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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노동자가 위험하다, 정부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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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9월 19일 12시 57분 01초
노동자가 위험하다, 정부가 위험하다



인권하루소식

노동자가 위험하다. 대량 정리해고의 광풍으로 청춘을 묻은 작업장에서 쫓겨나 실업자가 되고 노숙자가 되어 지친 어깨 늘어뜨리고 고개 꺾여 훠이훠이 정처없는 발걸음을 옮기는 노동자들로 안 그래도 산천이 차고 넘친다. 계약직 노동자로 혹은 용역·파견 노동자로 자식새끼 하나 보고 살아보겠다고 이 악물며 온갖 모멸, 살인적 노동 견뎌내고 있는 이 땅의 노동자도 절반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그것으로 모자라단다.

부당해고 자행하는 사용주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가뜩이나 힘들어하는 사용주들에겐 너무나 가혹한 형벌이라 너스레를 떤다. 국제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라며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인다. 노동자에게 돈 좀 쥐어주며 이제 필요없으니 나가라고 해도 사용주에겐 별탈 없도록 해야 한단다. 이것이 '노사관계 선진화'라 우격다짐이다.

노동자가 위험하다. 온갖 굴욕 다 참아내다 노동자들이 파업 한번 할라치면 공익사업이네, 직장폐쇄네, 강제중재네, 긴급조정이네, 안 그래도 파업을 가로막는 온갖 족쇄들이 발목을 잡는다. 그런데도 그것으로 모자라단다. 파업하는 동안 다른 사람 데려다 쓰고, 파업금지기간 늘리고, 공익사업장 노동자에겐 강제로 일 시킬 수 있어야 한단다. 파업 해 볼 테면 해보라며 사용주가 좀더 쉽게 '배째라 식 직장폐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단다. 일자리를 잃든지 노예의 조건을 받아들이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며 강요할 수 있는 무기를 쥐어주겠단다. 그러면서 묻는다. 파업하기 더 쉬워지지 않았느냐고. 이것이 '노사관계 선진화'라 우격다짐이다.

그러면서 슬쩍 복수노조 허용, 실업자의 초기업단위 노조 가입 허용이라는 눈속임용 장식물을 얹어놓는다. 몇 년 전부터 지키기로 한 약속을 안 지켰던 것일 뿐이라는 진실에는 애써 침묵한다.

노동으로 일궈 세운 이 땅에 쫓기고 쓰러지고 통곡해온 노동자에겐 완전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사용주의 절대 권력만 더욱 강화하겠다는 게 바로 정부가 내놓은 '신노사관계 이정표'다. 그러면서 이것이 '노사관계 평등 지향'이라 우긴들 그 누가 믿어줄까. 이러다간 정말 정부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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