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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철도공사의 감사가 공사 직원을 대상으로 2013년 이후 흑자경영은 불가능하고, 되려 파산 가능성이 높다는 요지의 교육을 한 바 있다. 누적적자가 해마다 큰폭으로 증가해 2009년이면 10조5천억원에 이르고, 연간 1조원 이상의 적자로 결국 파산과 철도 IMF 시대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것. 이철 철도공사 사장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상태로라면 파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지난해 9월29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의 철도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의원 모두가 철도공사의 부채 문제를 지적했고,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 역시 "철도공사가 고속철도 건설 및 운영부채를 2013년까지 매년 1조5천억원씩 상환해야 하고, 그 이후에도 3~4천억원 정도의 부채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2013년 흑자전환은커녕 파산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철도공사 사장까지 '파산'을 우려하도록 만든 철도공사의 부채 원인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불어만 가는 사업금, 줄어만 가는 국고지원
1989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경부고속철도 건설 추진방침을 결정하고, 건설비 전액을 국고에서 출연키로 했다. 다음해인 1990년 6월15일 경부고속철도 건설 기본계획 및 노선이 확정, 1991년 8월부터 1998년 8월까지 5조8,462억원을 들여 서울-천안-대전-대구-경주-부산 409km 구간을 건설키로 한다.<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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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993년 6월14일 고속철도 기본계획이 수정돼 사업기간이 2001년까지로 늘어나고, 사업비도 5조8,462억원에서 10조7,4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정부는 사업비가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자 당초 100% 국고에서 지원키로 했던 정부 재정지원을 45%로 축소한다. 정부융자 10%를 빼면 결국 정부의 국고지원은 35%로 축소된 셈. 또 55%는 철도공사(당시 철도청)에서 자체조달하는 것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그러나 1998년 7월31일 또 한번 고속철도 기본계획이 변경돼 고속철도 건설기간을 2단계로 나누고, 1단계는 2004년 4월까지 2단계는 2010년까지로 연장, 사업비는 또 18조4,358억원으로 기본계획 수립 시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건설비 18조4천억원의 65%인 10조여원은 철도운영자에게 떠넘겨졌는데, 이는 시설부채와 운영부채로 나뉘어 철도시설공단과 철도공사가 각각 부담하게 됐다. 시설부채는 고속철도 선로와 전차선을 설비하는 데 들어간 비용으로 5조5천억원을 철도시설공단이 부담하게 돼 있다. 운영부채는 고속철도 차량 46편승 도입, 광명역·천안아산역 등 고속철도 신설 역사 건설 등에 들어간 비용으로 4조5천억원을 철도공사가 부담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철도공사는 차량과 역사를 자산으로 가지게 됐지만 동시에 부채도 같이 승계받은 셈이 됐다.
시설부채도 고스란히 철도공사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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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철도시설공단은 일반철도의 선로사용료는 시설 유지보수비의 70%, 고속철도의 선로사용료는 영업수익의 31%로 책정하고 있다. 고속철도의 선로사용료가 유지보수비 대비로 책정되지 않고, 영업수익 대비로 책정된 것은 고속철도가 극대한 영업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즉, KTX가 개통한 2004년 예상했던 고속철도 영업수익 1조2,700억을 놓고, 고속철도 영업수익의 31%, 일반철도 유지보수비의 70%를 선로사용료로 납부하면 2008년에는 당기순이익이 발생, 2018년께에는 차입금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높은 선로사용료를 책정한 것이다.
