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승무원 꿈 접고 눈물로 복직하나(기사원문보기)
시사저널|기사입력 2008-01-09 09:15
지난 1월2일 서울역 광장을 찾았다.KTX·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이 천막을 치고 농성 중이었다.‘KTX·새마을호 여승무원 문제 조속한 해결을 위한 천막농성 7일차’. 정규직 채용을 요구한 승무원들의 문제가 또 다시 해를 넘겼다.햇수로 하면 3년째, 달수로 계산하면 22개월째이다.코레일과 KTX·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은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양측은 여승무원들을 ‘역무계약직’으로 채용한다는 것까지 의견 접근을 보았다.당초 승무원들은 정규직 채용을 요구해왔으나 코레일측은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며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그러다 차선책으로 내놓은 것이 ‘역무계약직’이다.코레일에서 직접 고용을 하되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 일자리를 제시한 것이다.또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라는 조항이 있지만 ‘정년 보장’ ‘신분 보장’ 등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또 다른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
이번에 양측이 합의한 내용을 보면, 역무계약직 고용 대상은 투쟁에 참여한 승무원 80여 명 외에 자회사에 남았거나 회사를 떠난 사람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임금은 KTX·새마을호 1기 여승무원의 초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은 지난해 7월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정규직 7급’을 신설했다.이후 철도 현업 종사자 1천3백92명을 정규직 7급으로 전환했다.공공 기관 중 최대 규모이다.코레일은 이들에게 “58세 정년 보장과 각종 근로 조건 및 복지 후생 등도 기존 정규직과 똑같이 적용되고, 임금도 상당 부분 인상된다”라고 밝혔다.
다만 기존 정규직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6급으로의 승급은 시험, 심사 등의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전환 대상 직종의 비정규직 중에서 2년이 안 된 인원은 2008년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코레일 관계자는 “역무계약직 채용에 의견 접근을 본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역무직 자리가 한정되어 있어서 인원 조정 등의 세부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코레일의 채용 규정에 따르면 KTX·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은 역무계약직으로 채용된 후 2년 후에는 정규직 7급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KTX·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은 역무직으로 채용되더라도 승무지부를 해체하지 않기로 했다.오미선 교육선전부장은 “코레일이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한 것 같다.우리가 요구한 ‘정규직 발령’은 처음부터 안중에 없었던 모양이다.역무계약직으로 고용하겠다는 것도 따지고 보면 우리를 여러 곳으로 분산시켜서 단체행동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용 승계 등의 문제가 완전 해결될 때까지 승무지부를 유지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들이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었다.지난해 11, 12월이 가장 큰 분수령이었다.특히 11월에는 코레일과 승무원들 간에 어느 때보다 많은 협상이 진행되었다.주된 협상 의제는 승무직 직접 고용 철회를 우선 조건으로 해서 수용 인원, 희망 지사, 연봉 등의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이었다.
여승무원들은 코레일이 제시한 ‘역무계약직’을 수용하느냐를 놓고 전체 총회를 열었다.일부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일단 수용하고 협상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그리고 12월14일 코레일측과 잠정 합의서를 작성하기로 약속했다.그러나 코레일측은 하루 이틀 합의서 사인을 미루면서 24일 일방적인 파기를 선언했다.자회사인 코레일 투어서비스로 간 승무원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들었다.KTX·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은 12월27일 서울역 광장에 다시 천막을 쳤다.이날 서울중앙지법은 “코레일이 KTX 여승무원들에 대한 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승무원들에게는 실낱같은 희망이었다.여승무원들의 어머니들이 중심이 된 가족대책위원회가 코레일측과 대화에 나서면서 ‘역무계약직’ 채용으로 가닥이 잡혔다.결국 KTX 여승무원들은 2년간의 싸움에서 고용 보장은 쟁취했으나, 승무원에 대한 꿈은 접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정락인 기자 freedom@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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