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달 의원 "미국 1만3000명 파병요구"
정부 '폴란드형 사단' 핑계 파병규모도 속여
미국이 한국에 요청한 파병 규모가 5000~7000명선이 아닌 1개 완편(완전편성) 사단 규모인 1만3000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영달 국회국방위원장은 17일 밤 인터넷 시사방송 라디오21(http://www.radio21.co.kr)와의 회견에서 "미국이 한국에 요청한 병력은 보병 1개사단 규모로 1만3천명 정도”라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미국이 한국에 폴란드형 사단을 요청했다면서 구체적인 병력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내 언론들은 현재 이라크 중남부에 주둔중인 폴란드 사단의 예를 따라 한국군이 1개 여단(3000명안팎)에 각종 지원부대를 합쳐 5000명선을 요구받은 것으로 보도해왔다.
그러나 이날 장 위원장의 발언으로 미국이 요청한 규모는 이런 보도를 훨씬 뛰어넘는 1개 완편사단 1만3000명임이 확인됐다. 조영길 국방장관은 지난 9월24일 국감에서 3000명을 1년동안 파병할 경우 20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 장관 주장을 그대로 따른다고 해도 1만3000명이면 연간 8000억~9000억원이 든다는 말이다.
사실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국내 일부 언론들은 현재 미군이 처한 상황이나 파병을 꺼려하는 다른 나라의 분위기로 볼 때 한국이 1만명 이상을 파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꾸준히 지적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9월13일 '미국이 1개 사단 규모의 파병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단독보도하면서 "정부가 한국 기준 1개사단(1만2000명 안팎)과 미국 기준 1개사단(1만8000명 안팎) 가운데 어느 기준에 맞춰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결국 이런 언론들의 지적은 맞았고 정부는 1개 완편 사단 1만3000명의 파병을 요청받고도 '폴란드형 사단' 운운하며 파병 규모를 속여왔던 것이다.
한편 장 위원장은 "의료·공병 부대를 파병하는 것이 이라크 국민에게 거부감이 없다고 생각해 청와대에 비전투병 파병을 건의했다"며 "정부도 비전투병 파병으로 가닥을 잡고 미국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가용 전투병력의 75%가 이라크에 보낸 상황으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전투병이지 의료·공병 부대가 아니라는 점 △1만3000명 규모의 의료·공병 부대라면 한국군 안의 관련 병력을 상당수 동원해야 한다는 점 △한국이 주둔할 모술과 키루쿠크는 바그다드 다음으로 미군 전사자가 많은 곳으로 반드시 전투병이 가야한다는 점 등으로 볼 때 비전투병 파병을 미국이 받아들일 지 의심스럽다.
오히려 정부가 파병과 관련해 잦은 말바꾸기를 해왔던 점에 비춰볼 때, 약간의 공병·의료부대에 이 부대의 호위명목으로 다수의 전투병으로 사단을 구성한 뒤 겉으로는 비전투 지원부대 형식을 띠면서 내용상으로 전투병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 김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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