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충돌 치닫는 노-정
노동계 “파병등 연계 강력투쟁 나설것”
정부 “불법시위 엄정대처” “가압류 문제등 실질대안 제시
정부가 지난 9일 전국노동자대회 화염병 시위에 엄정 대처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노동계는 정부가 제대로 상황인식을 못하고 있다며 이라크 파병·자유무역협정(FTA) 문제 등 현안과 연계한 대정부 투쟁을 예고하는 등 노-정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화가 아닌 불법 폭력시위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불법 폭력시위로는 아무것도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천명해 달라”고 지시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손낙구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은 “1988년 노동자대회가 시작된 이래 사상 최대 인원인 5만여명의 노동자들이 이날 시위에 참여했다”며 “이는 잇단 노동자들의 죽음과 손배가압류 등 현안에 대한 정부의 무대책에 노동자의 분노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가 이런 상황임에도 아직도 사태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강경 대응할 경우 강력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앞으로 파병·자유무역협정 문제 등과 연계해 시민·농민단체와 함께 정부의 반개혁 정책에 맞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불법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혀 자칫 노정 사이에 극단적인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오건호 민주노총 정책부장은 “과거 노동자대회는 한해의 노동운동을 정리하는 성격이 강했지만 올해는 노동운동이 농민, 파병운동 반대 등 대중적인 운동을 전개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계는 12일 민주노총 총파업, 15일 이라크파병 반대 범국민대회, 19일 농민대회, 12월3일 민중대회 등의 시위에서도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날 오후 4시30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긴급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불법 시위에 엄정 대처한다는 원칙을 확인했다.
이렇듯 첨예하게 대립된 노-정 갈등의 핵심인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 문제에 정부와 노동계는 여전히 견해차만 드러내고 있다.
노동계는 정부가 내놓은 손배가압류 대책이 노동자 달래기 수준에 그치며 쟁의행위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노동법 등을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가압류 때 노조 조합원 최저생계비 보장 등의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더 이상의 요구는 사용자 쪽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 역시 노동계는 현재 정부가 마련중인 비정규직 보호법안이 비정규직 확산을 부추기는 안이라며 이를 폐기하고 새로운 법안을 전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정부가 마련중인 법안이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 결과를 토대로 마련된 안”이라며 “노동계는 이의가 있다면 밖에서만 머물지 말고 토론장에 들어와 논의해야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노동자대회에서 화염병을 던진 혐의를 받고 있는 박아무개(39)씨 등 5명을 포함해 모두 113명을 연행해 조사하고 있으며 단병호 위원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형사처벌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신승근 정혁준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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