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총파업을 앞두고 있는 전국민주택시연맹은 14일 전국 각 지역에서 파업출정식을 열었다. 이날 출정식은 서울, 인천, 대구 경북 등 6개 지역에서 열렸고 광주전남 등 나머지 지역들은 이미 출정식이 개최됐다.
4시 무렵 상봉동에 위치한 정오교통 차고지 앞에는 택시들이 잇달아 멈춰 섰다. 차문이 열리고 붉은 머리띠를 두른 택시노동자들이 두세명씩 내리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택시노동자들은 정오교통 사업장을 중심으로 1차선을 따라 택시를 일렬로 정차해놓고 그 가운데 무대를 만들어 집회를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민주택시 서울본부 나준수 조직부장은 "일개월 동안 파업을 준비하고 압도적 찬성으로 총파업을 결의했다. 이제 우리 힘으로 택시판을 바꿔내자"며 집회를 시작했다.
정오교통 최병준 부위원장은 "조경식 동지는 한쪽 폐가 완전히 망가져 의식이 돌아올 때마다 너무나 괴로워 이제 정리하게 해달라고 한다"며 "6월 16일 총파업으로 조경식 동지와 택시노동자들의 한을 풀자"고 말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고려운수 정지구 위원장은 "내일 모레 총파업에 돌입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민주노총 전 조직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모든 택시노동자들은 정오교통의 조합원이 되어서 택시업계를 바꿔내자"고 말했다.
마지막 발언자인 방남철 정오교통분회 위원장을 집회참가자들은 동지가를 부르며 맞았다.
"동지들 저는 솔직히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이 부러웠습니다. 솔직한 얘기로 우리 택시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이 Χ같았습니다.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은 충분하게 준비된 파업이었습니다. 우리 민주택시연맹 정말로 준비하고 준비해도 총파업투쟁, 솔직히 준비 안 됩니다. 동지들 우리 솔직히 인정합시다. 재정도 없고 Χ나게 어렵습니다. 이제 이틀 남았습니다. 결단하십시오. 동지들. 그 결단 없이는 가진 것 없는 우리 민주택시의 총파업 투쟁 결코 승리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가진 것 단 하나, 가장 소중한 것 단 하나 있습니다. 그 더러운 Χ같은 자존심 하나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조경식 동지가 분신하기 전에도 죽지말고 살아서 싸우자고 줄창 외쳐댔습니다. 그러나 우리 택시노동자의 처지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스스로 죽지 않으려고 해도 죽을 수 밖에 없는 비참한 현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동지들께 무릎을 꿇고 호소합니다. 우리 전면적으로 정부와 자본에 죽음을 무릎쓰고 한 판 붙어보겠다는 각오를 다집시다."
파업 38일째를 맞고 있는 방남철 정오교통분회 위원장이 무릎을 꿇고 결의를 밝혔다. 정오교통의 50대 택시노동자들의 눈가에 물기가 어렸다. 400여명의 택시노동자들이 참가한 이날 집회는 저녁 7시가 넘어서까지 계속됐다. 눈가엔 주름이 가득하고 시커멓게 그을린 택시노동자들이 어깨춤을 출 때는 서글픔과 함께 질긴 투쟁력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