 10대 금융강국으로서의 위상에 부합하는 금융의 대형화가 필요하다”며 은행 대형화에 소신을 밝히고 있다. 노후보는 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될 우리나라 대형 금융회사는 선진 금융강국과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동북아 금융센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금융산업 구조조정 추진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노후보는 “금융 자주권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공약도 제시, 현재 진행되는 은행대형화가 외국자본의 전면적 지배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보수정당 후보들이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에 반해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은 금융산업의 공공성에 주목하고 있다. 권영길 후보는 “은행산업을 그 자체의 고부가가치성이나 수익성만을 잣대로 개편해서는 안된다”며 `산업생산 과정에서 자금중개기능'에 초첨을 맞춘 은행권 재편을 주장하고 있다. 또 권후보는 “한국은 세계 50위권의 은행이 나와야 할 이유가 없다”며 “가급적 다수의
은행으로 하여금 착실하게 신용평가능력을 쌓아 기업에 안정적인 자금을 공급하는 은행 본연의 기능을 복원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해 은행대형화 정책에 대한 분명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회당의 김영규후보는 은행 대형화는 논의할 가치도 없다는 분위기다. 대신 서민가계 및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금융산업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또 김후보는 “금융산업의 소유권이 소수 재벌과 투기자본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며 소유지분의 개혁도 주장했다. 이와 함께 김후보는 “외국계 투기자본을 저지하기 위해 국가간 자본 이동시 고율의 세금을 부과하여 투기성 금융자본의 국내 유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현진 기자pphj@laborw.com


2002/12/11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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