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정부 비정규직 법안에 제동
"비정규직 보호 취지에 맞게 수정 필요" 14일 의견 표명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조영황)가 정부의 비정규직 근로자 관련 법안에 제동을 걸었다.
인권위는 14일 오전 10시 인권위 11층 배움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월 임시국회에서 제·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과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노동인권 보호와 비정규직 차별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정강자 상임위원은 "비정규직 보호라는 당초 취지에 맞게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정부가 지난해 11월 8일 국회에 제안한 비정규직 법안에 대해 지난 6일 임시 전원위원회와 11일 전원위원회에서 논의한 끝에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참석한 8명의 전원위원 중 7명의 위원이 찬성의견을 표명했고 1명은 기권했다.
"비정규직 보호라는 당초 취지에 맞게 수정 필요"
인권위는 ▲'기간제' 남용 방지 위해 사용사유 제한할 것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명시 필요 ▲파견허용 업무시 '포지티브 방식' 유지할 것 ▲파견근로자의 노동3권 보장 필요 등을 제시했다.
우선 인권위는 "기간제 근로자의 지나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을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사유 제한'이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사용기간'도 일정하게 제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유나 기간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인권위는 "사유·기간제한을 위반한 경우,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어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 시정과 관련한 조항에 대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규정을 명문화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인권위는 "최소한 가장 중요한 근로기준인 임금에 있어서 만큼은 차별적 처우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서면으로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을 해야 하고 이를 어길 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또 인권위는 '파견법 개정안'에 대해 "파견대상 업무의 허용범위를 전면적으로 확대할 경우, 파견근로 남용의 문제가 악화될 수 있다"며 "대상 업무의 허용범위를 일정한 업종에 한해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방식(포지티브 방식)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 내렸다. 정부안에는 업종을 전면 허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기간제 근로자 사용 사유·기간 제한 및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명시 필요"
마지막으로 파견근로자의 경우 노동3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파견근로자의 노동 3권 보장과 관련해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구체적인 내용보다 법률안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정 상임위원은 "구체적인 내용은 노사정위원회 등에서 자율적으로 정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영황 위원장은 "우리 입장에 반대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의 의견이 국회에서 진행 중인 노사장의 합의 과정을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