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파업 한 달째 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조
“열사 생각하면 그만둘 수 없다”
선전전, 점거농성 등 투쟁 지속
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조(위원장 정종우)가 파업 꼭 한 달째를 맞은 25일 12시30분경. 오전 일찍 근로복지공단 관계자의 자택 앞 선전전을 마치고 돌아온 조합원들이 점심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1회용 식판을 든 조합원들은 줄을 서서 밥을 타기 시작했고 배식조들은 “많이 드시고 힘내세요”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며칠 전부터 불어 닥친 추위 때문에 20여개의 천막은 모두 비닐이 둘러싸여 있었다. 부산에서 올라왔다고 밝힌 이 아무개씨는 “추위보다 더 힘든 것은 공단 쪽에서 걸어오는 회유전화”라고 토로했다. 이씨는 “천막에서 자는 것은 한 달 동안 적응됐지만 사측 관계자들의 전화가 조합원들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300여명의 조합원들은 공단의 정규직 전환공채마저도 포기했고 최근에는 집에 가서 겨울옷을 가져와 장기투쟁을 각오하고 있다. 자신을 박씨라고만 밝힌 한 여성조합원은 “그분 때문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가 말하는 ‘그 분’은 고 이용석 본부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또 다른 박 아무개 조합원은 물을 마신 뒤 잠시 생각하더니 단호하게 말했다. “잠시 집에 갔다 올 수도 있지만 이용석 열사를 생각하면 빈손으로 집에 내려 갈 수는 없었습니다.”
고 이용석 본부장의 시신이 안치된 오목교 중앙장례식장. 고인의 누님과 어린 조카, 10여명의 조합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사회단체에서 보내온 10여개의 조화들이 한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달 31일 이용석 본부장이 사망한 뒤 쭉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이미나 여성부장은 고인 영정을 매일 맞대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파업 한달이 지나도록 승리하지 못한 지금, 사진 속의 눈을 쉽게 쳐다볼 수가 없습니다.”
오후 두시 경 본교섭에 들어간 정종우 노조 위원장이 교섭장 단식농성을 시작했다는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조합원들에게 타전됐다. 정종우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앰뷸런스에서 ‘울지 말고 승리해 달라’고 말했던 고인의 말을 가슴에 품고 단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시간 뒤에는 30여명의 조합원들이 서울노동청을 점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김학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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