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심규상 기자]한국철도공사(사장 신광순)가 공사 전환과 함께 적자해소를 이유로 공공성 포기 정책을 잇달아 쏟아 내고 있어 국민의 이동권을 제약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철도청은 공사전환을 앞둔 지난 해 말 승객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은 여객운송약관과 철도화물운송약관, 광역전철여객운송약관을 슬그머니 끼워 넣어 제정했다.
새 약관의 시행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철도청이 시행해오던 갖가지 서비스가 축소되거나 폐지됐다.
지난 해까지는 만 6세미만 어린이는 요금 부담 없이 승차 할 수 있었으나 올 들어 4세 이상 어린이부터 어른요금의 50%를 부과하도록 했다. 13-24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무궁화호와 통근열차의 할인(20%)도 폐지됐다.
철도공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KTX.새마을호에 적용해오던 경로할인 제도의 폐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경로우대 차원에서 만 65세 노인에 대해 지난해 10월부터 KTX와 새마을호 기준 운임의 30%를 주중에 한해 할인해 오고 있으나 적자 누적 등으로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것.
어린이, 청소년 이어 노인, 장애인까지 주머니 털기
공사 측은 또 모든 등급의 장애인에게 적용하고 있는 ‘장애인 할인제도’도 장애등급에 따라 차등을 두는 방안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공사 측은 경로할인 등 열차의 공공할인에 따른 재정손실이 늘어나는데다 경로할인의 경우 무궁화호까지만 정부 지원이 이루어지고 새마을호와 KTX에 대한 지원은 없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철도이용객들은 공사측이 공사출범과 함께 누적돼온 적자운영의 부담을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려 하고 있다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서비스 축소는 요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사 측은 철도회원들에 대해 새해부터 기차표를 예약한 뒤 열차출발 하루 전까지 역에 가서 표를 사도록 했다가 항의가 빗발치자 시행 일 주일만에 열차 출발 10분전까지 구입이 가능하도록 운송약관을 재변경하기도 했다.
철도이용객의 양극화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서비스가 요금 액수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철도청은 지난해 공사 전환에 대비한다며 통일호 운행을 전면 폐지된 데 이어 무궁화호의 운행도 크게 줄였다. 여기에 철도공사가 최근 교통개발연구원에 의뢰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635개 역사 중에서 폐쇄대상 역사 104곳, 역종 변환 95곳, 열차운행 감소 109곳이 선정됐다. 공사측은 거듭 운영합리화를 위해 적자를 내는 역은 과감히 줄여 나간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고속열차 승객은 왕 대접, 일반열차 승객은 하인 대접?
"국민이동권, 경제적 능력 따라 달라서야..”
게다가 KTX 개통과 함께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의 정시운행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반면 철도공사는 오는 8월까지 KTX 객실에 설치된 구형 모니터를 와이드형 LCD모니터로 교체해 질 높은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일반실에 무선 이어폰 장치를 설치하고 특실 이용객에게 제공하던 이온, 탄산음료를 녹차, 매실차 등 건강음료로 바꾸기로 했다. 또 어린이 승객에게는 사탕을 나눠줄 계획이다.
철도노조 한 관계자는 “공사측이 수익을 높이기 위해 무궁화호 등 일반철도 운행 축소와 서비스 축소를 통해 강제적으로 KTX 이용객을 높이려 할 것이 자명하다”며 “국민의 이동권이 각자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보장되거나 봉쇄되는 양상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전참여자치연대 금홍섭 사회개혁실천국장은 “재정 악화를 일반철도 전체에 대한 서비스 혁신으로 극복하려 하지 않고 승객들의 호주머니를 터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국민의 철도’가 아닌 일부 사람만을 위한 철도로 전락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규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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