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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2.7] [독자사설] 다시 닥칠 '철도 쟁탈전'
철도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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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2월 08일 02시 50분 16초
2001-12-07 13:38:58
다시 닥칠 '철도 쟁탈전'/ 김명환


지난 4일 국무회의는 `철도민영화' 관련 법안을 심의 통과시켰다. 국회의 입법 절차를 거쳐 법안이 시행되게 되면 철도는 2003년 7월부터 사실상의 `시장기업'(주식회사)으로 변모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철도에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한 것은 1889년 주미대리공사였던 이하영이 귀국하면서 철도 모형을 가져와 철도부설의 필요성을 역설한 이후부터다. 철도는 상품경제의 발전과 시장의 확대에 중요한 기능을 할 뿐 아니라 정치적·군사적으로도 커다란 의미를 가진 `식민지 개척자'였기 때문에 제국 열강이 가장 탐냈던 분야이다.

열강의 압력에 밀린 대한제국의 `이권분할정책'에 따라 경인선은 미국, 경의선은 프랑스, 경부선은 일본이 철도부설권을 갖게 되는데, 일본 다이이치은행은 1898년 미국인 모오스로부터 100만 달러에 경인철도부설권을 양도받는다. 1904년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일본은 불법으로 경의선 부설을 강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수천 명이 땅과 집을 빼앗겼으며,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미국의 중재로 1905년 러시아와 포츠머스 강화조약을 맺고 창춘 이남의 철도부설권을 국제적으로 확인받게 된다.

해방 이후 되찾은 철도가 다시 외세의 표적으로 떠오른 것은 1960년대 박정희 정권이 세계은행으로부터 차관을 제공받으면서 부터다. 1997년 김영삼 정부가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긴급구조자금을 지원받으면서 맺은 8개항의 협약에 `공기업민영화'가 들어가기까지 백년 동안, 외세의 철도에 대한 공격은 집요했다.

철도는 비행기보다 싸고 실용적이며 자동차보다 싸고 신속하며 환경친화적이기 때문에 21세기 유망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철도는 동북아와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는 `꿈의 레일로드'로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다.

`철도민영화' 관련 법안이 입법되면 `한국철도주식회사'(가칭) 주식이 시장에서 자유로이 매매될 것이다. 1904년 2월 러일전쟁이 발발하고 백년이 지나, 주식시장에서 각축을 벌일 재벌과 해외자본의 `철도 쟁탈전'은 우리에게 슬픈 한국 근·현대사를 떠올리게 한다.


김명환/철도노조조합원·workandpoem@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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