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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노]“이대론 안 된다, 대안은 산별밖에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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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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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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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7월 03일 17시 39분 39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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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전환 성공 현대차노조 박유기 위원장
“이대론 안 된다, 대안은 산별밖에 없었다”
“조직체계, 교섭구조 안착에 매진”…“사용자 태도변화, 산별 법제도 필수”
어떤 표정일지 궁금했다. 울산에서 아산, 전주, 남양(연구소)…, 4만3천 조합원들을 만나기 위해 전국을 제집 가듯 돌았고 아폴로, 한라공조 등 부품사노조를 찾는 발길도 멈추지 않았다. 현대차노조 12대 집행부 4대 핵심 과제 중 하나인 ‘산별노조 전환’을 위해 링거투혼도 마다하지 않았다. 비단 박유기 위원장뿐이랴. 이번에 산별전환투표에 나섰던 대부분의 노조 간부, 활동가들의 움직임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총매진’한 것은 분명하다.
그의 표정을 찬찬히 살필 기회가 생긴 건 투표 결과를 최종 집계해 발표하기 두 시간 전쯤이었다. 출입통제구역인 개표상황실 선관위원들의 바쁜 움직임, 삼삼오오 모여 앉은 초조 또는 긴장한 표정의 활동가들, 아니 이미 결과는 예상대로라며 '% 맞추기' 내기를 하는 활동가들로 분주한 틈을 뒤로 하고 위원장실에 혼자 앉아 있던 그는 생각만큼 들뜨지도, 생각만큼 흥분해 하는 것 같지도 않아 보였다. 다만 얼굴색만이 조금은 상기된 듯했다.
그는 ‘눈물’, ‘감격’, ‘만세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 등의 답을 기대하며 소감을 묻는 기자를 머쓱하게 만드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제 다음은 뭐해야 할지 고민이다. 이제 한걸음 뗐을 뿐이다.” 금속연맹 산별전환 성사의 주역 중 하나인 박유기 현대차노조 위원장(42)을 지난 30일 오후3시 노조 위원장실에서 만났다.
- 투표율도, 찬성률도 높았다. 요인이 뭔가.
“기업별노조운동이 이대로 가면 미래가 없다는 것을 조합원들이 구체적으로 알게 됐기 때문이다. 자신의 정당한 임금요구가 이렇게까지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문제나, 앞으로 복수노조 허용, 전임자임금 지급금지 등 제반의 조건을 기업별 노조로는 감당하기 어렵겠다는 걸 공감했다. 공감했다고 해서 이 체제를 벗어나는 불안심리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지도부의 확고한 의지와 교육 선전 등을 통해 극복한 결과다.”
- ‘이대로 가면 더 어렵겠다’는 판단이 ‘산별노조로 가야 한다’는 판단과 같은 것은 아니다. 특히 투표대상은 노조 간부, 활동가만이 아니라 일반 조합원 대중이었다.
“복수노조를 보자. 조합원들은 쉽게 이해한다. 교육할 때 이렇게 말한다. 다음 선거 때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과 내가 서로 다른 노조로 만날지도 모른다, 이렇게 정파조직이 많은 현대차 구조에서 관리자들도 노조 만들겠다고 치고 나올 수 있다, 그러면 이도저도 안 되는 거 아닌가라고. 조합원들은 이미 그런 우려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산별로 가면 바로 다 해결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산별 말고는 없다. 또한 이번에는 특히 2003년 투표 때에는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정도만 했던 현장제조직들이 '산별 가자'고 공동유인물을 내고 조직원들이 선전할 만큼 분위기는 고조됐다.”
- 아직 이후 재구성해야 할 금속산별노조의 상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표행위가 이뤄졌다. 조합원들에게 실리나 현실의 변화양상보다는 도덕적 선의, 정당성, 당위성에 호소한 측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상이 없는 것이 아니다. 엄연히 금속노조는 지금 존재한다. 여기에 대공장과 이번에 가결된 사업장이 다 포괄됐을 때 어떻게 바꿀 것인가의 문제가 있는 것이다. 조합원들은 지금 금속노조에서도 3,000명 이상, 3개 광역시·도에 걸친 곳이면 기업지부를 한시적으로 둘 수 있다는 조건을 알고 출발했다. 현재 금속노조가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한 교육도 이뤄졌다. 그러면서 앞으로 현대자동차노조가 금속노조 안에서 어떻게 편재될 수 있는지 논쟁지점이 있다는 것도 교육했다.”
- 산별노조에 대한 흑색선전, 투표 직전 산별반대 유인물 배포 등 악재가 없지 않았다.
“지금 기업별운동 위기를 근거로 제대로 된 산별을 만들자고 호소했는데, 체제 변화에 따른 조합원들의 불안심리를 걷어내는 데 어려움은 있었다. 자본과 여론의 흠집내기 공작, 말미에 와서는 유인물까지 뿌려지면서 내재돼 있던, 이른바 산별 대세에 거스르는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사람들이 이를 근거로 목소리를 내면서 조합원들이 불안심리가 부추겨진 측면은 있다. 하지만 그 흐름을 꺾을 정도는 못 됐다.”
- 회장의 구속,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 등에 대한 여론도 극히 좋지 않았다.
