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철도역사의 문제점
민자역사는 철도역 중에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만든 역사를 말한다. 서울역, 영등포역, 수원역, 그리고 최근에 완공된 용산역 민자역사가 이에 해당한다.
겉보기에는 현대식 건물로 새로 들어섰기 때문에 무척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민자역사를 직접 이용하다 보면 백화점 위주의 시설로 이용자들을 불편하고 짜증나게 만든다.
민자역사의 상업적인 기능과 규모로 인해 광장은 서울역, 영등포역, 수원역 민자역사의 예처럼 협소해지거나 사라지고, 대합실은 서울역, 수원역 민자역사처럼 백화점 손님들로 인하여 복잡하고, 공용통로는 영등포역 민자역사에서와 같이 백화점 쪽의 상업적인 행사의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대다수 민자역사들은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 부족할 뿐 아니라, 승객들이 쉴 공간이나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도 미비하며, 주변의 교통문제, 도시문제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서울역 민자역사를 비롯하여 9개 민자역사가 운영되고 있으며 8개 역은 건설 중이다.
민자사업자가 민자역사를 개발할 때 전체 면적의 90%까지 상업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공공을 위한 역무시설 공간은 고작 10% 정도다. 외국의 경우 30% 정도의 역무시설을 확보하는 것에 비교하면 우리나라 민자역사는 철도역의 공공성 의미는 사라지고 오직 상업성만을 위한 사업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2003년 국정감사에서 민자역사의 상업성을 지적하며 국민들을 위한 사업개발을 촉구하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철도청장은 민자역사 개발단계부터 주민 설명회, 관계 전문가 및 주민 요구사항을 수렴하는 등 철도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편의와 인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철도청은 지금까지 민자역사 사업에 관련된 제도를 새로 정비하거나 국민과 약속한 사항을 이행한 흔적은 보이지 않고 있다.
2004년 국정감사에서도 전년도 약속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민자역사가 철도 이용객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과 계획을 밝히라는 국회의원들의 질의가 계속 이어졌다.
이제 과거와 같은 철도청의 형식적인 답변이나 국민들을 무시하는 정책은 안된다. 철도역사는 100년의 역사(歷史)가 살아 움직이는 문화를 간직한 곳으로 문화적 전통과 공공성을 살려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커다란 자산이다. 민자역사를 건설할 때 상업적인 시각만이 아니라 철도역사가 가지고 있는 공공성과 문화적인 가치를 함께 판단하는 정책으로 바꾸어야 한다.
김낙현/전국철도노동조합 민자역사 공공성 확보 연구팀 팀장
2004년 11월 11일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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