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진압 도넘어 극렬 폭력양상"
시민사회단체, '경찰장비사용규정' 문제도 지적
정웅재 기자
시민사회인권단체들이 경찰의 과잉폭력진압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전국민중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 7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손배가압류ㆍ노동탄압분쇄,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11일 정오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무현정권은 경찰의 과잉 폭력진압을 중단하고 국민앞에 사과할 것 ▲과잉 폭력진압을 일삼는 제1기동대를 해체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 등을 요구했다.
"경찰진압 정당한 공권력집행 넘어 극렬 폭력양상"
이와관련 범대위는 지난 6일 파업 결의대회 후 행진하던 노동자, 시민, 학생들을 경찰이 특수기동대를 앞세워 방패와 곤봉을 휘두르며 무차별로 폭력진압해 50여명이 큰 부상을 입고, 7일 부안 핵폐기장 반대 촛불시위, 9일 전국노동자대회, 10일 국회 앞 농민집회 때도 경찰의 폭력으로 참가자들이 머리와 얼굴 등을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후송되는 부상자가 속출했다고 밝혔다.
범대위는 한마디로 "집회현장에서 경찰의 진압이 정당한 공권력 행사의 도를 훨씬 초과하여 극렬 폭력양상을 보이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과잉 폭력진압의 근본적 책임은 노무현 정권에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스스로 '분신을 투쟁으로삼는 시대는 지났다', '불법폭력시위로는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민주노총이 노동자들을 위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 것 같다'와 같이 노동자들의 절규를 외면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경찰의 과잉 폭력진압을 조장하고 있다."
"정부가 할 일은 손해배상과 가압류, 비정규직 차별로 인해 죽음으로 내몰리는 노동자들, WTO 개방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으로 생존의 벼랑끝에 몰리는 농민들, 노점단속과 강제철거로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빈민들, 생계곤란과 카드빚으로삶을 포기하기에 이르는 서민들의 절망과 아픔에 대해 전 국가적이고 사회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집회 시위를 가혹하게 폭력진압하는 것이 아니다."
또 범대위는 정부가 화염병 시위자에 대해서는 법정 최고형 구형,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사법처리 검토 등 강경대응과 사법처리만 되뇌인다면 사태는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동단장 '무사히 끝났다' 발언은 노동자, 농민 등 때려잡겠다는 망발
한편, 지난 9일 전국노동자대회 때 노동자와 경찰 50여명 이상이 심한 부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영규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단장은 제1기동대 홈페이지에 올린 치하문을 통해 "우리 병력 일부가 부상을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지만..전반적으로 큰 충돌과 불상사없이 무사히 끝이 났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진압능력 향상을 위해 평소 갈고 닦은 훈련덕분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꾸준한 훈련을 통해 진압능력을 향상시켜 주길 바란다"라는 내용의 글을 남겨 물의를 빚고 있다.
이와관련 범대위는 "어떻게 경찰간부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수 있냐"라며 "진압능력을 향상시켜 앞으로 있을 집회에서 보다 강한 폭력을 행사하여 노동자, 농민, 빈민, 학생들을 때려잡겠다는 발상이 아니고서야 이런 망발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범대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9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경찰의 폭력으로 부상을 입은 사례를 밝히기도 했다.
사례 1. 오산 이주노동자센터 장창원 목사는 코뼈가 함몰되고 늑골이 손상돼 호흐곤란을 겪고 있으며, 무릎관절 수술이 필요.
사례 2.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강 아무개 씨는 갈비뼈 두대가 부러지고 그중 한대가 폐를 찔러 수술 받음.
심지어 이날 경찰의 폭력으로 화학섬유연맹의 한 조합원은 잠시동안 의식을 잃기도 했다.
"'경찰장비사용규정' 폭력진압 방지 조건 미비, 규정준수여부도 의심"
범대위는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범대위는 "'경찰장비사용규정'자체가 강경-폭력진압을 방지할 수 있는 조건이 미비하며, 마련된 기준 또한 제대로 준수되고 있는지 여부가 의심스럽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과잉, 폭력진압의 여지가 농후한 애매모호한 규정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제 6조 (불법집회등에서의 경찰봉ㆍ호신용경봉의 사용기준) 경찰관은 불법집회ㆍ시위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타인 또는 경찰관의 생명ㆍ신체의 위해와 재산ㆍ공공시설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최소한의 범위안에서 경찰봉 또는 호신용경봉을 사용할 수 있다.
또 범대위는 안전교육 및 안전검사를 제대로 실시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제 18조 (경찰장비의 안전검사) 방패 : 균열등으로 모서리 기타 표면에 날카로운 부분이 있는지 여부를 반기 1회 검사한다.
위 조항은 범대위의 지적대로, 경찰이 지키기나 하는지 의심스럽다. 서울청 소속 기동대 1,2,3중대의 방패는 다른 중대의 방패와 달리 방패 둘레에 고무바킹도 없으며, 방패 아랫부분이 날카롭게 갈려 있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경찰은 시위대와 대치시 방패를 날카롭게 하기 위해 바닥에 갈면서 위협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깨지거나 손상된 방패로는 투입을 시키지 않는다. 손상된 것이 있다면 시위대와의 충돌과정에서 그렇게 된 걸거다"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규정 제 21조 (부상자에 대한 긴급조치)는 경찰관이 경찰장비를 사용하여 부상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즉시 구호 기타 필요한 긴급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도 현실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방패로 머리를 찍혀 피를 흘리는 사람들에게 지혈을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연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30여 개 인권단체 노동탄압중단, 파병 반대 위해 공동행동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권운동사랑방, 다산인권센터 등 30여개 인권단체들은 노동기본권 탄압 중단과 이라크 파병 반대 등을 위해 오늘부터 21일(금)까지 공동행동주간을 정해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행동주간 중 각종 집회에서 경찰의 폭력과잉진압 등에 대한 상황을 모니터하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며 그간의 1001기동대의 활동들을 모두 모아서 이의 해체를 위한 투쟁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의 반인권적인 상황은 대통령을 비롯한 현정부의 실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오는 18일(화)에는 청와대 앞에서 인권단체들의 총 역량을 집결하여 강력한 시위를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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