“부정적 영향을 크게 끼치지 않았다고 본다. 경영환경 어려움을 조합원들은 크게 인정하지 않는다. 최근 조합원 1천명 대상 여론조사에서 ‘임금협상의 가장 걸림돌이 뭐냐’는 질문에 ‘경영환경이 어려워서’라는 답변은 7%에 불과했다. 93%가 동의하지 않는다. 현대차 노사관계의 가장 큰 문제는 조합원들이 회사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18년 동안 매년 어렵다고 해 왔으니까 이번에도 으레 그런가보다 하는 것이다. 언론에 대해서도 그렇다. 하도 노조를 욕하니까 조합원들이 내성이 붙어서 어차피 '저놈들'은 자본가 앞잡이라고 치부하고 만다. 언론 때문에 우리가 뭣 됐다 하는 생각은 별로 안 한다.”
- 산별은, 조합원들에게 어떤 긍정적 변화를 줄 수 있나.
“조합원들에게는 우선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산별 되면 이제 대공장이나 협력업체,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 같은 조합원이다. 동등하게 자기 권리 주장할 수 있다. 이제까지 뿔뿔이 흩어져 외로운 목소리를 냈지만 이제 전체 힘을 근거로 자기 요구와 목표를 관철시킬 수 있게 된다. 파업 양상도 달라진다. 굳이 현대차 라인을 끊지 않아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서열 되는 공장을 하루이틀 세우면 현대차 생산 자체가 중단된다. 교섭구조에서 사용자들이 상당히 갑갑해진다. 그 과정에서 현장 직접투표의 주체가 되는 조합원들의 중심성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쟁의행위 결정이든 교섭내용 추인이든, 지도부 선출과 탄핵 등 주체는 조합원이다. 산별이 관료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 조합원을 중심에 두고 소의원, 대의원, 지부 및 지회 집행위원 등 이 구조가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서 조합원과 함께 할 것이고 중앙은 정책, 교육, 선전, 교섭 기능 중심으로 가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현장 공동화의 문제보다 중앙의 정책적, 정치적 역량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관건이다. 그 과정에서 현장에서 조합원을 직접 만나는 각급 단위 노조간부들의 인사권을 중앙 위원장 중심으로 가야 한다. 상층은 상층대로, 지부나 지회는 또 그대로 맴돌아서는 안 된다. 인사조치는 상당부분 강제해서라도 원칙대로 가야하고, 그래야만 매너리즘에 빠진 활동구조를 바꿔낼 수 있다.”
- 산별로 갔을 때 ‘기업 중심성’은 벗어낸다 하더라도 자본의 시장독점 상황과 맞물려 금속노조는 현대·기아차그룹 및 협력업체 조합원이 거의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비슷한 형태의 집중성이 나타날 우려도 있다.
“그럴 수 있다. 독일금속노조만 봐도 폭스바겐 등 대공장 중심성이 강하다. 구성원 분포를 봤을 때 그럴 수밖에 없다. 노조는 사회봉사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1차적으로는 조합원 이익을 대변하는 조합원 중심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현재의 기업별 관성은 무너지고 약화되면서 대신 투쟁동력, 조직력의 중심이 되는 지부(혹은 지회)로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현대차노조가 산별 전환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만큼 이제는 교섭에서 현대차 사용자가 나올 것인가가 관심이다. 금속산업 교섭석상에 함께 앉기 위한 고민은 뭔가. 이미 금속 노사 교섭에 대한 사용자들의 ‘부정적 학습효과’가 크다.
“투표 과정에서 회사가 자체적으로 산별교육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후 교섭문제 등도 검토됐고, 지금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린 내년에 단체협약을 갱신해야 한다. 기업별 노사가 맺은 단협이지만, 이제 금속노조로 간만큼 중앙 차원의 협약 내용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과 현대차에만 적용되는 조항을 정리해야 한다. 그것과 금속 중앙교섭 요구가 함께 이뤄질 것이다. 만에 하나 사용자단체 구성에서 현대차가 버티게 되면 금속노조 차원에서 파업이 붙지 않겠나. 조직체제도 그렇지만 교섭구조가 안착되기 위해선 몇년 걸릴 것이다. 이와 함께 산별교섭과 협약의 이행 강제력을 담보하는 법적 장치가 보완돼야 한다. 산별협약법 같은 법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 10월 연맹 해산이 예정돼 있다. 그때까지 금속노조 재편을 위한 논쟁지점은 무엇인가.
“예산배정과 집행, 현재 금속노조 및 산별로 전환한 사업장 집행부 임기 문제, 이후 선거를 어떻게 치를지, 또한 가장 중요하게 조직체계를 기업지부, 지역지부로 둘 것인지, 또한 업종본부를 둘지 광역시도본부를 둘지 등이 있다. 이와 함께 기업노조 해산시점, 현재의 규약 및 지부운영규정 효력, 작업장 내 교섭구조 재편 등도 고민해야 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그렇다. 한시적 기업지부로 간다 하더라도 울산공장을 지부로 둘 것이냐, 지부로 둔다면 전주 아산 남양 등은 지부의 산하 지회로 할 것이냐, 예산배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 아니면 울산공장 내 9개 사업부(1~5공장, 엔진 변속기 소재 생기)를 지회로 해서 집행기관을 둘 것이냐 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충분한 토론을 통해 정리하겠다.”
이정희 기자 goforit@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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