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투쟁돌입 노-정 긴장
공사법강행,해고자복직 불이행…화물연대와 공동투쟁
지난 12일 국회 건교위 법사소위를 통과하지 못한 철도공사법안이 25일부터 재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철도노조가 24일부터 안전운행투쟁에 돌입하고 화물연대와 공동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어서 노-정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해고자 복직 방안으로 실시된 철도청 특별채용에 응시한 해고자들이 무더기로 탈락하고 지난 20일 다시 작업도중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과 맞물려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철도공사법=철도노조는 23일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어 “정부와 철도청이 원만한 해결을 바라는 노조를 묵살하고 투쟁을 조장하고 있다”며 “24일부터 이틀동안 안전운행실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조는 주요 열차 구간에서 철도청 작업내규에 명시된 대로 안전점검을 시행한 뒤 운행할 계획이며 지난 20일 올해 스물한번째 순직자가 발생함에 따라 이틀동안 정오에 전조등을 켜고 기적을 울릴 것을 승무원조합원들에게 지침으로 내렸다.
노조는 또 국회 건교위 전체회의가 열리는 25일부터 국회 앞 노숙농성을 다시 시작해 철도공사법의 상임위 통과 여부가 확정되는 27일까지 진행하며 국회 처리 결과에 따라 28일 쟁대위를 열어 추가 투쟁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노조는 지난 12일 국회 건교위 법사소위에서 철도공사법안이 보류된 뒤 건교부 차관면담, 철도청과의 실무협의를 가져 퇴직연금 불이익 방지와 관련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건교부와 철도청은 정부의 철도공사법안은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회의에서 결정된 만큼 더 이상의 법안 수정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철도노조와 화물연대는 24일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철도공사법과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악저지를 위한 공동투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노-정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해고자복직,인력충원 물 건너가=지난 4.20 노정합의에 따라 철도청은 45명의 해고자들에 대한 복직방안으로 ‘자격증 채용’과 ‘시설부문 특채’를 실시했으나 시설특채에 응시한 13명의 해고자 가운데 두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실기시험에서 탈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4.20 노정합의에서 철도청은 올해 7월까지 45명 전원을 복직시키고 이를 위해 자격증채용 실시 및 자격증 미소지자에 대한 자격증 획득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노조 전상룡 교선실장은 “해고 당시의 직급으로 전원 원직복직이라는 원칙에서 노조가 한발 양보해 특채를 하기로 했는데도 철도청은 해고자들의 마지막 희망을 무참히 짓밟아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철도청 관계자는 “노정합의 내용은 전원 복직이 아니라 특채에 응시할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라며 “해고자들의 실기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어떻게 합격시키겠냐”고 해명했다.
지난 1989년과 1994년 기관사 파업으로 해고된 45명은 1998년 김대중 정권 출범 직전 민주당사 점거농성을 시작으로 복직투쟁을 벌여왔다. 당시 민주당 노무현 부총재는 정권 인수 후 복직을 논의할 것을 약속했다. 그 뒤 △2000년 노사정위 합의 △4자 회의 통해 논의키로 한 지난해 2월 파업에서의 특별단협 체결 △지난해 10월 4자 회의 결렬 △4.20 노정합의 등 5년 넘게 지속된 노사정 협의에도 불구하고 철도해고자 복직투쟁은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철도청은 지난 21일 노사실무협의에서 고속철도 개통과 관련해 3,000명의 인력을 충원하기로 한 4.20 노정합의에 대해서도 1,300여명만 인력충원한 뒤 기존 인력을 활용하거나 외주화하라는 행자부와 기획예산처의 실사조사 결과를 이유로 사실상 노정합의를 이행할 수 없음을 밝혔다.
▶철도작업내규 논란=지난 20일 부산기관차사무소에서 열차를 출발선으로 이동시키는 작업을 하던 김아무개씨가 사망해 올해 스물한번째 순직자가 발생했다. 김씨는 열차가 달리는 과정에서 뛰어내려 변을 당했다. 철도청 작업 내규에는 이동 중 뛰어 내리거나 타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나 작업내규를 지키면 열차출발시간을 맞추기 힘들어 이동 중 뛰어 내리는 것은 관례화 돼 있다는 것이 노조 주장이다.
노조 전상룡 교선실장은 “철도청은 산재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규정을 들먹이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24일부터 시작될 안전운행투쟁은 철도청이 강조하는 규정을 지키는 투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철도청측은 관리자들이 열차에 탑승해 노조의 안전운행투쟁을 저지한다는 방침이어서 마찰이 예상된다. 철도청 관계자는 “노조의 투쟁은 시속 100㎞ 이하로 달리라는 고속도로 규정을 악용, 시속 1㎞로 달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는 준법투쟁이 아니라 사실상의 태업”이라고 주장했다.
김학태 기자(tae@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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