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새마을호 여승무원들 대량해고 ‘울분’
“정규직 전환 약속땐 언제고 철도청이 공공기관 맞나요?”
“여성이라고, 비정규직이라고 약속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해고하는 철도청이 과연 정부 기관입니까?”
새마을호 비정규직 여승무원들이 철도청의 대량 해고에 맞서 싸우고 있다. 이들의 싸움은 정부 기관인 철도청을 상대로 한다는 점뿐 아니라, 전형적인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장순옥(27)씨는 2002년 새마을호 여승무원으로 입사했다. 당시 철도청은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따라 정규직 정원 확보가 어렵자 ‘급한 대로’ 비정규직 승무원들을 충원했다.
들어온 계약직 여승무원들은 열심히 일했다. “계약직 여승무원들은 기본급 80여만원의 박봉에 보너스도 없이 주당 노동시간이 70시간이 넘게 차를 타며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했어요.”
이후 철도청은 노조의 정규직 인력 충원 요구에 따라 2003년 4월 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단체협상에서 체결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 합의서는 1년도 지나지 않아 휴짓조각이 됐다. 장씨 등 31명은 지난 3월3일 철도청으로부터 ‘12월31일자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통지서를 받은 것이다. 철도청 역사상 첫 계약직 대량해고의 신호탄이었다.
“2년 만에 해고될 것을 알았다면 애초에 취직하지도 않았겠죠. 저희 중에는 외국어 능력이 탁월하고, 케이티엑스에 갈 기회도 마다한 재원도 많은데 전부 해고된 겁니다.”
장씨의 동료 이윤정(26)씨는 “철도청이 내년 1월 공사 전환을 앞두고 2년 동안 일한 여승무원들의 싹을 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철도청은 ‘공공부문의 상시업무에는 정규직 채용을 원칙으로 한다’는 참여정부의 국정운용 기본방향과도 어긋나게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
노사합의 1년만에 뒤집어
“2년뒤 해고될 줄 알았다면 애초 취직도 안했을텐데”
“철도청은 지난 2월에는 마치 재계약을 해줄 것처럼 안심시키면서 ‘형식적인 절차’라며 외부 인력채용업체를 통해 입사원서를 넣게 했습니다. 그러고는 1명을 빼고 전원을 1차 서류전형에서 탈락시키고, 다른 신규 계약직 51명을 바로 충원했습니다.” 남녀차별의 문제도 제기된다. 현재 대부분 남성 승무원인 차장은 정규직인 반면, 여승무원은 전원 계약직이기 때문이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여승무원 제도를 처음 운영할 당시 노조 차원에서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던 점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전국 비정규직 연대회의 오민규 사무국장은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 공공부문이 민간부문에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이렇게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대량해고를 하고 있다”며 철도청을 비판했다. 그는 “특히 여성이며 나이가 어린 여승무원들을 해고하는 것은 정부 스스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해온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과 남용’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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