그러나 2004년 실제 고속철도의 영업수익은 5,800여억원으로 당초 예상의 45.6%에 그쳤다. 결국 부채 해소는 커녕 높은 선로사용료에 따른 재정부담으로 재정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선로사용료는 외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스웨덴의 경우 선로사용료는 초기 시설유지비의 30% 수준에서 1998년부터는 10% 수준으로 절감했다. 선로사용료의 인하는 철도운영회사의 경영개선에도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랑스도 1997년 지불한 선로사용료가 시설유지보수 비용의 36% 수준에 그치는 등 유럽의 경우, 선로사용료 책정기준은 유지보수비의 10~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조상수 철도노조 정책위원장은 “유럽이 선로사용료를 낮게 책정한 것은 철도사용의 사회 경제적 편익을 고려해 도로 등 다른 교통수단과 공정한 경쟁여건을 만들기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지적에 따라 2004년말 정부는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고속철도의 선로사용료를 2006년까지 2년간 면제하고, 유지보수비의 100%만 받기로 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철도공사가 철도시설공단에 부담한 시설사용료는 2,000억원에 이르고, 올해도 1,600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에 철도노조는 선로사용료 면제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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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해결? 요금 올리고, 역 문 닫아
시설부채 이외에 철도공사에서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것은 운영부채이다. 철도공사는 지난해 운영부채의 이자로만 2,642억원을 지출했다. 원금상환은 7,790억원. 올해는 이자 2,963억원과 원금 1조3,606억원을 갚아야 한다. 즉, 지난해와 올해 고속철도 운영부채로 지급해야 하는 이자로만 5,600억원의 경영부담이 초래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철도시설공단에 부담하는 시설사용료(시설부채)와 이자는 지난해 철도공사 당기순손실 6,200억원(결산전이라 추정액)의 75%에 달했고, 올해 당기순손실 추정액 9,350억원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운영부채는 역사 이용 수익금과 열차 운임료 수익금으로 메워가야 하는데, 철도공사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대략 두 가지 정도로 집약된다.
열차 운임료를 인상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 그 하나이고, 적자를 내고 있는 노선과 적자역을 폐지하는 것이 다른 또 하나의 방법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는 철도공사가 실제로 계획하고 있는 일들 중의 하나로 이는 철도를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특히 철도공사와 정부는 수익자부담 원칙에 따라 높은 KTX 운임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도 KTX 운임료는 새마을호 운임료보다 20% 높게 책정돼 있다. 이는 KTX 수송원가의 54% 수준인데, 철도공사는 향후 KTX 운임료를 단계적으로 수송원가의 100%로 현실화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이미 올해에도 KTX 운임료 6% 인상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철도공사가 수송원가의 100% 수준으로 KTX 요금을 조정할 경우, KTX 운임료는 현재의 2배 정도 수준이라는 고가의 교통수단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특히 KTX의 개통으로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의 운행이 대폭 감소된 상황에서 국민들은 열차 선택의 기회마저 박탈당하게 된다. 현재 KTX는 철도공사 전체 열차 운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조상수 정책위원장은 “KTX 개통 뒤 일반철도의 운행을 대폭 축소해 KTX를 탈 수밖에 없는 조건에서 고속철도 요금이 새마을호 요금보다 20%나 높다는 것은 당연히 서민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당시 노조는 새마을호 요금을 KTX 요금으로 책정할 것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프랑스 역시 고속철도 개통 당시 간선 중 가장 높은 요금을 고속철도 요금에 적용해 간선 승객을 고속철도 승객으로 흡수하는 정책을 폈다. 즉, 정부에서 추진한 고속철도를 서민들이 고르게 향유해야 한다는 취지였는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요금을 높게 책정해 특정한 소수의 전유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 것.
또 철도공사는 공사 출범과 함께 적자노선과 적자역을 폐지한다는 경영전략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이미 적자를 안고 있던 일부역이 폐쇄됐고, 앞으로도 부분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적자역 폐지가 해당 지방자치제의 반발이 심한 점을 감안해 무인역과 위탁역 운영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나지 않는 일부 지역의 철도서비스 중단과 열차안전, 서비스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상수 정책위원장은 "적자선과 적자역의 폐지는 철도노동자들에게 노동강도 강화와 비정규직화, 구조조정 등으로 나타날 우려가 있다"며 "특히 무인역과 위탁역 운영 등이 열차안전의 위협으로 이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노조는 고속철도 운영부채의 탕감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정부의 수요 예측 실패로 수요 대비 고속철도 차량이 과도하게 도입됐고, 4천여억원을 들여 건설된 광명역사는 연계교통망 미비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철도공사는 정부 정책 실패로 자신의 경영과 무관하게 과도한 부채를 떠안게 됐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정부가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고속철도 운영부채 이자를 지원하고, 수요 이상으로 도입된 고속철도 차량과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고속철도 역사가 정상적인 운영을 할 때까지 감가상각비에 해당하는 원금을 탕감해야 한다는 것. 이같은 정부 조치가 이뤄질 경우, KTX 운임 인상과 적자선·적자역 폐지 역시 철회될 근거가 돼 '국민의 철도'로써의 제기능을 철도가 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철도공사, 왜 자구노력 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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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철도공사의 부채는 단지 철도공사라는 공기업의 빚더미에 지나는 것이 아니라 운임료 인상, 적자역 폐지 등으로 그 피해가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게 되는 전국민적인 문제이다.
대부분의 언론이 철도공사가 인력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철도공사의 인력구조조정에 의한 자구노력은 이미 한계치에 다다랐다. 2004년 KTX의 개통으로 인한 소요인력은 2,800여명이었으나 철도공사는 인력 충원을 하지 않고, 2,300여명을 인력재배치 및 외주화 등으로 자체흡수했다. 인력충원은 단 550여명에 그쳤을 뿐이다.
또 2005년 공사전환과 주40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라 9,000여명의 증원이 필요했으나 이 역시 80% 수준인 7,300여명을 자체흡수하고, 20% 수준인 1,700여명만 충원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철도공사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인천지하철, 대구지하철 등 궤도부문 공사의 그것에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조상수 정책위원장은 "향후 5년을 두고 보더라도 7,500여명 가량의 증원이 필요한데 이를 하지 않겠다는 것도 결국 7,500명 가량을 줄이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내부 인력구조조정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는데,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얘기하는 것은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열차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노조는 국민들에게 새롭게 세금부담을 늘이거나 운임을 인상할 것이 아니라 이미 건설교통부 예산에 포함돼 있는 교통시설특별회계(교특) 중 철도 부담 비율을 높일 것과 철도 역세권 개발이익을 환수해 철도공사의 부채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교특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다음해부터 일반회계로 통합될 예정이라 정부가 SOC 축소 방침을 밝히고 있는 지금, 건설교통부도 도로시설투자 등에 주로 사용해 왔던 교특예산을 축소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 철도노조도 SOC 축소와 더불어 기존 교특예산으로 진행해 왔던 사업이 대폭 축소될 것을 우려하며, 교특의 유지와 교특 내 철도시설투자의 비중을 높이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노조는 또 철도 역세권의 개발이익을 환수해 철도공사의 부채를 해결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철도 적자문제는 철도공사에만 맡겨놓을 일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일"이라며 임기 내 적자문제를 해결할 것이란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달 12일 총리주재 관계부처장관 회의에서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건교부, 기예처, 철도공사 등 관계기관 TF팀을 구성해 종합적인 개선대책을 올해 6월까지 마련키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과 더불어 TF팀에서 마련할 종합적인 개선대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SOC축소와 더불어 철도공사의 자구노력을 주장해 온 그간의 정부 입장으로 미뤄볼 때, 철도의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적자를 줄이는 '개선책'이 나올지에 대해서는 우려가 섞인 것도 사실이다.
'철도는 국민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철도노조, 그 국민이 철도부채를 나몰라라 한다면 이는 바로 서민들의 '빚'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앞에서 지적됐듯 요금인상과 적자역 폐지, 또다시 철도노동자의 목을 조르는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철도안전의 문제는 철도를 이용하는 서민들의 발걸음을 묶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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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sagesse@labor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